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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8배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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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미루 Jul 13. 2023

108배 35일 차

인생은 유한하다.

  삼 년의 시간을 더 주지 않는 이유는, 아빠에게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그리고 나의 모든 인연들에게 다 해당되는 거였다.

아빠로부터 배운 이 깨달음을 앞으론 매 순간 후회하지 않게 감사히 살아내야겠다.


  108배를 하기 전 영상에서 항상 수행문을 낭독하는데, '한 생각 돌이켜서 이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면 모든 괴로움과 얽매임은 즉시 사라진다'라는 문구가 오늘 와닿았다. 

지금 내가 우는 이유는 뭘까.. 회한? 후회? 어떻게 할지 모르는 괴로운 마음?


  지지고 볶고 싸우던 날들도, 지금 돌아보면 다 좋은 날들이었다. 그렇게도 원망하고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던 세월들이 이제와선 모두 다 좋은 날들로 보이다니, 나에게는 정말 큰 의식의 변화다.

그런 것들도 다 부모님이 힘이 있고 젊고 건강해서였던 거다. 기운이 있으니 밖으로 나다니고 밥도 먹고 걸어 다니고 싸우기도 하는 거다.

이런 괴로운 순간들조차 지나고 보면 모두 그리워질 시간들이었다.

... 그렇다면 오늘의 이 시간들도 언젠가는 그리워질 날들이겠지?


  나의 괴로움은 여기서 오는 거였다. 지금, 현재,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못마땅해하는 마음.

이게 바로 내가 살며 괴로웠던 이유였다. 나 스스로조차도 못마땅하다 보니 모든 세상이 못마땅하고 짜증이 났다.

수행문의 구절처럼 이 사로잡힘에서 벗어나 지금 현재 여기에 만족하고 감사한다면 괴로울 일이 하나도 없을 거다.  그 사람을 그저 있는 그대로 봐주고 이해할 수 있다면 지금이 감사한 일들 투성이란 걸. 


  인생은 유한하다. 

이 말 안에 모든 진리가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사실만 깨닫는다면, 인생은 소풍이고 감사한 순간들의 집합이란 걸. 명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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