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전문기업 대표, 관리자급 실무자 20명에게 물었다.
나는 지난 8월 디자인전문기업 대표 및 관리자급 실무자 20명을 대상으로 이틀에 걸쳐 디자인산업 직무변화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갱서베이 방식으로 참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조사의 목적과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에서 직접 설문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직무를 생성, 소멸(감소), 통합, 분화 4가지로 분류하여 도출하였고 마지막으로 디자인산업 유망직무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직무의 생성, 소멸, 통합, 분화에 대한 내용은 이전 글에서 간략히 다뤘기 때문에, 이번글에서는 디자인산업 유망 직무 중 AI 관련 직무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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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앞서 유망직무 도출을 위해 관련 문헌, 기사,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데스크리서치를 진행했고, 크게 5가지 키워드로 유망직무를 분류했다. 도출된 키워드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아래 그래프와 같이 생성형 AI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최근 생성형 AI의 산업계 도입은 디자인 산업계에도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참여자 대부분은 생성형 AI 도구의 활용 필요성과 확대 가능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현재는 기술 도입 초기 단계로 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고도화가 이루어질 경우, 디자인 산업에서 AI의 활용이 더 넓어지고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아직까지는 실무에서 생성형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지만, AI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데이터 분석, 초기 이미지 작업,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을 위한 이미지 및 데이터 생성 등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AI 도구들은 기존 디자인 업무에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내용은 참여자들이 제시한 AI 관련 유망 직무이다. 참여자들이 이야기한 내용과 유망 직무로 제시된 이유를 간략히 작성했다. 독자들은 제시된 직무를 보면서 실제 디자인 산업에서는 어떤 디자이너를 필요로 하고 어떤 역량을 기대하는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 봐주었으면 한다.
'AI 디자이너' 등 너무 포괄적이거나 이미 많이 알고 있는 직무들은 제외하였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이너
"AI를 통해 빠르게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활용하여 콘셉트 방향에 부합하는 디자인 결과물을 생성하면서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디자이너의 수요가 많을 것이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은 데이터 기반의 디자인으로, 기존의 수작업 중심 디자인보다 훨씬 빠르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이를 통해 디자인 프로세스가 혁신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은 인공지능(AI) 및 머신 러닝을 사용하여 최적의 솔루션을 찾도록 지원하며, 건축, 제품 디자인, 자동차 및 항공우주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디자이너들은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인간이 직접 상상하기 어려운 형태와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
AI Simulator / 3D Simulator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나 목표시장, 대상 등 다양성을 사전에 검증하고 초기 기획을 검증할 수 있는 콘셉트 검증 작업이 요구된다."
AI 시뮬레이션 도구를 사용하여 초기 기획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말한다. 이를 통해 디자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줄이고,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AI 디렉터
"AI 활용이 높아지고 있음에 따라 적극적으로 작업을 주도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AI 기술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AI 디렉터는 AI 기술을 통해 팀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를 가속화하여 효율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AI 디자인 감별사
"AI로 디자인을 많이 하게 되는데, 전문적인 디자인적 감각으로 디테일한 수정사항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AI가 생성한 디자인의 세부적인 교정과 품질 관리를 담당한다. AI가 아무리 우수한 결과물을 생성하더라도, 인간의 정교한 감각으로 이를 다듬고 완성도 있는 디자인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I 디자인컨설턴트
"AI 관련 서비스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조직별 최적화된 AI 서비스 시스템을 제안해 주는 컨설턴트가 필요하다."
조직의 특성에 맞춘 AI 솔루션을 제안하고 적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AI 도입 초기 단계에서 많은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줄이고, 최적화된 시스템을 통해 AI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AI 디자인 기획자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획자가 필요해 보인다."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디자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방향성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 행동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기획이 가능해지면서 사용자 경험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AI 영상제작 / 디지털 영상 감독
"디지털 영상으로만 영화를 만드는 경우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I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을 담당한다. AI 기반의 영상 제작은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복잡한 시각 효과나 애니메이션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어 앞으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7가지 유망직무를 제시했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생성형 AI 도구를 실무에 활용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사용한다면 데이터 분석, 초기 이미지 작업,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을 위한 이미지 및 데이터 생성 등이 주요 활용 분야이다. 필요성과 활용 확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공감했으나 아직 기술 도입 초기로 바라보고 어떻게 활용될지 지켜보고 있는 단계다.
하지만 기술이 더 고도화될 것이며 고도화될 경우 산업에 더 적극적으로 쓰일 것이라는 예측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최근 접할 수 있는 생성형 AI 강연 및 관련 자료들을 보면 무조건 먼저 써보는 사람이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AI에게 디자이너가 일자리를 뺏기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할 줄 아는 디자이너에게 AI를 활용할 줄 모르는 디자이너가 일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AI 활용 능력을 갖춘 디자이너는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디자이너들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디자이너들에게는 AI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역량은 단순히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창의성과 기획 능력을 바탕으로 AI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앞으로 디자인 산업계는 AI 도구와 함께 성장하며, 보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본 내용은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대표기관으로 수행하는 디자인문화콘텐츠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 사업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