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 금요일이야?" 아들이 금요일을 기다리는 이유 '무비나잇'
나는 아이와 함께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루틴'을 많이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중 하나가 금요일 저녁에 아들과 아내, 그리고 내가 함께하는 '무비나잇'이다.
우리 가족은 2024년부터 2년 가까이 '금요일 무비나잇'을 해오고 있다.
평일은 대부분의 엄마, 아빠들이 그러하듯, 나와 아내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아들은 유치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같이 보내는 시간은 아침 등원 전 1시간, 저녁 식사, 놀이, 씻는 시간을 포함해 3시간 정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24시간 중 3~4시간뿐이라고 생각하면 참 짧은 시간이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이 참 기다려진다.'
금요일 저녁 6시,
회사일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집으로 간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아침에 아들이 먹고 싶다고 했던 음식을 주문해 놓는다. 집으로 들어섰을 때 아이는 직접 고른 메뉴와 오늘 보게 될 영화를 기다리며 들떠 있고, 나와 아내는 거실 조명을 낮추며 영화볼 준비를 한다. 이 시간은 아이도 설레겠지만 나와 아내도 너무 좋아하는 시간이다. 유치원에서 긴 일주일을 보낸 아들과, 본업으로 에너지를 쏟은 우리 부부도 이 시간만큼은 여유로움을 느낀다. 금요일마다 반복되는 이 즐거운 의식은 아이의 내면에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금요일은 온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은 주택이라 음식 배달하시는 분의 오토바이 소리를 집에서 작게나마 들을 수 있다. 우리는 현관 벨이 울리기도 전에 음식 받을 준비를 한다. 요즘 아들이 좋아하는 메뉴는 피자다. 질리지도 않는지 물어볼 때마다 '피자'다. 1주일에 한번 원하는 음식을 함께 먹자고 약속했으니, 피자집 중에서도 그나마 좀 더 건강하게 만들 것 같아 보이는 곳에서 주문을 한다. 이제 자리에 앉아 아이는 피자와 음료를 함께하고, 나와 아내는 맥주 또는 와인을 함께 마신다.
최근에는 <라따뚜이>를 봤다. 이전에 봤지만 아들이 너무 좋아해서 한 번 더 보게 되었다. 주인공 레미와 링귀니가 허둥지둥 대는 장면마다 아들은 배를 잡고 까르르 넘어간다. 아들의 웃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나와 아내도 큰소리로 웃게 된다. 그 순간 뿜어져 나오는 행복감을 나는 느낀다. 혼자 영상을 볼 때와 부모와 함께 웃으며 볼 때, 아이의 경험은 분명 다를 것이다. 함께 웃는 경험은 정서적 동기화를 일으켜 부모와의 애착을 매우 높여준다. "내가 웃을 때 엄마, 아빠도 웃는다."는 경험은 아이에게 나의 감정이 가치 있고 타인에게도 수용받는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행복한 날들을 회상할 때 나오는 장면 같다.
아들은 이 순간을 어떤 향기로 기억하게 될까?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우리 가족의 행복 근육을 키우고 있는 게 아닐까?
정서적 안정감과 지연 만족
유아기 아이들에게 '예측 가능한 루틴'은 세상이 안전하다는 믿음을 준다고 한다.
'금요일은 엄마 아빠와 영화 보는 날'이라는 아들의 믿음은 아들에게 안정감을 가져온다.
아이에게 루틴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다.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선물과 같다. 영화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아이는 인내를 배우고, 정해진 시간에 시작되는 영화를 보며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 또한, 평일의 평범함을 견디고 금요일이라는 특별한 보상을 기다리는 과정 자체가 자기 조절 능력을 키워준다.
훗날 아들의 기억 속에 남을 '금요일 저녁의 추억'
훗날 아들이 사춘기를 지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아들은 우리가 봤던 영화 내용을 잊을지도 모른다. 엄마와 아빠 또한 시간이 지나면 그날의 생생했던 기억이 희미해질 것이다. 하지만 금요일 밤 가족이 함께한 온기는 아들의 무의식 속에 '사랑받은 기억'으로 오래도록 남았으면 한다.
이 글은 지금의 행복했던 기억을 조금 더 오래 생생하게 간직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기록이다.
아들이 커서 지치는 날이 올 때, 문득 금요일 밤의 고소한 음식 냄새와 가족의 온기, 그리고 <라따뚜이>를 보며 터뜨렸던 자신의 웃음소리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 기억이 아들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의 금요일 저녁 기억들이 아들을 지탱해 주는 '정서적 고향'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
[우리 가족 모두 재미있게 봤던 영화]
라따뚜이 (Best of Best)
씽 시리즈
카 시리즈
소울
주토피아 시리즈
토이스토리 시리즈
몬스터주식회사
웡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