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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민주 Nov 02. 2023

힘이 들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를 보고 난 후 느낀 '피그말리온 효과'

[The Psychology Times=노민주 ]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의 한 장면, 힘든 하루를 겪은 주인공이 침대에 누워있다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는 키키가 마녀 수련을 위해 정든 마을을 떠나 새로운 마을에 적응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익숙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마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배달하다 돌풍을 만나 소포를 잃어버리는 등 실수도 많이 하고, 심지어는 마녀의 힘이 약해지게 되면서 키키는 좌절감과 함께 흔히 말하는 슬럼프를 겪게 된다.


어릴 때 영화를 보고 나서는 하늘을 나는 빗자루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도 키키처럼 본가에서 나와 다른 지역에서 살다 보니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키키의 모습에서 내가 보였다. 영화 초반부에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다 처음 보는 이층 버스와 거의 부딪칠 뻔 해 놀란 키키의 모습에서 다른 지역에서 처음 올라와 지하철에서 환승을 못 해 당황스러워 했던 내 모습이 생각이 났다. 혼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도 하지만 노력과 다르게 계속 실수하는 것마저도 비슷해서 공감이 갔다. 아마 혼자 집을 떠나 생활해 본 사람은 영화 속 키키의 모습에 공감이 많이 갈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외롭고, 다 포기하고 싶었던 슬럼프도 한 번쯤은 겪어 보았을 것이다.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에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것은 타지 생활 속에서 외롭고, 슬픈 감정들과 슬럼프를 이겨내는 방법이었다. 키키가 슬럼프를 이겨내기까지는 물론 키키 자신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조언으로 얻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키키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고, 가장 필요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키키의 주변 사람들이 주는 응원을 ‘피그말리온 효과’라 생각했다. ‘피그말리온 효과’란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좋은 영향력으로 다른 사람에게 미치게 되는,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가 자신의 조각상을 너무 사랑하자 신이 실제로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 신화에서 유래된 바란다면 뭐든지 이루어진다는 뜻을 가진 심리학 현상이다. 항상 키키를 챙겨주고 응원해 준 빵집 부부와 손님으로 만났지만 키키를 정말 아껴주신 할머니, 항상 멋지다며 칭찬해 주고 키키에게 곁을 내준 톰보, 우르슬라의 현실적인 조언과 격려로 키키는 자신감을 얻고 다시 빗자루도 타며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나도 키키처럼 기숙사에 오고 난 후 공부도 잘 안되고, 알바에서도 계속 실수하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맨날 울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항상 좋은 말씀 해주시던 알바 사장님, 힘들 때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학교 앞 편의점 사장님, 새로 사귄 친구들이 나에게 해주었던 긍정적인 말들 덕분에 자신감을 얻어 슬럼프를 극복하고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피그말리온 효과’를 경험하면서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믿음과 응원 덕분에 어떤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는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다. 누구나 처음인 시기가 있고,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는다. 다 포기하고 싶은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반갑게 ‘안녕’ 인사를 건네며 요즘 힘든 일은 없는지 물어보려 노력 중이다. 여러분도 이참에 한번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며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한번 물어보는 것은 어떤가? 당신의 그 인사 한마디가 그 사람에게는 아주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번 글은 집을 떠나 홀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며 쓰기 시작했다. 나도 처음에는 다 무섭고 아무것도 모르겠고 힘들었기에 그 마음 너무 잘 안다. 그렇지만 좌절하고 혼자서 끙끙 앓기보다 힘들 때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며 한숨 돌리며 쉬어도 괜찮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상황 속에서 당신을 믿고 곁을 지켜주고 있는 사람들의 응원 한마디가 당신에게 그 상황의 열쇠처럼 많은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 온 뒤 무지개가 뜨는 것처럼 이 버거운 비가 그치고 나면 가장 커다란 무지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STUDIO GHIBLI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한국심리학신문 대학생 기자단 심꾸미 8기 노민주 기자]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7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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