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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민주 Nov 23. 2023

난 사이코패스가 아니야, 고기능 소시오패스이지

드라마 ‘셜록’에 나오는 주인공 셜록 홈스는 정말 '소시오패스' 일까?

[The Psychology Times=노민주 ]

BBC 드라마 '셜록'에서는 배경을 현대로 바꾸고 주인공을 극도로 사회성이 부족한 모습으로 바꾸는 등의 시도를 하였다.

추석 연휴에 항상 하는 루틴이 있다. 바로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BBC 드라마 ‘셜록’을 정주행하는 것이다. 이번 추석에도 다시 보았는데 주인공들의 도도한 영국억양과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추리가 각박한 세상 속 낡고 지친 내 심장을 녹였다. 더군다나 냉철한 척하지만 여린 셜록과 매번 당하고 져주지만, 누구보다 강한 퇴역군인 출신 왓슨의 호흡도 잘 맞아서 연휴마다 빠짐없이 보는 드라마이다. 죽기 전에 한 작품만 볼 수 있다면 망설임 없이 BBC ‘셜록’이라 고를 수 있을 정도이다.

 

BBC ‘셜록’은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 소설 ‘셜록 홈스’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2010년 시즌 1을 시작으로 시즌 4까지 나온 드라마이다. 극 중 셜록에게 "당신은 사이코패스야"라 말하는 도노반 형사에게 셜록이 이렇게 말한다. “난 사이코패스가 아니야, 고기능 소시오패스이지”. 나는 이 드라마를 중학교 때 처음 보았기에 단순히 소시오패스가 감정표현을 잘 안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그렇지만 심리학과로써 이번에는 지나치지 않고 알아보려 기사를 쓰게 되었다.

 

소시오패스란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으로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을 말한다. 셜록은 스스로 본인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소시오패스라 말한다. 그럼,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둘 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로는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이지만 소시오패스는 유년기 사회, 환경적 결핍 요인에 의해 성격장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이코패스는 감정 억제를 잘 못하고, 윤리적 법적 개념이 없지만 소시오패스는 감정 조절을 잘하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용하고, 잘못된 것을 알면서 보통 사람처럼 지내면서 치밀한 반사회적 행동한다는 점이 다르다.

 

물론 경찰서 사람들이 셜록을 ‘사이코패스’라 단언하지만 셜록은 어릴 때는 아주 귀엽고 정상적인 아이였고, ‘레드비어드’ 사건을 통해 성격이 변했다는 마이크로프트(셜록의 형)의 언급을 통해 성격이 선천적인 것이 아닌 유년기의 요인에 의해 성격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할 수 있다(시즌 4, 3화). 그리고 셜록은 남편이 죽어서 울고 있는 부인에게 가서 남편의 친구인 척 거짓말을 해 필요한 정보를 다 얻은 다음 ‘흥미롭군요’라 말하며 정색하며 떠나기도 한다(시즌 1, 3화). 무엇이 윤리적으로 잘못되었는지를 알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며 다가가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용해 목적을 위해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셜록이 소시오패스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4건의 연쇄살인이 일어나자 ‘크리스마스와 다름없군!’이라며 좋아서 펄쩍펄쩍 뛰는 모습(시즌 1, 1화)을 보면 셜록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 셜록은 흔히 아는 소시오패스의 모습과 다르게 왓슨이 결혼식 들러리를 부탁하자 굳어버리거나, 공포를 느끼는 자신의 감정에 혼란스러워 하거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에 소시오패스는 아니라 주장을 한다. 이에 대해 작가 ‘스티브 모팻’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지루한 일을 피하고자 변명으로 소시오패스라 자칭하고 있다 말하기도 했다. 나는 드라마를 보며 관찰해 본 결과로써 셜록이 소시오패스 기질을 보이긴 하지만 그저 사회성이 극도로 떨어지는 것이라는 의견에 조금 더 동의한다.

 

그럼,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 소설에서도 셜록은 소시오패스 같이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처럼 묘사가 되어 있을까? 물론 두 셜록 모두 인간관계가 좁긴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경찰서 사람들과 거의 적대적 관계를 넘어선 혐오의 관계인 것과 달리 원작에서 셜록은 경찰서 사람들에게 인간적 의무로 대하고, 신사적인 인물로 묘사가 되어있다. 그리고 다른 셜록 홈스를 다룬 작품들에서도 정상적으로 묘사가 된다. 영화 ‘셜록 홈스(2009)’에서도 소시오패스라기보다는 괴짜에 재치 있는 사람으로 묘사되었고, 최근 셜록의 동생을 다룬 영화인 ‘에놀라 홈스’ 시리즈에서도 아주 젠틀한 신사로 표현된다. BBC ‘셜록’을 제작하면서 소시오패스라 오해 받을 정도의 사회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부각했다 볼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인물이지만 시대에 따라, 배우에 따라, 작품의 각본에 따라 인물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는 것이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2차 창작물의 매력이라 생각된다. 여러분도 이참에 다양한 셜록들을 책, 드라마 그리고 영화를 통해서 만나보고 각자 다른 성격 특성을 찾아보는 것은 어떤가?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점들을 찾아가다 보면 더욱 빠져들고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BBC 드라마 ‘셜록’

기사-http://wom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6201​​

[한국심리학신문 대학생 기자단 심꾸미 8기 노민주 기자]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7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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