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으로 보는 ‘입스(YIPS)’
[The Psychology Times=노민주 ]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시즌 29, 17화)에 나오는 샌드위치를 먹는 호머 심슨의 모습, 리사를 데리고 '뉴올리언스'를 돌아다니며 심리적 안정을 주게 되어 '입스' 극복에 도움을 주었다.
리사 심슨이 여러 병에 대해 검색하다 외친다. ‘입스였어, 내 병명은 입스야!’ 여기서 '입스'는 무엇이고, 리사 심슨은 왜 이런 말을 외치고 있는 것일까?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 가족’ 시즌 29, 17화에서 리사가 실망하는 모습으로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음악선생님과 교장선생님께서 리사는 재능이 있지만 세상에는 항상 더 잘하는 사람이 있기에 실망하기 전에 색소폰을 그만두라 말했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침울해 있는 리사를 본 엄마 마지는 응원하기 위해 가족들 앞에서 색소폰을 불어보라 권유한다. 그러나 리사는 3살 때부터 주 4회 연습해 수준급이던 색소폰을 갑자기 연주하지 못한다. 리사가 겪은 증상은 ‘입스(YIPS)’이다.
‘입스(YIPS)’란 압박감과 불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근육이 경직되면서 평소에는 잘하던 동작을 제대로 못 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주로 골프와 같은 스포츠 선수들,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흔히 겪고, 아마추어보다 오랫동안 지속해 온 전문가들이 많이 겪는 증상이다. 리사도 평소에 잘 불던 색소폰을 압박감과 불안으로 인해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에 비정상적으로 힘이 들어가지 않아 정상적으로 연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유전적 요인, 환경 변화, 심리적 요인들이 ‘입스’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지만, 아직 확실한 원인은 불분명한 상황이다. 리사의 경우는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입스’를 겪는다. ‘입스’의 심리적 요인에서는 불안과 관련된 ‘방해(distraction) 이론’, ‘자기 초점화(self-focus) 이론’ 그리고 ‘자기-제시(self-presentation) 이론’이 있다.
우선 ‘방해(distraction) 이론’은 압박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실수하거나 잘못하면 어떡하지?’ 등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처리하느라 정작 기술 수행에 필요한 주의력이 방해받아 적절한 활동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입스'가 일어나는 것이라 설명한다. ‘자기 초점화(self-focus) 이론’은 불안과 압박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정확한 기술 수행을 위해 자신의 동작 하나하나의 세부적인 절차에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서 이미 숙련된 동작의 자동화 과정이 깨지면서 '입스'가 일어나는 것이라 설명한다. ‘자기-제시(self-presentation) 이론’은 구체적으로 심리적 요인이 작업수행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지에 민감해질수록 타인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행동인 ‘자기-제시’의 영향을 더 받게 되어 주위 사람들을 실망하게 할까, 걱정하게 되면서 불안이 커지게 된다는 '입스'에 취약해지게 되는 요인을 설명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리사가 검색을 통해 자신이 ‘입스’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찾지 않아도 화면에 나온 리사의 모습을 통하여 리사가 어떤 이유에서 '입스'를 겪고 있는지 추론할 수 있다. 우선 리사의 ‘머리로는 아는데 손이 안 움직인다’라는 말에서 뇌에서는 문제를 인식하지만 손의 근육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리사가 ‘입스’ 증상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리사에게 색소폰이 운지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길게 보여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해 당황하게 되면서 손이 움직이지 않는 '입스' 증상이 나타났기에 이런 리사의 모습을 통하여 다른 요인이 아닌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입스’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금 더 알아보면 심리적 요인 중 어떤 이론으로 설명되는지도 알 수 있다. 리사는 색소폰을 불기 직전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름을 외치는 교장선생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리사는 자기를 실패할 것이라 보는 교장선생님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자기-제시’의 영향을 받아 색소폰 연주에 필요한 주의력이 방해받아 적절한 활동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 리사가 겪은 심리적 묘사가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아 확신할 수는 없지만 리사의 경우는 ‘방해 이론’과 ‘자기-제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과정을 통해 '입스'를 겪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추론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입스'를 흔히 슬럼프라 오해할 수 있지만 슬럼프는 아니다. 정확히는 '입스'가 슬럼프의 원인이다. 슬럼프에 빠지는 신체적, 환경적, 정신적 요인 중 '입스'는 근육이 움직이지 않는 신체적 요인과 더불어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정신적 요인이 되는 것이다. 부차적으로 슬럼프와 함께 우울증도 올 수 있다. 리사의 경우도 '입스'를 겪으면서 우울증도 함께 와 모든 일에 부정적이고, 우울감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리사를 괴롭힌 '입스'의 치료 방법은 휴식, 동작 재교육, 보조기 사용 등의 단순한 방법부터 보툴리눔독소(Botulinum toxin) 주사, 약물치료, 뇌 자극 시술 등 조금 더 의학적인 방법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 대증치료에 그치고 완치 방법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물론 '입스'는 의학적인 문제이지만 나는 리사의 모습을 보고 심리적 치료가 '입스'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였다.
리사가 '입스'를 극복 할 수 있었던 심리적 도움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우선 첫 번째로 가족이 '뉴올리언스'로 여행을 가게 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주변인들의 지지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었다. 꾸준히 리사에게 할 수 있다 지지해주는 엄마와 걱정하는 리사에게 재즈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 뿐이 아니라면서 조언해준 '암스트롱' 동상을 통해서 불안이 점차 줄어들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신이 가장 동경하던 ‘잇몸병 머피’ 아저씨가 리사는 평생 본 중의 제일 기대되는 음악가라 말하셨다는 것을 알고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 자신이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압박감에서 벗어난 것이다.
리사는 '입스 '증상을 겪고 금방 이겨냈지만, 현실에서는 치료하더라도 병이 나아지지 않아 복귀를 못 하고 은퇴하는 운동선수나 음악가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박세리 골프 선수님이 '입스'를 겪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극복하여 명실상부한 골프선수가 된 케이스가 있다. 현실에서는 리사처럼 아주 짧은 시간에 명쾌하게 사라지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이 심리적 치료와 의학적 치료를 통해 '입스'를 극복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더욱 빛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출처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
https://www.yesonhospital.com/bbs/board.php?bo_table=medical_info&wr_id=771&page=1
[한국심리학신문 대학생 기자단 심꾸미 8기 노민주 기자]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7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