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슬럼버랜드’에 나온 '파랑새 증후군'
[The Psychology Times=노민주 ]
최근 꿈을 꾼 적은 언제인가? 나는 어릴 때 꿈 내용들이 이어질 정도로 구체적으로 자주 꿈을 꿨었다. 그렇지만 점점 자라고 대학생이 되면서 꿈을 안 꾼 지 꽤 되었다. 최근 나와는 다르게 매일 매일 꿈속에서 여행을 하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 ‘슬럼버 랜드’이다. 영화 '슬럼버 랜드'는 등대지기인 아빠를 잃은 소녀 '니모'가 꿈속에서 아빠를 만나기 위해 무법자 ‘플립’과 꿈속을 탐험하는 영화이다. 꿈속을 탐험한다는 설정 때문인지 영화를 보면서 계속 책 ‘파랑새’가 생각이 났다. 무언가를 찾기 위해 꿈속 세계를 건너서 돌아다니는 설정과 결국 원하는 것은 현실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결말도 똑같았기 때문이다.
책 ‘파랑새’는 벨기에의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희곡 중 하나이다. 그중 ‘파랑새 증후군’은 이 책을 이야기하면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이다. ‘파랑새 증후군’은 현실에 발맞추지 못하고 지금의 일에는 흥미를 못 느끼면서 미래의 막연한 행복만을 추구하는 증상이다. 즉 막연한 희망의 부정적인 측면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플립’과 ‘니모’ 모두 파랑새 증후군을 겪는다. 주인공 ‘니모’는 돌아가신 아빠를 만나기 위해서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때 꿈속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자신의 보호자인 삼촌에게는 학교에 갔다 말하고, 학교에도 가족 여행을 간다면서 거짓말을 한 후 학교 지하실에서 몰래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물론 주인공이 현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타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파랑새 증후군의 모습을 보인다. 꿈의 세계 속 무법자인 ‘플립’도 파랑새 증후군을 보인다. ‘플립’은 ‘니모’에게 현실 속 자기 모습을 듣고 난 후 그런 사람이 되기 싫다면서 현실을 부정한다. 현실로 돌아가지 않으려 하면서 평생 무책임하게 무법자의 삶을 즐기려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니모’는 꿈속에서 아빠와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지만, 현실로 돌아가는 게 맞는다며 꿈에서 나오고, ‘플립’도 위기에 처한 ‘니모’를 구하기 위해 현실의 자신에게 돌아가게 된다. 영화는 우리에게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현실의 중요성을 알려주려 한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현실에서 벗어나 꿈의 세계를 탐험해 보라는 다른 시사점도 보여주고 있다. 이 점이 영화와 책 ‘파랑새’의 다른 점이라 생각한다.
‘파랑새 증후군'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렇지만 힘든 현실 속에서 위로를 받을 도피처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영화 속 잠재의식 활동 단속국 경찰 ‘그린’이 아빠가 나오는 꿈을 꾸게 해달라는 주인공 ‘니모’에게 이런 말을 한다. “우린 네가 원하는 게 아니라 너한테 필요한 걸 줘, 슬럼버랜드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단다.” 이 장면을 볼 때는 ‘그린’이 이해는 되지만 조금 무정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말했잖아. 넌 꿔야 할 꿈을 꿀 거고, 우리가 그렇게 만든다고. 다음에 뭘 할지는 너에게 달렸어”라 ‘그린’은 말한다. 슬럼버랜드는 주인공이 다른 것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었기에 주인공에게 아빠가 나오는 꿈이 아닌 다른 꿈을 준 것이다. 이는 자신에게 필요한 꿈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위로받고, 앞으로 더 나아갈 힘을 주려는 슬럼버랜드의 배려라 생각된다.
꿈의 내용은 우리가 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만약에 이 기사를 보고 난 후 꿈을 꾸게 된다면 왜 이 꿈을 꾸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자. 슬럼버랜드에 일어나는 일에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출처
영화 '슬럼버랜드'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7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