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체중을 스스로 정한다

by 대해Jung

나는 내 체중을 정할 수 있다. 위험한 발언이지만 사실이다. 설렁설렁 운동하더라도 8년간 매일 아침에 체중을 측정하면 그 정도는 가능하다.


저울에 올라간다. 체중 늘었다. 전날 뭐 먹었는지를 생각한다. 체중이 늘어날만한 음식들이 떠오른다. 역시 몸은 거짓말 안 한다. 체중이 늘었으니 오늘은 살이 찌지 않을 만한 음식들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은 유산소 운동량을 늘린다.



예1)저녁에 술 약속이 있다. 돼지갈비와 비빔냉면에 소주 2병을 마신다. 기분이 좋아서 2차로 노가리와 나초에 맥주 500cc 두 잔을 마신다. 과음했다. 아침에 작은 컵라면으로 요기하고, 점심에는 육개장으로 해장한다. 전날 폭음한 이런 날은 오후 5시부터 극도의 공복감이 밀려와서 저녁식사를 넉넉하게 먹게 된다. 이러고 다음날 체중을 측정하면 1~1.2kg이 증가한다.


예2)아침을 간단하게 빵으로 때우고, 점심식사는 배달 도시락을 먹는다. (코로나 이후 도시락을 자주 먹는다) 저녁은 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1병을 마신다. 밥은 먹지 않는다. 다음 날 체중을 측정한다. 0.3~0.5kg이 줄어 있다.


어떤 식단이 살이 더 찌니 덜 찌니를 말하는 게 아니다. 나는 내가 먹는 음식들의 정확한 칼로리조차 모른다. 칼로리 높은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겨우 구분할 뿐이다. 위 두 가지 예를 들어서 하고 싶은 얘기는 나는 음식의 종류와 양에 따라 내 체중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 번에 두어 번은 체중의 소수점까지 맞추기도 한다. 별거 아니다. 매일 체중을 측정하고 전날 먹은 음식을 생각하는 것을 8년 하면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 박사는 측정되지 않는 것은 개선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체중 조절의 시작은 측정에서 시작하고 체중 조절 실패는 오랜만에 만난 좋은 사람과 음식을 많이 먹은 순간이 아닌 과식했다고 다음 날 체중 측정을 거부하는 순간에 체중 조절은 실패로 돌아간다.


나는 과체중이었던 적이 없다. 5kg 이상 감량해본 적도 없어서 그런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도 없다. 다이어트 전문가도 아니고, 운동 전문가도 아니다. 다만 나는 술 고기 면을 좋아하고 즐기면서 일정한 체중을 유지해온 알량한 경험을 가졌을 뿐이지만 체중 관리에 관한 확고한 믿음 같은 것이 있다.


원하는 체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방법은 내가 해온 방법 이외의 방법을 믿지 않는다. 단기간의 운동으로 살을 뺀다거나, 무턱대고 안 먹어서 뺀다거나 심지어 뭔가를 먹어서 뺀다는 얘기를 믿지 않는다. 목표 체중을 설정하고 달성을 했건 못했 건 그 결과를 믿지 않는다. 매일 측정하고 관리하는 그 일상을 믿을 뿐이다. 8년간 매일 운동해도 설렁설렁 운동하면 큰 근육은 얻지 못하지만, 그래도 8년을 하면 체중 조절할 수 있는 방법 정도는 익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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