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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재민 Feb 05. 2021

낯선 태교 마스터

to. 낯선 태교 마스터 꿈별이


이런 말이 있더라. 이 시기부터 아기들은 태동을 더 활발하게 보인다는.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꿈별이는 조금 얌전한 편인 것 같아. 물론 적극적으로 엄마 뱃속에서 통통 퐁퐁 숭숭 손발을 흔들 때도 있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더 활발하다고 말할 정도로 태동을 보이진 않는 것 같아. 엄마가 아직까지 일을 하고 있다 보니 꿈별이도 엄마 방해하지 않으려고 도와주는 걸지도 모르고. 아빠 엄마는 이 부분에 대해서 딱히 걱정이 없어. 왜냐하면 우리가 얌전하지 않기 때문에 꿈별이가 소극적이라 걱정된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이야. 많이 웃고 많이 떠들자! 태동이 없을 때 아기는 자고 있다는데 어쩌면 엄마를 닮아 잠이 많을 수도 있고.


뇌의 주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들었어. 골격도 근육도 발달하고 있다고. 그래서 마침 태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는데 엄마 아빠는 태교를 위해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는 시간을 따로 갖는 편은 아니야. 원래 아빠의 성향이라면 태교 계획도 세우고 분위기도 잡고 제대로 해봤을 텐데, 태교는 아기만큼 엄마가 행복하고 유익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확고해지면서 따로 태교 시간을 가지려 하기보다 둘이 배에 손을 대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크게 웃고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상을 보면서 쉬고 있어. 잠시나마 '태교를 못해서 후회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는데 아마도 꿈별이를 만나게 되면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걸 깨닫게 될듯해.

클래식 노래를 듣진 않지만 엄마는 팬텀 싱어라는 음악프로그램에 푹 빠져서 남성 4 중창 크로스오버를 가슴 벅차 하면서 즐기고 있단다. 팬텀 싱어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을 때면 꿈별이도 유독 손발을 크게 콩콩거리는 게 아빠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어. 이런 걸 보면 꿈별이도 엄마랑 취향이 비슷한가 봐. 그 음악이 아름답고 웅장해서 꿈별이가 설레는 건지, 엄마가 벅찬 감동을 받아서 꿈별이도 감동을 한 건지 궁금하더라. 심지어 엄마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임신한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재미있게 보는 게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인데... 이건 정말이지 아빠가 말리려고 시도해보다가 아빠도 푹 빠져서 재미있게 보고 있어... 많이 웃으니까 웃자 우리!

아빠는 하루에 있었던 일이나 괜히 꿈별이 이름 부르고 싶을 때 불러보고 애교도 보여보고 이 편지를 꿈별이 배 가까이에서 읽어주는 시간을 주로 갖는 것 같아. 특별히 하는 건 없는데 아빠 엄마 그리고 꿈별이가 보내는 일상이 남들과 다를 거니까 또 어떻게 보면 특별하다고 생각해. 엄마는 회사 일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서 찾아가려고 하는데 얼마 전부터 새로운 도전이 조금씩 조금씩 구체화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꿈별이가 찾아와도 삶에 주체적이고 최선을 다하기 위해 꾸준히 내딛고 있어. 꿈별이를 만날 시기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긴장되기도 해. 당장 세상에 나와 보여줄 수 있는 표현은 울음일 테니 얼마나 답답할까. 공부를 한다고 다 이해할 순 없겠지.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준비된 아빠로 기다리고 있을게. 네 마음을 단번에 캐치할 순 없을지라도 두 번, 세 번 만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할게.


엄마 배가 점점 아래로 더 커지는 것 같아. 배꼽 쪽 임신선도 잘 몰랐는데 서서히 또렷해지고 있는 것 같고. '배가 이렇게나 커졌다고!?'라면서 놀랐지만 사람들이 그러네. 아직 멀었다고. 꿈별이가 잘 자라고 있단 증거니까 좋으면서도 너무 신기하고 놀라워. 엄마 배가 찢어지지 않을 만큼만 딱 자라기로 하는 거야. 이제부터는 4주마다 검진받으러 갔던 병원도 2주마다 가야 한데. 우리 자주 만나면서 계속 친해지자. 곧 만나 꿈별아.


from.

2021 01 21/ 30 0 8개월 / 꿈별이한테 잘하고 계셔요 라는 대답이 나오길 바라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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