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달인

by 한재민


가까운 홈플러스 편의점에서 한 어머니와 아들이 씨리얼 코너 앞에 있는 것을 봤다. “엄마, 오레오 오즈 사줘! 아, 아니다. 첵스가 좋을까? 흠, 콘푸라이트가 가장 기본이긴 해!”라고 외치는 아이의 목소리에는 신이 가득 나있었다. 어머님의 입장에서 씨리얼은 하나의 군것질 거리로 여겨지기 때문이었을까. 꽤나 단호한 표정으로 안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때 더 재미있던 건, 아이가 주눅 들거나 포기할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마냥 해맑고 신나게 상품 코너를 서성이며 구경 중이었다. 그러더니 하나를 짚어 쇼핑 캐리어에 담았다. 어머님은 입을 앙 다물고 아무 말 없이 다른 코너로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아이스크림 원플러스 원 행사하는 품목을 보며 고르고 있었다. 씨리얼을 손에 넣은 아이가 아이스크림 고르는 내 뒤를 지나면서 약간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아이스크림은?” 이어서 어머니가 말했다. “그건 안 사~” 그건 사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들은 아이의 다음 말이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우리 엄마는 왜 몸에 좋은 것만 사지?” 이 맥락에서 나는 당황스러우면서도 웃음이 났다. 씨리얼이 그렇게 좋은 류에 속하는지 처음 알았기 때문이랄까. 어머님도 당황스러웠는지 코웃음을 치며 아이에게 설득당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좋은 것만 산 건 아니지 않니? 아휴 정말~" 귀여워하며 웃음 섞인 한숨을 내뱉으셨다. "그래 담아봐~” 재치 있게 어머님의 허락을 받아낸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아이가 계산한 협상법이었을까. 정말이지 협상에 완벽한 달인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