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야 하는 길

몸 이야기

by 흑곰

의심은 추측으로 추측은 불안으로 불안은 확신으로 가는 단계에 있다

경쾌한 벨소리를 동반하는 수 많은 낯선 번호의 문자메세지들을 무심코 지나쳐왔지만

의심과 추측과 불안의 과정에서는 낯선 번호조차 눈길을 끈다


남편은, "결국 그렇게 되었군요. 같이 갑시다 병원"이라고 말한다.

그런것 이미 알았잖아. 라는 말은 꾹 눌러 삼키기로 한다.


모두에게 빨리 찾아온 가을과 높다란 아름다운 하늘은 공평하다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길은 공정하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사람이 병원에 환자의 이름으로 머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세상과 격리된 삶을 산다

막상 암환자로서의 삶이 어떠할지 예상하기 어렵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대학원에는 휴학계를 냈다지만

회사에는 당장 오늘이라도 이야기 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지

나도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모두를 덜 혼란스럽게 하는게 나을지

고민이 된다


너무 염려말자

주체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또한 그 무엇일 뿐이다

인간은 대단한 망각의 동물. 나는 그 중 최고일지도. 담담허니 가 보자.

걸어가야 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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