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6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2014 and 2024

지용에게

by 흑곰 Dec 22. 2024
아래로



나는 어제 밤에, 너의 무제, 2014를 무한반복하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듣고 있어.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잠들면 밤에 잠 못들까봐 억지로 밤시간이 될때까지 버티었는데 막상 잘 시간이 되니 잠이 오질 않았어

곡을 반복해서 들으며 마치 친구처럼 너의 십년 전을 상상해 보았지. 참 우습지. 부끄럽기 짝이 없어.


2014. 너는 어떤 연인과 함께 하고 있었을까, 힙하고 간지쩌는 권지용이가 피아노 앞에 앉아 가슴 절절하게 파고드는 발라드를 작곡한 것은 팬을 위한 것이었을까? 누군가의 실연이 있었을까, 오롯이 예술가의 창조의 영역이었을까.

지난 십년 간 너의 삶에는 어떤 격정과 환호가 있었을까

십년의 다리를 건너오며 네가 생각하는 당신의 너와 지금의 너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너의 목소리가 이렇게 맑고 곱다는 것을 나는 왜 더 잘 알지 못했을까

다른 멤버들과의 하모나이즈에서 너의 목소리가 다소 묻혔던걸까

너의 진짜. 목소리는 무엇일까


내가 언젠가 엄마에게 말했지

엄마 대학 때 농업을 공부할 걸 그랬어. 이렇게 농사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면. 그땐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내가 지금 인사전문대학원 다닐때가 아닌 것 같아.

그러자 엄마는 말했어.

우리는 이야기 했어 전망이 있을거라고. 하지만 너는 듣지도 않았어.


나는 2024년 아이에게 수도 없이 말했어

네가 하는 국악을 계속 했으면 좋겠어. 우리의 음악은 계승해야 할 가치가 있어.

그것을 알고 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거야. 희소가치가 있기 때문에 네가 하기만 한다면 정말 많은 기회가 주어질거야.

하지만 아이는 말했어.

엄마 아무도 국악에 관심없어 나도 별로라고.

언젠가 너는 내가 엄마에게 했던 것 처럼, 2024연을 잊고 나에게 이야기할까. 엄마 국악을 할 걸 그랬어.


지용아

너의 밝은 눈 빛, 사치스럽게 멋있지만 그래도 거슬림이 없던 정제된 너의 몸짓. 팔다리의 움직임. 얼굴의 표정과 목의 움직임.

그것을 기억해.

삶에서 엄청난 부를 거머쥔적이 없는 나는 돈으로 있한 인생의 허무함을 느낀 적이 없어. 암만 시간을 투입하고 병에 걸려가면서까지 일해도 이걸 극복하지 못하는 현실이 허무할뿐이지. 그래서 내가 던져내는 이 말들이 한낱 의미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나는 너의 삶을. 너는 나의 삶을 모르는 것만이 사실이지.

하지만 오로지, GD,G드래곤, 권지용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이 너를 인지하던 그 처음부터, 나 역시 너를. 너의 음악을. 좋아했기에

아직까지도 무제, 2014를 무한반복하며 마음이 말랑해져


전해본다

모든 걸 다 잃어도 괜찮지만

내 삶에서 단 하나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21. 정호승. 무심에 대하여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