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매 & 야탑동 Arte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여정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달았든 쓰든 살을 에는 아픔이었듯, 그 순간에 느껴지는 맛과 달리 시간이 흘러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내게 다가오는 의미는 다르다. 기억의 왜곡덕분이든 자기성찰에 의한것이든.
암진단을 받고, 더불어 난소암을 의심하고, 난소절제수술을 권유받고, 암수술을 하고, 장기 항암의 위기에 서고, 그런데 놀랍게 항암을 건너뛰고, 특별한 문제 없이 방사선까지 마치는 그 과정에서 만난, 삶의 "쉼표"의 구간에서 만난 인연이 있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인해 이어지는 또 다른 이어짐과, 그 이어짐이 아니었더라면 경험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야탑동에서 13년 운영된 핸드드립커피전문점 아르떼에서의 3시간이
나중에는 또 어떤 기억의 확장 혹은 관계의 확장이 될까
그곳에서 언니들과 사장님과 나누는 대화속에서 내 머릿속에는 정리안되는 감정들 생각들이 흩어졌다 이어졌다 분산되었다 통합한다. 마음이 들끓고 눈물이 고였다 마르기를 반복한다.
암진단을 받고, 20년 전에 지금의 내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더라면.
인생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수 많은 선택지들이 있는데, 20년 후를 예상할 수 있었더라면 나는 어떤 선택지를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갔을까 생각했었다. 일종의 자기 반추와 후회.
허나, 놀랍게도 그런 깨달음의 과정에서도 지금으로부터 나의 20년 후는 어떨까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이것은 상상과 예측의 문제가 아니라 이상점을 찍어두고 그것에 가까워지는 선택들을 하는 수 밖에 없는 일.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아빠에게 했을 때, 아빠또한, 그래 나도 그래. 지금 이나이가 되어도...
"내 나이에 맞는 삶을 살아야 돼. 내 나이에 어울리는 표정을 갖기 위해, 내 나이에 어울리는 말투를 갖고, 어울리는 표현들을 해야만 해."
라는 말씀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것이다. 그래야 한다.
나의 20년 뒤 내가 꿈꾸는 나의 모습을 위해, 지금의 나를 연장하여 그곳에 두는 것이 아닌,
상상하기 어렵고 서글프기도 한 60대 중후반의 나를 위해,
소중한 일상에서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하며,
자연을 벗삼고
글을 가까이 하고
사랑함을 표현하는 삶을 살리라
다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