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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름없는스터디 Dec 10. 2018

월간서른에 사람들이 오는 이유

고민하는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서른'

안녕하세요. 고민하는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서른을 운영하고 있는 강혁진입니다. 올해 1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간혹 다른 요일에) 30대를 위한 강연 모임을 운영 중입니다.


바야흐로 커뮤니티의 시대입니다.

산업화 시대를 지나고 사회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이제는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모임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운영하는 월간서른에도 몇몇 분들이 찾아와 주고 계십니다. 이 글을 통해 월간서른에 사람들이 오는 이유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월간서른이 뭔지 궁금하신가요? (월간서른 브런치 바로가기)



그 시작은 꽤나 가벼웠습니다. 퇴사가 고민 이야기를 하실만한 분들이 계실지 제 개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는데 의외로 반응이 꽤 있어서 바로 모임을 만들었고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모임에 처음에는 40~50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해주시다가 요즘은 80~100명 사이 인원이 참석해주고 계십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안면이 있던 임수열  Frip 대표님께서 프립에 월간서른을 오픈해줄 수 있냐고 연락을 주셔서 올여름부터는 프립에서도 월간서른 인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대관으로 모임을 시작했던 공간 '패스트파이브'에서 제휴 제안을 주셔서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함께 하면 좋은데 어찌 될는지 ^^;)


매월 행사를 하다 보니 CGV용산아이파크몰과도 기회가 되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패스트파이브에서 하던 컨셉과는 조금 다르게 극장에서 즐길 수 있을만한 컨셉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20쇄 에세이 '나에게 고맙다'의 저자 전승환 작가와 JTBC 말하는대로 스피치 코치 이민호 코치를 강연자로 모시고 진행했어요.



그러다 보니 언론에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한겨레 신문, 비즈니스 워치 등에 모임과 제 이야기가 소개되었죠.

월간서른은 올 한 해 12번의 오프라인 모임에 총 900명의 누적 인원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적다면 적은 인원이겠지만 변변한 홍보채널 하나 없이 제 개인채널을 중심으로 모집한 모임 치고는 많은 인원이 오셨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연히 시작한 모임이지만 1년 동안 모임을 운영에 있어 '의도한 것'들과 '의도하지 않은 것'들이 월간서른의 성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월간서른 운영에 있어 의도한 것들을 먼저 이야기해볼게요.

1. 네이밍


처음 모임을 열었을 때는 딱히 모임에 이름이 없었어요. 갑자기 생각나서 만든 모임이었기에 '갑자기 생각나서 만든 모임'이라고 불렀고 3회까지도 이 이름으로 운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느 봄날의 늦은 밤, 지하철에서 내려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떠오른 이름이 '월간서른' 이었습니다. 근데 이 이름이 좋았던 이유가 몇 가지 있어요.


첫 번째는 컨셉이 명확히 드러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매월 30대와 관련된 이슈를 이야기하겠구나'라는 게 느껴지죠.


두 번째는 타겟팅이었습니다. 이름만으로도 청중과 연사의 명확한 타겟팅이 됩니다. 30대를 타겟팅 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 20대는 시간은 있지만 '취업'이라는 공통된 이슈에 매몰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탓에 '직장'이외에 삶에 대해 공감하기 어려운 세대라고 생각했어요. 40대 이상은 그야말로 직장 외에 다른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시기이지만 시간과 비용을 들여 모임에 나오기에는 육아와 직장의 무게가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임을 운영하는 제가 30대라는 거예요. 20대, 40대보다는 제가 제일 잘 아는 30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은 컨텐츠 입니다. 컨셉과 타겟이 명확하다 보니 컨텐츠를 만들고 운영하는데도 자연스럽게 콘텐츠의 타겟팅 역시 명확해졌습니다.

그리고 월간서른 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내다 보니 SEO 관점에서도 유리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2. 톤 앤 매너


월간서른이라는 모임 자체가 주는 전반적인 톤 앤 매너는 강연계의 '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었습니다. 잔잔하고 차분한 분위기지만 진행자 유희열 만의 독특한 유머로 쉬지 않고 웃음이 나오는 광경.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열광하는 분위기. 그런 모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진행을 할 때에도 제 목소리 톤이나 개그(?)의 빈도도 과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전반적으로 모임에 힘을 빼고 싶었습니다. 너무 과하게 무언가를 준비해서 오시는 분들이 부담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3. 연사


멋지고 잘난, 속칭 사회적으로 성공한 연사분들의 이야기는 세바시나 유튜브에 찾아보면 다 찾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연사들의 강연의 단점이라면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는 거예요. 물론 그들의 멋진 이야기가 듣는 이들에게 자극은 되겠지만 실질적인 행동을 유발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자극은 줄 수 있겠지만 이내 '아,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구나'라고 생각해버리게 되는 단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최대한 대부분의 30대와 비슷하게 대학을 나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자신만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연사로 모셔왔습니다.


최근에 월간서른에 참여하신 참석자 분의 후기에 남겨진 한마디를 보면 이 시도가 성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성공기가 아닌 성장기여서 더 좋았습니다.


월간서른을 빛내주신 연사님들


4. 스토리


누군가 자신의 시간과 돈을 들여 어떤 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설득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월간서른의 그 무언가는 '스토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내가 저기(월간서른) 왜 가야 되지?'라는 질문에 답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저기 왜 가야 되지?


그래서 월간서른 모집 공고 글에 짧은 에세이를 쓴다는 생각으로 연사 분과 연사분의 강연 주제를 소개하는 글을 씁니다. 글의 시작은 모두 듣는 분들의 일상과 니즈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그 일상과 니즈를 연사분이 어떻게 채워줄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뭐 이런 노력이 사람들이 월간서른에 참여하시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시도는 계속하려고 해요.



5. 가격


가격을 책정하는 데 있어서는 세 가지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첫째, 심리적 부담을 주지 않는 금액이어야겠다. 둘째,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가격 체계여야 한다. 마지막은 기존 참가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월간서른을 재방문하시거나, 지인의 소개로 오시는 분들은 1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대부분이 직장인인 30대에게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없는 가격이죠. 그리고 소개해주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5천 원을 손에 쥐어드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덕분인지 월간서른은 기존 참가자의 재참석과 그분들의 소개로 인한 참석 비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또한 모집 공지 링크의 유입 비중도 SMS나 다이렉트 터치 비중이 높습니다. 이러한 비중은 기존 참석자분들이 지인들에게 링크를 전달해줘서 나오는 결과라고 추정하고 있어요.

11월 월간서른 모임 참석자 구성 비율


6. 가성비


결혼식에서 아무리 신랑 신부가 연지곤지 치장을 한다 해도 결국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는 건 한 가지입니다.


그 친구 결혼식장 밥이 맛있더라고~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 '뭐를 많이 먹여야지'

만 원짜리 행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식사는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5천 원짜리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드리기도 하고 김밥계의 명품 바르다 김선생 김밥을 드리기도 했죠.



먹는 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할까 싶어 다양한 책들을 선물로 드리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다양한 출판사에서 책을 협찬해주시기도 했고, 월간서른 연사분들께서 본인이 직접 집필한 책을 협찬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기업에서 협찬을 해주시고 계십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협찬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협찬 문의 workbettercompany@gmail.com ㅎㅎㅎㅎ)


7. 관계


월간서른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과 최대한 가까운 관계를 가지려고 합니다. 취소 연락이 와도 그분의 이름을 리스트에서 확인하고 꼭 성함을 불러드립니다. 최대한 신청하신 분의 성의를 생각해 이름을 불러드리고 친근하게 대해드리고자 합니다.


모임이 끝나면 생일을 맞이하신 분들을 앞으로 모셔 다 같이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드리고 선물로 복권을 한장씩 드리기도 했어요.


8. 컨텐츠 (영상/사진)


강연 오시는 분들의 사전 영상 인터뷰를 제작하고 사진을 찍어 현장에 못 오시는 분들도 현장의 분위기를 최대한 느끼실 수 있게 노력 중입니다.



9. 채널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지, 유튜브, 브런치, 인스타그램, 오픈 채팅방, 카톡 플친 등 꽤나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뭐 힘에 부칠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운영하고 있습니다. 채널을 만들고 컨텐츠를 채워가다 보니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모객이 수월합니다. 특히 월간서른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이 모여있는 오픈채팅방에는 지금 270명이 계십니다. 그분들을 대상으로 매월 진행하는 월간서른 모임의 초기 모객(30~40명)을 진행하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추가 모객을 진행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신뢰도입니다. 오프라인 모임과 함께 다양한 온라인 채널들이 구색을 갖추고 있다 보니 모임의 신뢰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일례로 CGV와 첫 미팅을 가졌을 때 들었던 질문이 '월간서른은 몇 명이서 운영하고 계시는 건가요?'였습니다. 저 혼자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많이 놀라시더라고요.


마지막은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의 증대입니다. 컨텐츠들을 소셜미디어 채널에만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와 브런치에 차곡차곡 모아놓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월간서른을 처음 소개하는 상황에서 홈페이지나 브런치를 소개해드리거나 보여드리는 것만으로도 월간서른 모임에 대한 이해가 빠르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0. 운영


월간서른 모임은 많은 신청 플랫폼이 아닌 구글 설문을 메인 신청 채널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 플랫폼을 쓸 때 발생하는 운영 리소스(ex. 플랫폼 별 에디터에 맞게 이미지, 텍스트 준비 필요)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모집 준비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야 제가 꾸준히 오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제 개인의 영향력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월간서른을 성장하게 한 몇 가지 의도한 내용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하지만 월간서른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아무래도 의도하지 않은 몇 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그건 바로, 사람이었습니다.



1회부터 최근까지의 월간서른 모임의 모든 사진은 전문 포토그래퍼 박기훈이 찍어주었습니다. 사진 찍어줄 사람이 있냐고 묻더니, 흔쾌히 본인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습니다.


매번 진행하는 영상 인터뷰 제작은 찰진스튜디오 나민규 실장이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월간서른은 영상 컨텐츠가 생겨서 좋고, 찰진스튜디오는 자체 컨텐츠가 생겨서 좋은 윈-윈을 위해 진행했습니다.


피피티 기획/디자인 전문가 고인석은 허접한 월간서른 모임 진행 장표를 보더니 아주 예쁘게 바꿔주었습니다.


오명석, 유승우, 이은경은 매번 고퀄의 후기를 브런치에 남겨주어 함께 월간서른 브런치 매거진을 운영 중입니다.


그중 오명석이 한번 재미 삼아 캘리그래피로 써 본 월간서른 글씨가 제 눈을 사로잡아 바로 로고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영상과 모션그래픽을 주 업으로 하는 전형준은 오명석이 손으로 쓴 로고를 모션그래픽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분들이 월간서른을 위해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월간서른이 가진 에너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이 하고 싶은, 무언가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그 무언가가.


커뮤니티란 그런 것 같습니다.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공통된 니즈를 해결하고 이야기하는 곳 말입니다.


월간서른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해나가며 체득한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깊게 고민하기보단 빠르게 실행합니다.

  : 내 결정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하는 길은 단 하나입니다. 부딪혀 보는 것.


2. 한 번에 완벽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실행해 나가면서 보완해나갑니다.

   : 한 번에 100%의 완성도를 가질 순 없습니다. 10%의 완성도로 시작하더라도 매번 10%의 개선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꾸준히 반복 해나가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꾸준히 시도합니다.

  : 변화 없는 반복은 제자리걸음과 같습니다. 맞는지 틀리는지 모를 새로운 시도를 매번 해보고 피드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How에 집착하기보다는 What에 집중합니다.

  : 무엇을 할지를 정하면 어떻게 할지는 알아서 정리됩니다.

월간서른에 사람들이 오는 이유를 운영자의 입장에서 나름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커뮤니티를 운영하시거나, 운영하시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강혁진님의 실제 인터뷰가 궁금하다면? 요기잇네

https://youtu.be/gGa6mdP15U0



글쓴이: 월간서른 대표 강혁진 (개인 페이스북 바로가기)


월간서른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방문해주세요. :)

월간서른 홈페이지: www.monthly3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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