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면 그리되는 세계 여행기 비하인드 스토리

by 너나나나

( 드디어 1년 만에 책을 재출판했습니다. 오타 투성이었던 수정 전 출판본을 구매해주셨던 2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댓글이나 연락 주시면 주문해서 다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브런치북에는 담지 못한 이야기까지 약 30편의 이야기가 담겨져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후 한국에 두 달가량 머물렀을 때 아는 언니를 만난 적이 있다. 내가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말하자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려줬던 언니다. 그때 이후로 여행하면서 기록해 왔던 글을 시간 순서대로 브런치에 한편씩 정리해서 올렸고 총 30편 가까이 되는 글들을 편집하여 일사천리로 진행한 후 출판을 했다. 수정 작업은 누구의 도움 없이 오롯이 나 혼자 해서인지 출판까지 고작 2,3 달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고, 책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쉽다면서 우쭐해있었다. 그러다가 다음 책을 편집하던 중에, 출판된 나의 책을 읽어보시던 아버지와 지인분은 오타와 맥락이 이상한 부분들을 체크하여 내게 알려주셨고 그 수가 생각보다 대단히 많아서 나는 결국 이대로 사람들이 내 책을 돈 주고 사게 놔둘 수 없어 결국 출판 1달도 안되어 출판 중지라는 결정을 내렸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드디어 다시 출판을 하게 된 나의 첫 번째 도서, 그리면 그리되는 세계 여행기, 출판 중지 이후 수정 작업으로 나 혼자만 거짓말을 조금 보태어 30번, 그리고 아버지가 전체 검토 3번, 지인들의 수 차례 검토 참여 덕분에 완성본이 탄생했다. 출판사에서 전문적으로 만든 책이 아니기 때문에 물론 완성본도 읽다 보면 작은 오타들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수 없이 읽고 또 읽으면서 열심히 작업했고 내가 내 책을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이다.


더러운 발 사진을 표지로 한 것에 대해 친구는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보통 여행기를 담은 책 표지는 발랄 산뜻한 여행 중 찍은 사진이거나 엉뚱 독특하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발한 사진, 혹은 지구나 세계여행을 연상케 하는 멋진 사진들이다. 그러나 나의 책 표지는 도대체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는 더러운 발 사진이다. 처음에는 솔직히 완성된 표지를 돈 주고 살 수도 있었지만 10만 원에 가까운 거금을 내 책과 어울리지 않는 표지에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직접 내 표지를 만들자고 결심했고 여행기 사진이 있는 외장하드를 살피던 중 어느 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스크롤을 멈추었다. 인도 방갈로 사원에 혼자 갔을 때 문득 너무 더러운데 샌들 자국을 따라 검게 타버린 발이 갑자기 사랑스러워 보였다. 인도에는 태양이 강렬하고 먼지와 모래가 많아 발이 금세 더러워지는데 사원에 들어가려면 그마저 신고 있던 샌들도 벗어야 한다. 맨발 보숭이로 그때 찍었던 발 사진이 내 책에 들어갈 줄을 그땐 상상도 못 했었다. 이렇게 더러운 발을 표지로 결정한 이유는 세계여행을 하면서 항상 순탄하고 편안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럽고 찢기고 타버린 발 처럼 힘들고 고되고 슬펐던 일들도 참 많았다. 단 돈 100원이라도 아끼려고 75리터 무거운 배낭가방을 맨 차 1시간, 2시간 걷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내 두발이 고생한 덕분에 나는 안전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 노고에 감사함을 표하며 영광스러운 발을 표지 모델로 결정했다.


비록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수정을 위해서 읽고 또 읽으면서 나는 세계여행을 몇십 번이나 다시 떠나곤 했다.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들이 점점 희미해질 때 즈음 나는 내 이야기를 다시 읽으면서 설레고 떨리는 마음을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누굴 만나 어떤 사건사고가 있었는지, 어떤 아픔과 고통이 있었는지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아마 내 책이 있는 한 30년이 지나도 이 기억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더블어 앞으로도 꾸준히 시간을 기록하며 더 좋은 책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코로나 시대에서 가장 안전한 뉴질랜드 살이 이야기들도 순차적으로 편집할 예정입니다. 얼마나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천천히 한 발 한발 나아가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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