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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Jun 20. 2017

역시 남들도 아는 덴마크 코펜하겐

살고 싶었던 아기자기한 도시


여행에서는 모름지기 날씨가 중요하다. 그렇다 북유럽 여행기가 맥락 없이 툭하고 덴마크에서 끊겨버린 이유의 가장 큰 이유는 핀란드 아웃 이후의 날씨가 매우 매우 안 좋았다. 그래서 사진을 뒤적거리다 보면 추워서 우울하고 힘들고 배고팠던 생각만 나는 게 아닌가. 하지만 또 돌이켜보니 좋은 순간들도 있었기에 다시 적어보고자 정리를 하려 한다. 그런데 코펜하겐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카페와 자전거 이야기는 벌써 적었다. 그럼 다녀왔던 빵집 후기와 깜짝 놀랐던 운하 보트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적어보도록 하자.

*2015년의 여행이라 가격 변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의 자전거 :  https://brunch.co.kr/@nonayo/86

헨리 빕스코브 : https://brunch.co.kr/@nonayo/82





코펜하겐의 유명한 프랜차이즈 빵집 

Lagkagehuset


홈페이지: http://lagkagehuset.dk/



트립어드바이저 코펜하겐 디저트 부문 5위 : 프랜차이즈라 코펜하겐 시내에 여러 곳이 있다고 한다. 프랜차이즈라고 하지만 엄청 맛있다는 평. 빵이 엄청 다 맛있게 생겼고 예쁘고 현지인들도 많이 들린다. 그래서인지 번호표를 뽑아 주문하고 결제하는 데에도 엄청나게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있다. 눈치껏 빵을 골랐다면 번호표를 뽑고 계산을 하자. 나는 샌드위치를 골랐더니 샌드위치는 계산을 따로 해도 되는지 번호표 안 뽑고도 계산해주었다.

덴마크가 낙농업이 발달한 나라라 그런지 버터가 듬뿍 들어간 데니쉬가 진짜 맛있다고 한다. 어쩐지 그전에 들린 카페 데니쉬가 맛있더라니. 그리고 빵집에 데니쉬 품목이 아주 가득하다. 여유가 하루 더 있었어도 실컷 먹어보는 것인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페스츄리에 정신이 팔려 들어갔더니 빵이 산더미같다. 급 가족이 그리워졌다. 내 위장은 너무 작은데~ 맛있어보이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가족 얼굴 그리고 나니~ 슬퍼지고 말았어요
케이크 데코레이션이 야성적인데 예쁘다. 그리고 사진을 찍고 직원에게 혼났다.
제대로 죄송하다 사과했습니다...

케이크에 설레었지만 이미 어젯밤에 파제르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한 케이크 두 조각이 무척 달았던 기억이 있어서 (하지만 맛있었다) 케이크는 엄두가 안 났다. 왜 나란 사람은 지나고 사진으로 보고 스스로 테러를 당하는가.


미안하고 배고파서 시킨 샌드위치. 대략 하나에 8500원
이상하게 해외여행 중이라 그런건지 쵸콜릿만 덕지덕지 바른 것 같은데 예뻐보인다. 나만 그런가?
샌드위치는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배부르다. 치즈가 맛있어서 그런지 한국의 샌드위치와는 뭔가가 달랐다. 그리고 한국보다 조금 느끼하다.





스테프 핫도그의 나라 

길거리 핫도그 노점



코펜하겐 역 앞의 스태프 핫도그 노점, 사람이 많이 다니는 인도나 광장에 꼭 하나씩 핫도그 트럭이 있다. 처음엔 그 빈약한 속에 지나쳤지만 배가 고프고 출출하니 이만한 것도 없더라. 핫도그를 좋아하는 난 정말 게눈 감추듯 쓱싹 금방 하나를 먹어치웠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실컷 먹어보길. 그 뒤에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덴마크 핫도그 맛이 생각나 노점에서 사 먹어봤는데 그 맛이 나질 않았다.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길래 나도 줄서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세지가 딱 봐도 다르다. 다 먹어보고 싶어!
내가 시킨건 기억이 잘 안나지만 내가 한국에서 제일 좋아했던 피클이 올라간 핫도그, 머스터드와 케찹, 마늘칩이 올라가 있다.
소세지와 빵이 남달라 감탄하며 먹었다. 세 개는 족히 먹을 수 있을 맛이었는데 줄도 길고 하나에 5천원정도라 도저히 핫도그에 만오천원 지출은 무리...






블랙 다이아몬드를 닮은 도서관

덴마크 왕립 도서관


주변 공사 때문에 사진은 별로이지만 도서관 자체는 무척 아름다웠다. 약간 시청 도서관처럼 구 건물과 신 건물을 이어놓은 부분도 신기했다. 만약 여름에, 백야에, 날씨 좋은 날 갔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지하에는 강연을 위한 홀 같은 곳이 있는 것 같았고 1층에는 카페와 기념품 샵이, 그리고 곳곳에 방문객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어 여유로운 공간이었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좋아서 공공건물이 관리가 잘 되는 모습이 신기했고, 중앙을 길게 가로지르는 무빙 로드를 타고 올라가면 맞은편에 보이는 운하와 건물들의 모습이 그림 같았다.

실제로 보면 박진감마저 넘치는 천장. 무빙로드를 타고 올라가면서 점점 크게 보이는데 그게 좀 박진감있다. 공간 설계를 잘한 것 같다.
무빙 로드를 다 올라와 돌아보면 한가로운 풍경
구 도서관도 꽤나 클래식하고 분위기 있다. 훈남 훈녀들이 많았던 구 도서관. 방해가 될까 최대한 자제해서 별 사진이 없다.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도시였다.
하지만 반면에 조금 외롭기도 했다. 내 주언어를 찾아볼 수 없는 도서관이란 살짝 공허하다.








마을버스가 아니라 운하 보트예요.

1일 City 패스로 탄 운하 보트


보트가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나를 버리고 가지 않는다는 기쁨과 행복감

당당하게 구글맵에 이동경로로 표시되었던 992 보트. 이걸 타면 인어공주를 만날 수 있다. 먼 나라 이웃나라에서 봤던 그 조그마한 인어공주 동상을 만날 수 있다니! 게다가 이 보트를 타고 운하를 따라가는 것도 제법 기대가 되었다.

걱정되서 친절한 역무원 아저씨를 붙들고 물어봤더니 웃으며 공항에서 시내까지 갈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끄덕해주셨다.

공항 기계에서 시티패스를 결제하면 공항부터 시내 관광까지 이걸로 모조리 해결이 된다. 저 운하 보트도 요걸 보여주고 타면 된다. 사실 포함되는지 안되는지 몰라서 쫄았던 건 안비밀. 모든 교통수단이 가능하다면 운하 보트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엄청 벌벌 떨며 기다렸는데 쿨한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태워줬다.

그런데 시간이 상당히 띄엄띄엄 오기에 사실 버스가 더 괜찮은 이동 방법일 수도 있지만 난 배가 타고 싶었다. 그래서 춥지만 벌벌 떨며 기다렸는데, 나 말고 사람이 없어서 걱정하고 있었다. (안 쓰는 선착장이라던가 할까 봐.)

온다! 온다! 온다!
엄청 스무스하고 쉽게 배를 가져다 대신다.
와우 순식간에 다리가 생겼다.
타면 교통카드 인식기와 편안한 좌석이 여유롭게 배치되어 있다. 배 앞쪽 공간에는 자전거 보관할 수 있는 보관대같은 것이 있다. 와우!
존 개념이 낯설지만, 코펜하겐은 존 1에 들어간다고 보면 되는 것 같다. 보면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시간 텀이 길다. 운이 좋으면 타고 빨리 가는거고 아니면 버스 타는거고.
인어공주 구경해주고- 다시 보트 시간 맞춰서 고고
인어공주 상 근처엔 독특한 모양의 해자와 해자에 둘러쌓인 공원이 있다. 하지만 나는 발이 너무 아파서 패스
도서관에 편하게 가려고 보트를 기다려서 탔는데, 요건 좀 작다.
슈캉하고 다리가 내려오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붙어 있다. 하핫

이 운하 보트는 인기 많은 정류장엔 사람이 많지만, 애초에 상당히 간격이 띄엄띄엄이기 때문에 시간에 맞지 않으면 이용하기 좀 애매할 것 같았다. 하지만 운하를 가로지르는 방식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운하 근처에 있는 왕립 도서관이나 콘서트 홀 등으로의 접근성이 상당히 좋았다. 인어공주 보러 갈 때도 추천. 버스도 가도 어차피 공원 입구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






쇼핑쇼핑쇼핑

스트뢰에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 혹은 강남?

스트뢰에에는 일룸이라는 디자인 백화점이 유명하다. 분명 덴마크에 살면 집꾸미는 재미가 있을 것은 확실하다. 어딜 둘러보아도 이리 예쁜 것들이 많으니. 하지만 여행자, 그것도 짐이 하나라도 늘면 근심도 늘어나는 나에게 그것은 마치 고문같았다. 차라리 눈에 들어오지마라 하고 중얼거리며 지나쳤던 사람이 가득한 에프터 크리스마스 세일 기간의 스트뢰에. 그러나 백화점 1층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최대 70% ~ 20% 세일을 하는 가방과 지갑, 다양한 잡화류를 본 순간 나도 그 곳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도 고민해서 산 지갑은 매우 잘 사용하고 있다. 가성비 최고. 심지어 디자인도 흔하지 않아서 더욱 마음에 든다. 그래서일까 스트뢰에를 떠올리면 세일과 여성분들의 쇼핑 러쉬가 생각난다.

크리스마스 장식인데 헬싱키랑 다르게 로맨틱하게 예쁘다.
길에서는 꽃을 늘어놓고 파는 좌판들이 많이 보였는데 꽃이 어찌나 예쁜지 저녁 비행기만 타는 게 아니었다면 하나 사고 싶었다.
로맨틱한 컬러의 장미들
유럽 잡지에서 자주 보이던 꽃들이다.
어두워지면 조명에 불이 들어온다.
크리스마스 에프터 세일 기간이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지쳤다. 하지만 나도 칼 라커펠트 지갑을 50% 할인으로 득템! 여전히 잘 사용하고 있다.
20만원인데 10만원에 득템, 나처럼 하나 사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 중국인 관광객들과 젊은 여성들이 명품 브랜드를 휩쓸고 있었다. 심지어 텍스 프리도 받음! 와우!






낯선 교통수단은 늘 불안하다

공항철도


코펜하겐 공항과 시내는 매우 가깝다. 하지만 심리적 거리는 엄청났다. 공항의 코인로커를 이용하고, 텍스 프리를 처리하고 이런저런 생각에 골치가 아팠다. 여러 철도들 승강장 중 코펜하겐으로 가는 철도 승강장을 찾기 위해 계속 신경을 쓰고 실수로 락이 걸려버린 신용카드 때문에 결제가 불편해져서 뭘 사 먹는 것도 눈치가 보이다 보니 너무 피곤해져서 서둘러 공항으로 돌아와 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체력의 한계가 왔었던 것 같다. 매일같이 제일 첫 비행기와 제일 늦은 비행기를 타고 급하게 돌아다니다 보니 우울한 날씨와 저조한 체력과 바닥을 보이는 잔고가 더더욱 나를 쓸쓸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아마 코펜하겐에서 1박이라는 여유가 있었다면 더 나았을 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기만 하다. 공항철도는 역시나 직원이 돌아다니며 직접 티켓을 체크했었던 것 같다. 시티 패스가 있다면 추가 요금 없이 공항까지 갈 수 있다.

반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철도의 사인물들은 푸른 빛 도는 보라색 일색
반면에 코펜하겐은 상당히 밝다. 그리고 빨갛고 어두운 벽돌색이다.
역사 내에는 먹을 것들도 많고 다양한 편의시설이 존재한다.
역사 내부의 모습. 붉은 색의 티켓 발매기와 깃발, 붉은 색조의 타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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