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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스 Dec 24. 2019

대학교 중퇴에서 지역 총책임자까지

레버리지의 신을 만나다

"너도 마실래?"


평화로운 논스 코워킹. 점심 먹고 유튜브 댕댕이 영상을 보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말을 건다. 댕댕이 영상을 볼 때만큼은 방해받기 싫어하는지라 조금 찌푸린 표정으로 뒤를 바라본다.


뽀글뽀글한 머리. 웃는 상인지 웃고 있는지 모르겠는 얼굴. 햄스터 마냥 통통한 볼. 미생의 김대리스러운 술배. 한 손에 들려 있는 초코라떼.


"너도 한 모금 할래?"


"나 라떼류는 잘 안 먹는다고 했잖아"


"아 맞다 맞다~.. 뭐 하고 있었어?"


"댕댕이 영상 보고 있었지~ 겁나 귀엽지 않아?"


"헉 나도 댕댕이 겁나 좋아하는데!"


코워킹에 울려 퍼지는 사춘기가 덜 끝난 것 같은 개구쟁이 하이피치 목소리. 초코우유를 쪽쪽 빨며 뒤에서 댕댕이 영상을 같이 본다. 신경쓰이게시리..


"넌 갑자기 여기서 뭐 해?"


"난 있다가 미팅하는데 그 전에 바람 쐬려 놀러왔지"


미팅이라.. 안 그래도 한국엔 지사도 없고 한국인 직원은 아예 뽑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 일본 기업에 이 친구가 입사했다고 들었던 참인데 그 내막이 궁금해진다.


"야 근데 너 회사 한국에는 지사도 없고 공고 낸 적도 없다는데 어떻게 입사한 거야?"


"그냥 회사에 메일 보내서 같이 일하자고 했지"


"그게 다야?.. 메일 한 통?"


"레버리지를 좀 써야쥐"


"레버리지?"


"응, 메일에 나 한국에서 좀 알아주는 IT관련 인플루언서니깐 같이 일하면 회사에 도움될 것 같다고 얘기했지"


"근데 너 인플루언서 아니잖아"


"응, 아니야"


"뭐여 그러면"


"급 유튜브 채널 파고 내가 운영하고 있는 카톡 오픈챗 스샷 찍어줬지"


"그니깐 뭐래?"


"일본에서 인터뷰 한번 해보자 하더라고?"


"키야..."


"근데 그때 딱 덥석 받아 물면 안 되고~"


"어어"


"그럼 회사 방문차 촬영을 좀 해서 내 팬들한테 소개해줘도 되냐고 말해야지. 회사 마케팅 효과도 있을 것 같다고 하고"


"그러니깐 뭐래?"


"그러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맙다고 그러지"


"사기꾼이네.."


"그게 '사기꾼'의 정의라면 ^^.."


"그래서 그냥 혼자 간 거야? 셀카봉 가지고?"


"에헤이~ 셀카봉은 무슨.. 일일 촬영팀을 고용해야지~"


"미친놈.."


"딱~ 촬영팀 회사에 데리고 가서 겁나 투어 해야지~ 부끄러워하는 직원들 인터뷰도 해 주고, CEO한테도 카메라 보고 한 말씀 부탁한다고 하고"


"진짜 미친놈이네"


"나름 재밌음"


"그래서 그렇게 인플루언서 각 나오면 바로 채용되는 거야?"


"아니, 당연히 면접을 잘 봐야지"


"오~"


"난 사실 이미 예전부터 그 회사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공부를 많이 해서 면접 자체는 큰 걸림돌이 없을 거라 예상했어. 단지 그 첫 스타트를 뚫는 방법이 중요했던 거지"


"근데 너 미국에서 대학 다니고 있었잖아? 대학은?"


"자퇴했는데?"


"헐, 왜?"


"대학 어차피 좋은데 취업해서 돈 많이 벌려고 하는 거 아냐?"


"그.. 그런가?"


"최소한 나에게 대학은 그런 곳이었는데, 좋은 외국기업에 취업했고 거기다가 신입이 아니고 Business Development Executive겸 Global Listing 총책임자로 들어가서 연봉도 사실 괜찮으니 대학을 중퇴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겨"


"이야 이거 완전 물건이네. 너 막 대학도 그렇게 들어간거 아냐?"


"어떻게 알았냐"


"대박.."


"미국 간 다음 총장님한테 바로 면담 신청해서 나 돈 없이 입학했는데 어떡하냐고.. 그래도 왔으니 받아줘야 할 것 같다고 담판을 지었지"


"그게 가능해?"


"잘 말씀드리니깐 어찌어찌 우회해서 용돈 버는 방법이랑 대학 등록금 받는 법을 알려주시더라고 ㅋㅋ"


"무슨 영화찍냐?"


"에이 영화는 무슨~ 잃을 게 없으니깐 그냥 부딪혀 보는 거지 뭐. 별거 있나~"


"야.."


"왜"


"그 초코우유 한 모금만 줘 봐"




쪼꼬유유를 건넨 주인공은 Harvey. 


잘쉥깄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 리퀴드에 입사한 Harvey. 그것도 신입이 아닌 Business Development Executive이자 Global Listing 관련 총책임자로 입사한 멋있는 자식. 겉으로 보면 그냥 초코우유 좋아하는 동네 친구 같은데 그 내공을 조금이라도 파악하면 비범함이 느껴지는 아이다. Harvey의 처세술은 일각에서 '소셜 엔지니어링'이라고도 부르는데 말로만 들어봤지,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너무나 믿기지가 않아 실제로 Harvey가 레버리지로 사용한 컨텐츠들과 링크들을 부탁했다.


Harvey 관련 미디엄 기사 (인플루언서? 방문기념 회사에서 배포한 글)

https://medium.com/quoineglobal/meet-harvey-the-first-liquid-ambassador-642a3ed47b8c


본격 일일 촬영팀 데리고 본사 방문했던 영상 (가관임 / 한국어 자막)

https://youtu.be/yvOHCpu3_1s


CEO에게 보냈던 영상편지 (대박)

https://youtu.be/mDQrUQQd-EI


최근 Telegram 토큰세일 AMA 호스트 영상

https://youtu.be/Chkw-rtgt6Y


위 링크들에서 Harvey의 신적인 레버리지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사기'라고 하기엔 너무 정교하고 아름다워 나는 이 놈을 인간관계의 '아티스트'라 부른다.


멋있는 놈의 멋있는 명함


논스는 참 재밌는 놈이 많은 것 같다.


 작성 Forever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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