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의 손길이 존재하는 한
11년 차 주부인데, 이쯤 되면 나도 내가 요리를 좀 할 줄 알았고 남편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그렇지만 내 '떵손'은 시간과 경험 따위에 굴복하지 않고 한결같은 '떵스러움'을 유지해오고 있다.
결혼 초기만 하더라도 집에서 준비하는 음식이 좀 더 건강에 좋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에서 퇴근 후 30분 내로 뭐든지 준비를 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냥 사 먹는 게 낫지 않겠냐는 남편의 권유도 있었고 (퇴근 후 부랴부랴 저녁 준비하는 내가 안쓰러워서 그랬겠지?) 유기농, 친환경 식자재로 만든 완제품이나 반제품도 많이 나와서, 직접 요리하기보다는 다 만들어진 음식을 사서 덮이기만 해서 저녁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아졌다.
고기 굽고, 야채 씻고 이런 건 나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라면, 최근 몇 년 동안은 내가 요리를 직접 한 적은 거의 없고(일단 내가 음식을 준비할라치면 아이가 싫어한다. 맛이 없을 거라며...) 대부분의 경우 완제품 포장을 뜯어서 따듯하고, 정갈하게 내어놓고 있다.
요즘은 하루 배송, 새벽 배송도 가능한 시대가 아닌가. 전날 주문은 출근 전에, 오전에 주문하면 퇴근 전에 배송해주는 감사한 업체와 이를 가능하게 해 준 배송기사님들.
몇 달 전에 만난 친구는 퇴근해서 집에 가자마자 저녁을 준비해서 차리는데, 남편이 식사시간이 늦어진다고 한소리 했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듣고 화가 났다.
넌 왜 이런 걸 모르니?? 마켓*리, 쿠* 로*프레쉬, 오아*스 등등 등등!!
물론 엄마가 건강한 재료로 준비하는 집밥보다 몸에 더 좋을 수는 없겠지만, 엄마가 조금 편리하게 저녁을 준비함으로써 아낄 수 있는 에너지를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거나 본인을 위해 쓸 수도 있지 않을까.
새벽 배송업체여 흥하라! (배송기사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어느 워킹맘의 멘탈관리법.
내가 어렵고 바쁘게 준비하는 (맛도 별로인) 식사보다는 새벽 배송업체의 도움을 받아 맛있는 저녁을 편리하게 준비하는 게 모두를 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