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코 (Asako I & II, 2019)

하마구치 류스케의 <아사코>를 보고

by sunjoo


1. 아사코는 사랑 영화일까? 성장 영화일까?

<아사코>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호불호가 확실한 작품입니다. 아마 <아사코> 라는 영화의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데요. 해당 작품에서 아사코는 영화 내내 늘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또 실연하기를 반복합니다. 그래서 우린 이 영화를 보며 아, 아사코는 사랑 영화구나, 라고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아사코는 진짜 사랑 영화일까요? 우선 느끼는 이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사랑 영화도 맞고, 성장 영화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작품은 사랑이라는 감정 혹은 연인이라는 관계 그 자체를 보여 주는 것에 집중하기보단, 이를 아사코의 성장이라는 주요 테마와 직접적으로 연결 지으며, “아사코라는 주체적인 인물이 사랑이라는 미로 속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가?” 라는 질문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죠. 아사코라는 제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내내 사랑을 했던 아사코의 이름이 곧 이 영화의 제목인데요. 그러나 정작 아사코와 사랑을 나눴던 대상들에 대한 언급은 일절 드러나지 않고, 오직 아사코라는 한 사람의 이름 뿐입니다.


​주어지는 선택의 기로에서 아사코가 어떤 선택을 할지, 또 아사코가 어떤 길을 향해 걸어갈지, 아사코의 성장에 대한 테마에 집중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아사코의 사랑 영화다’ 라는 생각보다는, ‘사랑을 하는 아사코의 성장 영화다’ 라고 생각을 하며 영화를 관람하면 조금 더 좋은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2. 아사코는 무매력인가?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아사코라는 캐릭터가 내 주변인이었으면 정말 골치 아팠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 정도로 변덕도 심하고, 늘 제멋대로 행동하죠. 아마 이 영화에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두 번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부분들 덕분에 이 캐릭터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어요. 굉장히 내향적이고 묵묵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주체적이고 말도 많은 캐릭터이죠. 어떻게 보면 정말 모나다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 발 한 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쓸쓸하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저는 완벽하고 멋진 캐릭터보다, 이렇게 못나고 어딘가 구멍이 나있는 듯한 캐릭터에 더 이끌리는 듯 해요. 오히려 너무 완벽한 캐릭터는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갖지 못하죠. 어느 정도의 심리적 결핍과 고갈은 캐릭터에게 인간적인 매력과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몇 번이고 흔들리지만, 방황하는 삶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아사코라는 캐릭터가 전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네요.



3. 빼놓지 않을 수 없는 카라타 에리카

이 영화를 보며 카라타 에리카에게 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요. 그만큼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배우였던 것 같습니다. 얼굴은 청순한데, 왜인지 모를 서늘함이 존재해서 더 매력적이더라고요.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당최 모르겠는 아사코라는 캐릭터와 너무 잘 어울리는 배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 영화 찍고 상대 배역이랑 불륜 났다고 하더라고요. ​


4. 아사코의 선택을 기다리며

영화 내에서 아사코는 여러 번의 선택을 합니다. 근데 그 선택이 정말 거침 없어요. 나라면 그냥 평생을 후회하고 말았을 것 같은 상황에서조차 갑자기 “나 ~ 할래. 미안해.” 하고 가버리죠. 진짜 얜 뭐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사코가 다음에는 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줄곧 지켜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주변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말하는 아사코가, 부러우면서도 대단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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