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챠니 카인즈>에 대해

드니 빌뇌브의 듄 파트 2 <Dune: part two>를 보고

by sunjoo

프레멘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인정을 받게 된 아트레이데스는 프레멘으로서의 새로운 이름을 부여 받게 된다. 본래 가지고 있던 폴이라는 이름과 ‘기둥의 뿌리’ 라는 뜻을 지닌 우슬, 그리고 ‘물을 만드는 자‘ 라는 뜻을 가진 무앗딥이라는 이름들이 합쳐져 ’폴 무앗딥 우슬‘ 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는데.


페다이킨은 이런 폴의 새로운 이름인 ’폴 무앗딥 우슬‘ 을 외치며, 환영의 의미를 담은 포옹을 한 명씩 건넨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 유일하게 ‘폴 무앗딥 우슬’ 이라는 풀 네임을 부르지 않는 이가 있는데, 이 사람이 바로 폴의 연인이자 페다이킨의 일원인 시하야, 챠니이다.


모두가 폴의 풀 네임을 부를 때, 챠니는 유일하게도 ’우슬‘이라는 이름만을 언급한다. 이는 챠니가 프레멘에게 가지고 있는 충성심과 민족애가 얼마나 깊고 뚜렷한지를 알 수 있음과 동시에, ‘길을 가리키고 물을 만드는 자’ 라는 뜻의 무앗딥이라는 이름을 입 밖으로 내지 않으며, 사실상 아트레이데스가 리산 알 가입 혹은 퀴사츠 해더락에 달린 끔찍한 예언을 따라갈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암시를 능동적으로 거부하고자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넌 프레멘이 아니야, 이름만 프레멘이지.”

챠니는 늘 폴을 진정한 프레멘으로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곤 하였는데, 그러나 정작 이런 챠니의 말과는 달리, 챠니는 사실 그 어떠한 프레멘보다 폴을 프레멘으로서 대하고 있었다.

작중 챠니는 프레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프레멘은 모두 동등해. 성별 나이 그 어떠한 것도 상관없이 모두가 똑같지.“


하지만 과연 정말 모두가 그랬을까. 샤이훌루드의 시험을 통과하여 비로소 진정한 프레멘으로 거듭난 폴이었지만, 정작 프레멘은 그런 폴을 앞에 두고 우리를 구원 시킬 메시아이자 리산 알 가입이 재림하였다며 무릎을 꿇고 기도를 외웠다. 무앗딥과 그를 따르는 자. 길을 밝히는 자와 그 길을 걸어가는 자. 프레멘은 그렇게 스스로 자세를 낮춰 폴을 우러러만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프레멘 안에서 오직 챠니만이, 프레멘으로서의 자세로 프레멘인 폴을 대한다. 리산 알 가입이 아닌 우슬과 나, 메시아가 아닌 폴 아트레이데스와 나. 영화 초반 폴에게 매번 넌 프레멘이 아니라고 말했던 챠니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프레멘의 정신으로서 프레멘인 폴을 바라보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이 ‘무릎을 꿇는 행위’에 대해 조금 더 말을 해보자면,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상대에게 복종하거나 예를 갖춘다는 의미를 전하는 아주 대표적인 자세인데, 폴 앞에서 수시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빌어대는 다른 프레멘과 달리, 작중 챠니는 단 한 번의 순간을 제외한 모든 순간에서 폴에게 무릎을 꿇지 않는다. (물론 강제성에 의하여 억지로 꿇은 적 역시 있다) 심지어는 황제가 폴의 손등에 키스를 할 때조차, 챠니는 무릎을 꿇지 않고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다 밖으로 나가버리는데.

그렇다면 챠니가 폴 앞에서 무릎을 꿇었던 단 한 번의 순간, 그것은 언제였을까. 그건 바로 생명의 물을 마셔버린 폴이 영영 죽어버렸다고 착각했을 때이다. 무앗딥에 대한 숭배가 아닌, 오직 우슬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무릎을 꿇었던 챠니. 어쩌면 이게 바로 그녀가 폴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유일한 사람인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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