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노마드의 집 구하기 실전 리포트
치앙마이에서 한 달이란 기간 동안 거주하는 문제는
이 곳이 워낙 장기체류자들을 위한 콘도미니엄이 많은 곳이라고 들었고,
에어비엔비에서도 수많은 임대하는 집들을 볼 수 있어서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치앙마이에서 장기 체류를 하다 돌아온 지인 분에게서 지낼 집은 에어비엔비에서 구해도 되는데 직접 가서 보는 게 더 저렴하다는 정도의 얘기만 들었다.
아무래도 2차 임대의 형식을 띄는 에어비앤비보다는 오프라인에서 부동산을 구하는 게 더 나은 가격일 거라 예상은 하지만 실제 가서 어떤 형식으로 임대를 하는지는 모르는 상태였다.
일단 집 구하는 기간을 3일 정도로 넉넉하게 잡고, 대략 거주할 지역으로 염두에 둔 님만해민 거리에 가까운 싼띠땀 지역의 지에스타란 호텔만 예약했다
본격적으로 정보 수집 차 에어비엔비에서 인근 임대 시세를 알아보니,
한 달 기준 30만 원대에서 100만 원이 넘는 월세로 다양한 집들이 있었다.
저렴하게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 보였으나,
지역은 가급적 님만해민 안으로 정하고자 했고
내부는 깔끔해 보이되, 수영장이나 운동할만한 Gym이 딸려있으면 좋겠다라는 정도로 기준을 정하고 나니
님만해민 내에서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았다.
치앙마이대학 쪽이나 싼띠땀 등 인근 지역들에 더 많은 집이 있긴 했으나
도착해서 걸어 다녀보고 나니 코워킹 스페이스 외에 크게 움직일 것 같지 않은 내 성향상
님만해민 거리 안으로 꼭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지역을 좁히기로 했다.
에어비엔비 상에서 호스트들과 쪽지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며
1. 수영장은 없지만 위치 님만해민 안쪽에 위치하고 만족스러우며 임대료도 월 50만 원대부터로 저렴한 곳(The Mirror)
2. 개인이 월 임대료 80만 원대로 내놓은 마야 몰 인근의 콘도 한 곳
3. 개인이 2차 임대로 내놓은 Palm Spring이란 콘도
대략 위시리스트에 찍어놓고 다음 날 직접 다녀보면서 발품을 팔아 보기로 했다.
여긴 오프라인으로 방을 구할 땐 부동산을 통해야 하는 건지 과정을 몰라서 고민이었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던 게,
다들 서비스드 아파트먼트 개념이라 해당 콘도에 가면 1층 세일 오피스에서 다 안내해주고 계약까지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님만해민 안쪽을 걸어 다니며 보이는 콘도미니엄마다 들어가 보았다.
3군데 정도 임대료를 알아본 후 새롭게 후보 콘도를 정리했는데,
1. 에어비엔비에서도 검색한 The Mirro 콘도의 경우 40제곱미터인 Type C 기준 월 16000바트로 에어비앤비 상 임대료와 거의 같았다. 아마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개인이 2차 임대를 내놓은 게 아니라 콘도 직원인 것 같았다.
2. 님만해민 Soi 17에 위치한 S17@님만이란 곳 역시 무난해 보였다. 30제곱미터 기준 한 달 기준 임대료 19500바트로 안내받았었다.
https://www.facebook.com/S17-NIMMAN-1411838945811973/
3. Palm Spring도 근처 위치였는데 임대료는 방의 층과 평수에 따라 다양했고, 15000~20000바트정도. 훌륭한 수영장과 요식적인 Gym을 갖추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3번 Palm Spring콘도가 훌륭한 수영장과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 그리고 당시 보게 된 방의 창 밖으로 전망 등 모든 면에서 마음에 들었다. 더 작은 면적의 더 높은 층이 있었지만 좀 갑갑하게 느껴져서 Palm Spring내에선 큰 편인 38제곱미터 크기의 방으로 계약하게 됐다.
당시 Palm Spring은 개인이 2차 임대를 내놓은 곳이 에어비엔비에 한 군데 있었는데, 아무래도 단기 임대 위주로 내놓은 건지 한 달이라고 크게 할인을 하지 않아 한 달 임대료로는 비싸게 되어있었다. 결과적으로 직접 방문해서 Palm Spring의 세일 오피스에서 계약한 게 훨씬 돈을 아끼는 결과였다.
계약과정은 월세 2만바트와 월세와 동일한 보증금 2만바트가 필요했고
현금으로 들고 가서 계약서를 쓰고 여권을 복사하고, 우리나라 부동산에서 월세 계약하는 것과 같이 계약서 3장을 써서, 임차인, 임대인(나), 중개하는 세일 오피스 세 군데로 나눴다.
전기요금은 따로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시스템이었고, 인터넷 요금은 포함되어있었다. 입주 후 2일 정도 지나서 기사가 와서 설치했다.(아마 내가 이 집의 첫 임대자 같기도 했다. 모든 물건이 새것이고 인터넷도 설치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다.)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침구, 식기도구, 그릇, 냄비 등은 갖춰져 있으나 소소하게 사야 되는 것은 많이 있었고, 리스트를 작성해 인근 마야 몰의 마트와 다이소에서 소소한 것들만 샀다.
결과적으로 이 곳 치앙마이 님만해민은 살 곳을 찾기가 노마드 쌩초보에게도 매우 낮은 난이도의 수준으로 쉽게 느껴졌다.
이후 한 달 정도 지내면서 알게 된 것은, 치앙마이는 저렴하게 지내려고 한다면 정말 저렴한 숙소는 많다는 것이다. 1만5천바트에서 2만바트 정도 하는 Palm Spring도 현지 체류자들 중엔 비싼 축이었고, 꼭 님만해민을 고집할 필요 없이 치앙마이의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산다는 길 건너 바로 산띠땀으로 가면 훨씬 저렴한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한 달 정도 짧게 체류하는 여행자 신분이기도 하고, 수영장 있는 콘도에서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에 Palm Spring에 머무르긴 했지만, 수영장은 싼띠땀에 아주 큰 외부인 이용 가능한 수영장도 있었다.
치앙마이에 체류하는 노마드 커뮤니티에선 비싼 님만해민보단 싼띠땀 쪽을 더 추천하는 분위기였다. 나름 여기선 뜨고 있는 동네인 듯했다.
사실 처음 묵은 호텔이 싼띠땀 입구 쪽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며칠 있으면서 느낀 건, 님만해민과 큰길 하나 건너에 있는 지역이지만, 여러모로 식당이나 주거물가는 싸겠구나 하는 느낌은 들었다. 하지만 밤이 조금 늦으면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아직은 개발이 덜된 지역의 느낌이 강했다. 님만해민에 묵을 땐 아무리 밤이 늦어도 극히 안전하다는 느낌과 사람의 왕래도 많고 상대적으로 밝은 느낌이어서, 한 달 정도의 일정에서 님만해민에 머무른 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숙소를 찾는 일의 연속인 보통의 여행과는 달리, 일과 여행을 병행해야 하는 디지털 노마드에겐 안정된 주거공간이 중요할 것이다. 어느 정도 장기의 기간동안 체류하는 경우엔 살 곳을 구하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 성공적인 디지털 노마드 생활의 첫걸음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