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일할 것인가?
치앙마이에 오고 난 후 생각지 못한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와서 글쓰기 및 소일거리를 할 장소로 당연히 코워킹스페이스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와보니 생각이 조금 바뀐 것이다.
그 고민은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코워킹스페이스인 펀스페이스에 간 날 시작됐다.
원래 계획은 펀스페이스에 한 달 멤버십을 끊고, 출퇴근을 하며 글쓰기 및 소소한 작업들을 해나갈 생각이었다.
펀스페이스에 가본 첫인상은 사진으로 보던 대로 깔끔한 좋은 환경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마드들이 많았다. 매번 자리를 찾기 힘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좌석이 풀로 찰 때도 있었고, 공간 자체가 그리 큰 곳이 아니라 어느 정도 사람이 차면 조용은 하지만 꽉 차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하루 사용으로 등록하면 229바트인데 (인근 새로 생긴 코워킹 스페이스인 The Brick은 249바트) 여기 물가를 감안하면 보통 커피가 50~90바트정도인 카페에 비해 그리 저렴하다고 하긴 힘들다. (물론 한 달 멤버십으로 끊고 매일 이용한다면 훨씬 저렴하다.)
그리고 펀스페이스 같은 경우는 좌석이 모두 사무실에서 쓰는 바퀴 달린 의자라서, 고정된 의자를 선호하는 취향상 100% 맘에 드는 환경이라고 느껴지진 않았다.
그래도 분위기도 맘에 들고, 그 장소에서 여러 디지털 노마드들이 일하는 모습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싶었지만, 한 달 내내 이곳만 이용하는 게 최선일까 싶은 고민이 생겼다.
결국 선택은 한 달 동안 여러 카페와 코워킹스페이스를 왔다 갔다 하며 보내기였다.
한 달 단위로 할 경우 훨씬 할인이 되는 멤버십에 비해선 덜 경제적일 순 있지만, 카페와 코워킹스페이스를 비교 체험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 노마드에게 카페와 코워킹스페이스의 장단점을 간략하게 남겨보고자 한다.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은 '코워킹스페이스'
디지털 노마드의 일 중엔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이 필수적인 경우가 많다.
단순 웹서핑이 아니라 업로드 속도가 끊기지 않는 인터넷 속도가 업무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당연히 코워킹스페이스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카페의 경우 대부분 와이파이가 되긴 하지만, 속도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순 웹서핑이라면 대개 문제없지만, 업무에 필요한 부분이라면 코워킹스페이스를 선택하는 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단 코워킹스페이스에 따라선 와이파이 접속 디바이스의 개수를 제한하기도 한다. 펀스페이스의 경우엔 일정 기간 이상 멤버십인 경우에만 2개의 디바이스 와이파이 접속을 허용하고, 마야 몰의 CAMP의 경우엔 50바트이상 음료를 구매 시 2시간 동안 이용 가능한 하나의 아이디를 부여한다.
대개의 카페는 비번으로 와이파이를 접속하기 때문에 디바이스 접속 개수의 제한은 없다. 다만 사람이 많은 경우 와이파이 속도에 또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스카이프룸, 미팅룸이 필요하다면 '코워킹스페이스'
인터넷 화상 인터뷰나, 화상회의가 가능한 스카이프룸같은 독립된 공간을 갖추고 있는 것도 코워킹스페이스의 장점이다.
유튜빙 등 영상 관련 비즈니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도, 소음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팀으로 회의를 진행하기 위한 미팅룸도 모든 코워킹스페이스가 갖추고 있는 부분이다.
물론 카페에서도 자유롭게 회의를 할 수 있긴 하지만, 독립된 회의실/미팅룸이 필요하다면 코워킹스페이스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이런 필수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이 코워킹스페이스의 장점이다. 카페에선 제공되기 힘든 부분이므로 코워킹스페이스를 선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편안한 좌석, 넓은 공간, 자유로운 분위기를 원한다면 '카페'
카페의 장점은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이 곳 치앙마이엔 정말 많고 다양한 카페들이 있고, 본인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선택 가능하다.
좌석이나 분위기가 뭐가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취향에 따라 혹은 이런 주변 환경에 집중되는 정도가 영향을 받는 다면 선택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글쓰기를 할 때 좌석이 잘 맞는 곳을 선호하는 편이라, 많은 시간을 카페에 가서 보냈다.
여러 자료를 검색해야 하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와이파이 속도로 문제 될 게 없는 부분이었다.
펀스페이스의 경우는 좌석이 모두 사무실에서 쓰는 바퀴 달린 의자라 고정된 의자를 선호하는 편이라 맘에 드는 카페의 좌석을 찾아가게 되었다.
분위기도 코워킹스페이스는 각자 다른 일을 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업무를 하는 조용한 분위기라 그런 부분도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님만해민 거리의 여러 카페들을 보면 글쓰기 등 여러 작업에 열중 중인 노마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워킹스페이스의 구비 시설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엔 카페에 와서 치앙마이의 유명한 태국 북부의 커피와 함께 본인의 작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하다.
또 방문해본 코워킹스페이스는 공간 자체는 그리 넓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펀스페이스는 많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이용하는 곳이라 좌석이 대부분 차 있는 경우가 많았고, The Brick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코워킹스페이스라 공간이 여유롭긴 했지만, 분위기가 태국 스타트업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분위기였다. 마나MANA코워킹스페이스 역시 공간은 좁았으나, 왠지 정감 가는 분위기가 있어 종종 이용하곤 했다. 조금 다른 형태의 코워킹스페이스인 마야 몰의 CAMP의 경우엔 공간은 매우 넓으나 워낙 치앙마이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 좌석을 찾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상당히 북적이는 곳이다.
카페는 치앙마이 님만해민 거리에 워낙 많기 때문에, 꼭 한 곳을 고집하지 않는 다면 얼마든지 여유로운 카페를 찾을 수 있다.
치앙마이의 24시간 스터디 카페들
치앙마이에 한 달 동안 지내며 이 곳이 교육도시가 맞는구나 하고 느낀 적이 많았다.
많은 서점과 문구점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그렇지만,
24시간 운영하는 카페가 꽤 있었고, 또 그 카페마다 공부하고 있는 치앙마이 학생들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이 그 이유였다.
님만해민 쪽만 해도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카페가 'WAKE UP', '탐앤탐스', 'WIDE-AWAKE' 그리고 무료 카페이자 코워킹스페이스로도 쓰이는 'CAMP'까지 여러 곳이 있는데, 수많은 이 곳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코워킹스페이스 또한 대부분 늦은 시간까지 이용 가능 하지만, 펀스페이스의 경우엔 일정기간 이상 멤버십에 가입해야 저녁 6시 이후엔 입장 가능하고, MANA코워킹스페이스도 저녁 10시까지 운영한다.
이런 점도 고려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면업(?) 분위기
한창 카페만 갈 때는 못 느꼈는데, 다시 펀스페이스에 가니 느낀 면업 분위기란 게 있었다.
카페가 자유로워서 좋긴 한데 그만큼 편안한 분위기이다 보니 할 일을 하지 않고 늘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코워킹스페이스에 있다 보면, 다들 열심히 업무 중이다 보니 아무래도 딴짓을 하기보단 해야 할 일에 손이 가게 된다.
카페라고 해서 꼭 그렇진 않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일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는 있었다.
모인 사람들의 목적과 마음가짐에 따라 형성되는 차이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선택은 본인이 하는 일이 어떤 종류이냐에 따라, 그리고 취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제공하는 공간이나 시설이 필수적이지 않은 경우엔, 더 선호하는 분위기나 좌석에 따라 카페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코워킹스페이스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 모든 선택지를 충분히 갖춘 치앙마이는 왜 이곳 디지털 노마드의 수도라고 하는지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