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가 아니고 전시라니까요
갈색병으로 유명한 미국 에스티 로더 그룹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라 쓰고 럭셔리 고급 비싼 브랜드라 부르는, 라 메르 LA MER. 팝업도 스케일이 다르다. 장소부터 남다르다. 업사이클링 갤러리로 유명한 탱크 상하이(Tank Shanghai, 油罐艺术中心)에서 말 그대로 '전시'를 했다.
요즘 전시의 트랜드라고 할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제품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진 전시에 수려한 외모와 매너와 목소리로 전시장 곳곳에서 안내하는 직원들까지, 누군가의 영감과 열정을 보고 싶어 돈을 주고 전시를 보러 다니는 마당에, 홍보를 당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되려 고마운 전시였고 완벽한 전시이자 자연스러운 자본주의 홍보의 장이었다. 고급진 니베아 향이 나는 라 메르 제품을 손 등에 발라 보며 제품 가격이 몇 천원 하니, 몇 백 원 정도를 바른 셈이네 하며 너스레도 떨어 본다. 당장의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관람객에게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 시켰다. 뭘 제대로 아는 이들이 만든 마케팅이고 광고였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공중 계정 가입을 하면 고급진 초록 종이가방을 주는데, 샘플일 거라는 예상을 뒤집고 전시의 주제를 담은 금색의 달 모양 책갈피가 나오는 것마저 이것을 기획한 이들이 이것을 홍보가 아닌 전시로 대하고 있음을, 그리고 '우리 제품은 샘플로도 줄 수 없는 고급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했다. 똑똑하다. 이 게시물 또한 라 메르 제품에 대한 홍보나 광고의 포스팅이 아니다. 경제 논리와 상품에 예술과 체험과 일상을 담은 이 팝업을 기획하고 운영한 그들의 생각과 기획가 아이디어를 조금 오래 기억하고자 한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무료 입장. 24시간 그린코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