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명상일기

명상을 하면서 느끼는 점

by 농농이네

자기 전에 10분간 명상을 하곤 했다. 최근에 10분은 짧게 느껴져서 20분으로 늘렸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20분의 명상은 마치 영원처럼 느껴진다. 끝나고 나면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이다. 졸린 느낌은 아니고 마치 깊은 어딘가에 다녀온 듯한 느낌이다.


명상을 시작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시간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럴 때마다 자세를 바로잡고 오로지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내 앞에 마치 어떤 점이 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점을 응시한다고 상상하며 호흡에 집중하면 그 충동도 가라앉는다.


명상 중에는 거의 항상 깊은 속에 있던 과거의 트라우마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기억과 함께,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까지 함께 되살아난다. 분노와 슬픔, 마치 어제 느꼈던 것처럼 격정적이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고 나의 무의식에 존재하면서 나를 조종하는 생각과 감정들이 아닐까 싶다.


감정이 거세질 때면, 그 흐름을 억지로 막아보려고 하기보다 다시 나의 생각과 감정들을 그저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며 나와는 이제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암시하고, 그 장면을 오래된 흑백영화라고 상상한다. 그리고 생각과 감정을 그저 지켜보며 깊은 호흡과 함께 감정이 잔잔해지길 기다린다.


가만히 떠오르는 생각들을 지켜보다 보면 문득 좋은 인사이트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내가 무엇에 집착하여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는지, 내가 상대방을 탓하고 있는 문제에서 나는 책임이 없었는지 등등 평소에 의식적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성찰을 하게 된다.


명상이라는 것은 나 자신에게 더 가까워지는 시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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