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오지만, 날씨는 좋다

by 농농이네

사람들은 흔히 “날씨가 좋다”라는 말을 한다.

사람들이 날씨가 좋다고 할 때, 의미는 보통 이렇지 않을까? 날씨가 화창하며, 비가 오지 않고 바람이 적당하게 불면서 너무 덥지도 않고 너무 춥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 거기에 미세먼지까지 없으면 금상청화다. 그런데 나는 좀 다르게 말하고 싶다.


나는 비가 오는 날이 좋다. 비가 오면 자연에 꼭 필요한 물이 공급되고, 생태계는 조용히 숨을 돌린다. 잎사귀는 빗방울을 받아들이며 생기를 되찾고, 마른땅은 물기를 머금으며 다시 살아난다.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고개를 숙이지만, 나는 그 조용하고 습하고 축축한 풍경이 좋다. 조금은 감정이 센티해지지만, 맑은 날에는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이기에 소중하다.


그래서 나는 비 오는 날에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날씨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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