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소포니아일까?
주말에 근교에 있는 조용한 카페에 왔다.
나는 한 커플의 옆자리에 앉았고, 노트북을 꺼내고 세팅을 하였다.
그런데 어떤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쪼오오옵~~~"
카페에 있던 커플 중 남자가 커피잔의 얼음을 빨아 당기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신경 쓰지 않았다.
워낙에 그런 사람들이 많고 대부분 한 두 번 그러고 마니까.
그런데 이 남자는 달랐다.
딱 봐도 거의 비어있는 것이 확실해 보이는 커피잔의 마지막 한 방울도 아까운 듯
빨대를 쉴 새 없이 빨아 당겼고, 소리는 거의 1분에 한 번씩 반복되었다.
불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쪼옥, 쫍 쪼옥” 하는 소리.
마치 치과에서 들을 수 있는 석션기의 소리 같았다.
그 순간부터 나의 온 신경은 그 소리를 기다리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언제 또 소리가 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집중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그 남자가 소리를 낼 때마다 쳐다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카페에서 큰 목소리로 대화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카페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니까.
조용히 집중하고 싶다면 그런 목적에 맞게 스터디카페나 사무실에 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뇌의 문을 발로 차고 들어오는 소음들이 있다.
내가 미소포니아여서 소리에 예민한 걸까?
특히, 다른 사람들이 입으로 내는 소리를 참기가 힘들다.
쩝쩝거리는 소리
얼음만 남은 음료를 빨아 당기는 소리,
입은 아니지만 손가락 관절을 뚝뚝 꺾는소리.
이런 소리들은 내 집중을 순식간에 무너뜨린다.
어쨌든 자리를 옮기고 싶었지만 앉을 만한 다른 자리는 없었다.
결국 이어폰의 볼륨을 높여야 했다.
쫍쫍 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볼륨을 많이 높여야 했고…
억울함이 들었다.
“왜 저런 무례한 행동 때문에 내 청각을 희생시켜야 할까?”
그 생각이 들자 조금 화가 났다.
그러고 나서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나 역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것들을 직접적으로 말해주는 사람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그래서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어린 시절 들었던 충고들을 가끔은 스스로 떠올려 봐야 하고,
자기 자신을 더더욱 객관적으로 보고 성찰할 수 있는 관점을 키워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불쾌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