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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Oct 18. 2018

호텔을 중심으로 테마여행을 계획하는 법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 첫 번째 이야기

호텔이라는 테마로 오랫동안 여행을 하다 보니, 관광지가 아닌 호텔이 있는 지역으로 모든 여정을 짜게 된다. 그런 여행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곳으로 나를 이끈다. 호텔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위치다. 여기서의 위치란,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선택하는 위치와는 의미가 다르다. 주요 관광지를 오가기 편리한 호텔 위치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 대신“여기 한번 와보세요. 여기도 많은 게 있어요”라고 말해주는, 나보다 더 능동적으로 여행을 이끌고 여행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는 호텔을 택한다. 물론 그런 호텔을 찾아내는 감식안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듬어진 주관적인 취향이기도 하다.


내 여행의 결을 좀 더 섬세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호텔을 만나면, 호텔과 그 주변만 돌아보는 일정만으로도 도시를 매우 효율적으로 여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런 호텔을 알아보는 방법은 따로 있는 것일까? 또한 호텔을 먼저 고른 후에 주변 지역과 연계해서 여행 계획을 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호텔 테마 여행을 잘 계획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여행 기간, 도시의 재방문 여부, 그리고 도심인지, 도심 주변 지역인지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제부터 호텔을 중심으로 테마 여행을 짜는 3가지 요령을 소개한다.




시티 가이드 웹진을 별도로 운영하는 시티즌엠 호텔. 자신의 선호와 취향에 맞는 각 도시의 여행정보를 찾을 수 있다. 

 

호텔 홈페이지를 반드시 체크하라

한 호텔이 새롭게 생겨날 때는 주변 지역과의 관계 및 여행자의 동선에 대한 수많은 가능성을 고려해서 결정된다. 즉, 나보다 호텔이 그 지역을 더 많이 알고 있으며, 앞으로는 그런 호텔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호텔을 예약하기 전에 호텔 홈페이지에 꼭 들러본다. 호텔 예약 사이트에는 드러나 있지 않은 많은 것이 홈페이지에는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먼저 해당 호텔이 자신들이 속한 지역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찰하며 좋은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는지를 살펴본다. 다시 말해 그 지역의 특색이 호텔에 녹아들어 있는지, 아니면 지역과 괴리되어 표준적인 서비스만 제공하는지를 본다. 소형 호텔, 부티크 호텔만 이런 노력을 하는 건 아니다. 대형 체인 호텔, 특급 호텔 역시 자신들의 방식으로 관광에 불리한 위치를 오히려 강점으로 새롭게 부각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지역 사람들만 가는 동네 맛집과 펍, 작은 주말 시장이나 이벤트를 홈페이지에 소개한 호텔이라면, 컨시어지에서도 많은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호텔을 기준으로 여행 계획을 짜면 관광지에 연연하지 않게 되므로, 가이드북을 그대로 따라하는 틀에 박힌 여행에서는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 있다.





압도적인 호텔 수를 보유한 태국의 수도 방콕은, 호텔여행을 시작하기에 좋은 도시다. 사진은 인디고 방콕(indigo Bangkok). 


첫 호텔 여행은 재방문 도시로

호텔을 중심으로 한 여행을 처음으로 계획한다면, 기존에 한 번 정도는 방문해본 경험이 있는 도시에서 먼저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그래야 각 호텔 간의 동선을 짜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호텔 테마 여행은 호텔을 자주 옮기게 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동선이 늘어지고 시간을 낭비하기가 쉽다. 나의 경우 2박을 기준으로 호텔을 바꾸기 때문에, 호텔 간의 거리나 순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래도 재방문 도시는 지역 간의 대중교통 상황이나 거리를 파악하기 쉽기 때문에, 호텔 이동에 따른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또한 재방문 도시의 경우 첫 여행 때 미처 들리지 못해서 궁금했거나 아쉬운 지역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 지역에 호텔이나 숙소를 정하면, 도보로 해당 지역을 돌아볼 수 있고 이동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편리하다. 특히 3~4일의 단기 여행은 호텔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자주 할 경우 상당한 시간적 부담이 된다. 그래서 짧은 기간에 다양한 호텔을 경험하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방문 경험이 있는 도시를 첫 타자로 선정하고 구글맵을 통해 사전에 동선 파악 및 시간 배분을 해놓는 게 좋다.




휴식을 위한 마지막 호텔을 고를 땐, 스파나 사우나 시설을 꼼꼼히 체크해보자. 사진은 랭햄 신티엔디 상하이의 추안 스파. 


차별화된 호텔은 가장 처음이나 마지막으로

정말 멋진 호텔인데 도심에서 한참 떨어져 있거나, 다른 호텔은 다 3성급인데 딱 한 호텔만은 럭셔리 호텔이라 단 하룻밤이라도 체험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 우선 지역적으로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호텔을 예약할 경우 여행의 앞쪽에 배치하면 좋다. 도심→교외→도심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짜면, 왕복 이동에 따른 시간이 소모되므로 도심에서의 체류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반대로 공항에서 해당 지역으로 바로 이동해서 호텔에서 묵고 나면, 이후 일정은 도심에서 보내면 된다.


또한 다양한 등급의 호텔을 예약하는 경우, 가장 좋은 등급의 호텔을 뒤쪽에 배치할 것을 권한다. 어떤 여행자들은 가장 좋은 호텔을 앞쪽에 배치해서 비행의 피로를 푼 다음에 여행을 이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등급(가격)과 서비스 및 시설은 비례하기 때문에 좋은 호텔을 뒤에 배치시켜야 여행의 만족도를 차례로 높여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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