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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Oct 26. 2018

가장 먼저 만나는 알로하

셀프 워크숍 in 하와이 - 하와이안 항공

1인 기업가의 셀프 워크숍 in 하와이 , 잘 다녀왔다. 3주가 조금 안 되는 17일 동안 오아후와 마우이의 9개 호텔을 돌아다니며 동분서주했다.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출간 이후 첫 호텔여행이다 보니 취재할 내용도 너무 많았던 데다, GTS(글로벌 투어리즘 서밋) 참관까지 더해졌다. 결론적으로 나를 돌아보고 내년의 계획을 세우는 '셀프 워크숍'으로서의 목적은 거의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지극히 흔치 않은 기회를 제대로 살리고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내년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기에 위안을 삼아 본다. 대신 이번에 하와이에서 경험한 공간(호텔)과 항공에 대한 이야기를 travel, work, inspiration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기록해보려 한다.





Travel

첫 하와이 여행은 유나이티드 항공의 미국 국내선(시카고~호놀룰루)을 탔다. 8시간이 넘게 무료 기내식 한 번 없는, 건조하고 피곤한 여행이었다. 두 번째 하와이행은 동방항공의 이코노미 석이었다. 환승차 내린 푸동공항에서는 면세구역에서도 보안검사를 하는 통에, 멀쩡한 충전 배터리를 빼앗겼다. 인천에서의 첫 직항으로 주저 없이 하와이안 항공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이번에는 비행기를 탈 때부터 하와이 여행이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내 예상대로, 탑승 구역으로 진입하면서 발 밑을 보니 'Aloha, Welcome aboard'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아직 인천인데, 승무원의 머리를 장식한 플루메리아 꽃과 '알로하' 인사는 벌써 하와이다.  





Work

보통은 장거리 비행을 할 때는 노트북을 미리 꺼내놨다가 식사 후 소등되는 시간부터 간단히 일을 하곤 한다. 어차피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기내이니, 주로 간단한 글을 쓴다. 하지만 오랜만에 비즈니스 탑승이니, 가능하면 영상으로 탑승 과정을 생생히 남겨두고 싶었다. 그래서 기내에서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지는 못했다. 대신 이코노미 석에서는 조명을 켜면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되니 조심하게 되는데, 비즈니스 석은 조명을 켜도 옆 사람과의 간격이 워낙 넉넉해서 하고 싶은 촬영이나 일을 충분히 할 수 있어서 좋았다. USB 충전은 물론, 180도로 완벽하게 펼쳐지기도 하지만 휠을 돌려서 내가 원하는 만큼 각도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좌석 덕분에 어느 때보다도 쾌적하게 일과 휴식을 함께 했던 비행이다. 





Inspiration

여행업에 대해 강의하는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건 역시 호텔과 함께 '항공'을 빼놓을 수 없다. 내 직업 때문이 아니더라도, 국적기 항공사들의 각양각색 마케팅이나 재미난 프로모션은 언제나 내게 호기심의 대상이다. 최근 3~4년 사이에 보수적인 항공사도 밀레니얼 세대에 어필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고안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변화는 '기내 안전 비디오'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와이안 항공 역시 3년 전에 기내 안전 비디오를 새롭게 런칭했는데, 하와이의 절경을 배경으로 안전 수칙을 안내하는 등 최근의 항공 트렌드를 반영하여 제작했다. 탑승해서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기내 안전 비디오에서부터 하와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데, 더 재미있는 건 하와이안 항공 유튜브 채널에 가니 제작과정인 블루퍼 릴(blooper reel, NG나 재미난 실수 장면 모음) 필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나 철두철미할 것 같은 승무원들의, 인간적이고 친근한 모습이 담겨 있다. 


사실 미주 항공사의 서비스는 우리 국적기처럼 엄청나게 상냥한 말투를 쓰거나 '대접해 준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그게 국적기 서비스에 익숙해진 국내 소비자에게는 '불친절하다'고 다가올 수도 있지만, 하와이안 항공은 특유의 알로하 스피릿(aloha spirit)을 곳곳에 심어두어 그런 점을 보완했다. 착륙할 무렵 호놀룰루 쿠키 한 박스를 뜻밖의 선물로 내어 준다거나, 웰컴 칵테일로 마이 타이 한 잔을 마시며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것도 하와이안 항공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다. 


마우이 공항에서 주내선을 기다리며 버거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내 앞 테이블에 하와이안 항공 승무원이 혼자 와서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창 밖엔 하와이안 항공의 기체 한 대가 서 있고, 아마도 잠시 후면 저 비행기에 타게 될 것이다. 평소엔 항공사와의 심리적 거리감이 알게 모르게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하와이안 항공은 내가 하와이라는 여행지에 느끼는 감정처럼 '친숙하고 가깝다'는 경험을 했다. 호텔이 그랬던 것처럼, 항공도 언젠가는 탑승 경험 자체로 '여행'이 되는 날이 올까? 하와이안 항공과 함께 하며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A300 프리미엄 캐빈(비즈니스 클래스) 탑승 리뷰는 아래. 





Who is nonie?

국내)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 및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법' 교육 및 최고의 여행지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해외) 호텔 컬럼니스트. 매년 60일 이상 전 세계 호텔을 여행하고, 함께 일합니다. 2018년 7월,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출간.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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