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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Nov 26. 2018

호텔이 '핑크색'을 활용하는 법

셀프 워크숍 in 하와이 - 로얄 하와이안 리조트

어떤 호텔을 한 색상으로 표현하라면, 선뜻 떠오르는 호텔이 몇이나 있을까? 단일한 컬러만으로 연상할 수 있는 호텔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 일과 여행을 함께 하는 하와이 셀프-워크숍 첫 호텔은 91년의 유서 깊은 역사보다도 핑크색 하나로 더 유명한 'a.k.a 핑크 팰리스', 로얄 하와이안 럭셔리 컬렉션 리조트다.  




Travel : 백 년 묵은 핑크색의 엄청난 힘 

내게 핑크색이란, 오래전에 떠나보낸 소녀 시절과도 같다. 핑크색 옷이나 구두, 블러셔가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여행지에서 나를 위해 준비된 수많은 핑크색은 새삼 특별하고 비일상적으로 다가온다. 


와이키키의 역사를 흠뻑 머금은 건물의 톤다운된 핑크빛은 약간은 세월에 바랬지만, 21세기의 투숙객을 위해 준비된 폭신하고 가벼운 배스로브와 비치타월의 핑크 스트라이프는 선명하게 빛난다. 이 곳의 핑크색은 단순히 호텔을 유명하게 해 준 아이코닉 컬러의 역할을 떠나서, 여행을 떠나온 나의 마음을 좀 더 즐겁고 설레게 만들어 주는 장치로 작동했다. 색상만으로 여행자를 즐겁게 해주는 호텔, 흔치 않다.





Work : 조식 뷔페보다, 커피 

여행산업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것이 직업인 데다, 원래부터 여행을 노는 시간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본업인 강의 외에 하는 다른 일은 장소의 제약이 딱히 없으니, 해외에서 일을 하는 건 이제 너무나 당연해졌다. 취재 체류 기간이 기본 2~3주이기 때문에 여행과 일은 분리될 수가 없다. 


처음 호텔여행을 시작하던 때에는 저마다 다른 조식 뷔페를 탐험하는 것도 흥미진진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조식보다 더 중요한 게 생겼다. 오전 업무에 필요한, 커피다. 호텔계의 어르신급인 로얄 하와이안도 이러한 젊은 소비자의 변화를 알아차렸다. 작년 11월 '로얄 하와이안 베이커리'를 오픈하고, 전통적인 다이닝 대신 핑크 아이싱을 얹은 깜찍한 스콘과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리조트 피에는 이곳의 머핀 교환권이 추가되었다. 달콤한 바나나 머핀 한 입과 뜨거운 코나 커피 한 잔과 노트북. 로얄 하와이안에서 맞이하던 매일 아침의 풍경이다. 





Inspiration : 강점을 더 강하게 

호텔여행의 시작은 새롭고 감각적인 호텔이었지만, 경험치가 쌓일수록 희소성을 가진 호텔을 더 찾게 된다. 특히나 로얄 하와이안에서는 평소 내 철학이기도 한 '강점을 더 강하게'라는 메시지를 새삼 확신하게 됐다. 로얄 하와이안은 오직 자신만이 가진 '백 년 된 핑크색 건물'이라는 특징을, 강력한 브랜딩으로 승화시켰다. 


호텔업계에서 '오래된 호텔'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낡은 시설과 진부한 서비스라는 편견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얄 하와이안은 약점을 애써 보완하여 굳이 새로운 호텔과 힘겹게 경쟁하기보다는, '핑크'라는 차별성에 집중하여 다양한 장치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베이커리의 간판 메뉴인 핑크 구아바 주스 한 잔을 입에 물고 핑크빛 전용 비치로 나서는 길, 나의 업과 브랜딩도 이들처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지 문득 되돌아본다. 






Who is nonie?

국내)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 및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법' 교육 및 최고의 여행지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해외) 호텔 컬럼니스트, 여행 인플루언서. 매년 60일 이상 전 세계 호텔을 여행하고, 전 세계 여행산업 행사를 취재합니다. 2018년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출간.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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