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다영 nonie Feb 01. 2019

백년된 호텔이 '피트니스'를 메인 테마로 잡은 이유

셀프 워크숍 in 하와이 - 모아나 서프라이더

1인 기업가의 셀프 워크숍 in 하와이 연재는, 지난 2018년 10월에 오아후와 마우이의 9개 호텔을 경험한 이야기다. 특히 하와이에서 경험한 공간(호텔)과 항공에 대한 이야기를 travel, work, inspiration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기록하고 있다. 오늘은 모아나 서프라이더에 대한, 호텔 리뷰에는 담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풀어본다.





Travel: 100년된 호텔, 웨스틴과 만나다

무려 1901년에 문을 열어 백 여년의 역사를 지닌 모아나 서프라이더는 ‘와이키키의 퍼스트 레이디’라는 애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호텔이다. 지금의 호텔 소비자가 굳이 이러한 그랜드 호텔을 찾는 이유는, 역시 호텔이 가진 스토리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호텔 무한경쟁 시대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노후한 시설에 투숙을 해야 할 이유로, 스토리는 이제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모아나 서프라이더의 현재는 어떨까?


호텔이 ‘오래됐다’는 인상은 객실의 투박한 옛날식 나무 창틀을 여닫을 때나 겨우 감지할 뿐이다. 웨스틴의 시그니처 침구인 ‘헤븐리(heavenly)’ 베드로 꾸며진 침대 옆에는, 라벤더 등 수면을 돕는 아로마 오일을 블렌딩한 엘릭서 샘플이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수면에 도움이 되는 수퍼푸드를 넣어 만든 '야식' 메뉴판까지! 이런 서비스는 타 호텔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다. 수많은 휴식 중에서도 '수면의 질'에 집중하는 웨스틴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이 웨스틴이 추구하는 호텔의 가치이자 휴식의 정의라고 볼 수 있다.




객실 키에도 새겨진 호텔의 슬로건, move well, feel well.


Work: 웨스틴이 정의하는 휴식, move well

특히 모아나 서프라이더가 권장하는 휴식의 형태 중에는 Move well, 즉 ‘워크아웃(workout)’과 스파(spa)를 빼놓을 수 없다. 피트니스 센터인 '웨스틴 워크아웃'에 가고 싶은데 운동화를 안 가져왔다면? 룸서비스 전화 1통으로 뉴발란스의 운동화와 운동복을 단돈 5$에 대여해준다. 이쯤 되면 더 이상 '1백년된 호텔'이라는 꼬리표가 더이상 생각이 안 난다. 지금 막 생겨나는 밀레니얼 타겟의 감각적인 호텔에서도 이 정도 서비스를 준비하는 호텔이 많지 않다. 특히 나처럼 일과 여행의 경계가 없는 출장 여행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트렌드를 잘 읽어냈다. 내친 김에 웨스틴 워크아웃에 가서 오랜만에 가볍게 운동을 하고, 모아나 라니 스파로 향했다. 


모아나 라니 스파에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스파 엑세스(spa access)가 그것이다. 와이키키 앞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자쿠지 풀과 사우나, 별도로 마련된 재충전의 방에서 고요한 휴식을 보낼 수 있다. 호텔 풀장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원래 스파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시설이나, 투숙객이면 1회/50$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웨스틴 특유의 차별화된 웰니스 테마를 완전히 실감했다. 





Inspiration: 호텔이 브랜드를 이용하는 법, 브랜드 커넥션

나는 모아나 서프라이더가 ‘웨스틴’이라는 브랜드와 만나서 21세기형 호텔로 다시 태어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웨스틴이라는 브랜드 자체도 비슷한 카테고리에 있는 여러 브랜드(특히 쉐라톤)와 차별화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온 것으로 보인다. 

웨스틴이 선택한 키워드는 아주 명확하다. 바로 웰니스(wellness)다. 그저 오래되고 불편한 호텔로 남을 수도 있었던 모아나 서프라이더는, 웨스틴을 만나 세련된 휴식의 호텔로 탈바꿈했다. 오래된 호텔이 젊은 감각과 성공적으로 결합한 사례를 발견하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전 세계의 그랜드 호텔, 해리티지 호텔의 '현재'를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본 글은 2018년 10월 호텔아비아에 기고한 '브랜드 커넥션' 칼럼 중, 모아나 서프라이더 관련 기사를 재구성하였습니다. 




Who is nonie?

국내)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 및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법/글쓰기/여행영어 교육 및 최고의 여행지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해외) 호텔 컬럼니스트, 여행 인플루언서. 매년 60일 이상 전 세계 호텔을 여행하고, 전 세계 여행산업 행사를 취재합니다. 2018년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출간.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

매거진의 이전글 쉐라톤의 현재를 들여다 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