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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Oct 21. 2015

쇼핑몰과 여행 콘텐츠가 만나다

콘텐츠 콜라보레이션 사례, IFC MALL


지난 글 샤넬은 왜 런웨이를 공항으로 만들었을까? 에서는 패션업계가 '여행'의 이미지를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보았다. 최근 내가 맡았던 마케팅 콜라보레이션도 비슷한 맥락의 사례여서, 그 과정을 기록해본다. 

클라이언트는 바로 홍콩을 대표하는 초대형 쇼핑몰, IFC Mall이다. 이미 여의도에도 branch가 들어와 있는데다, 홍콩여행 중에 1~2번씩은 반드시 거쳐가는 홍콩역(센트럴)에 위치해 한국인에게도 널리 익숙한 쇼핑몰이다. 그런데 유명 쇼핑몰이 어떤 경로로, 어떤 이유로 한국의 여행 전문가에게 콘텐츠 제작을 의뢰한 것일까? 

 

 IFC Mall은 한국에 홍보를 원했으나, 원하는 미디어는 좀 특별했다. 쇼핑/패션 블로거 말고, 스타일리시한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미디어 파워가 있는 콘텐츠 제작자를 원했다. IFC Mall이 단순한 패션몰이 아니라 레스토랑(F&B) 사업과 여행의 관문(홍콩역) 등 다양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행 전문가가 이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IFC Mall은 홍콩의 유명 여행작가에게 이 프로젝트의 대행을 맡겼다. 그녀가 쇼핑몰의 요구사항을 먼저 이해하고, 적합한 한국의 미디어를 섭외하는 일을 대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홍콩 현지의 경쟁도 치열했다. 굴지의 대행사를 제치고 프리랜서인 그녀가 이 일을 따낸 것도 대단하다) 


그래서 처음 프로젝트 제안을 받았을 때, 그녀의 이름을 익히 알고 있어서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한국에는 아시아의 유명 여행작가 신에 대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나는 최근 몇 년간 중화권과 동남아의 럭셔리 호텔을 집중 취재하며, 현지 여행업계 인맥과 폭넓게 교류하고 현지어로 발행하는 여행서/온라인 미디어를 빠짐없이 모니터해 왔다. 홍콩에서 한국 가이드북을 여러 권 출간한 그녀의 명성을 모를 수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내가 본인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엄청 놀라워했다.ㅋㅋ 



-> 운영 중인 모바일 채널에 선보인 컨텐츠.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특별한 혜택(쿠폰북 등)이나 휴식공간 등 폭넓은 정보를 전달할 것을 의뢰받았다. 실제로 이런 정보는 홍콩에 자주 가는 나도 잘 몰랐던 것이었다. 



그녀가 나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모든 자료는 영어 원문으로 주어졌고, 입점된 모든 브랜드의 기본정보/프로모션을 분류하고 픽업하는 선행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이를 완벽하게 해석해서 한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행 콘텐츠로 만들고 높은 트래픽을 내는 게 내 역할이었다. 하루에도 몇 통의 메일이 왔다갔다했다. 초안을 검토한 IFC 측에서 꽤 많은 수정사항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통번역을 위해 한국에 유학을 와있는 홍콩인 친구가 중간 역할을 했지만, 모든 업무는 영어로 빠르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그 친구의 역할은 내 콘텐츠를 IFC에 중문으로 번역해주는 일이 되었다.   


나는 단순한 블로그/sns 포스팅 외에 로컬 모바일 채널(카카오스토리) 컨텐츠 메이킹을 먼저 제안했고,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클라이언트도 높은 페이지뷰에 꽤 만족스럽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이렇게 약 2달간에 걸친 여행 콘텐츠 콜라보레이션 작업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이 일이 진행되던 7~8월은 한국의 메르스와 홍콩의 독감으로 여행 소비가 매우 위축되어 있던 시기였다.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좋은 제안을 해준 클라이언트와, 연일 해외 출장 중에도 이 모든 과정을 매끄럽게 진행해준 홍콩의 두 친구에게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든다. 물론 내가 제안한 여행 콘텐츠 대신 한국 기업처럼 뻔한 홍보성 콘텐츠를 원하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종종 아쉬운 마음도 들긴 했다. 앞으로 여행으로 마케팅을 원하는 기업의 마인드나 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의 눈높이도 계속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양쪽 모두를 위한 가장 뛰어난 mediator가 되기 위해, 내년에도 계속 달릴 예정.:)     



Who is nonie?

히치하이커 Founder & 여행 콘텐츠 디렉터.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여행법'을 제안합니다. 전 세계의 멋진 호텔을 중심으로 테마여행을 하고,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에 특화된 강의를 합니다. 자세히 보기 


Hitchhickr

히치하이커는 여행(Travel)의 감성을 디지털 콘텐츠로 풀어내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입니다. 2011년 아이패드 전용 가이드북 미국 아이튠즈 스토어 론칭, 2013년 '히치하이커 홍콩', 2015년 '히치하이커 싱가포르'를 전자책으로 선보였습니다. 히치하이커 여행놀이 런던(2015/11), 하와이(2016), 뉴욕(2016) 제작 예정.  함께 협업할 기업이나 브랜드의 문의는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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