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다영 nonie Jan 23. 2016

여행이 너무 좋은데, 진로가 고민돼요!

여행 관련 직업을 꿈꾸는  대학생의 고민

8년째 운영 중인 여행 전문 블로그 'nonie의 로망여행가방'에는 여행 관련 진로 상담이 종종 올라온다. 여행기자 출신의 평범한 직장인에서 여행 콘텐츠 디렉터이자 강사로 전업한, 조금은 독특한 커리어 때문일 것이다. 최근 한 대학생이 진로상담 질문을 해 왔는데, 이에 대한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Q. 여행기자가 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신문방송학과 재학 중입니다. 원래 기자가 되고 싶어서 전공을 택했고, 실제로 학보사에서 1년 반 동안 기자를 했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못했지만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 돼 항상 떠났습니다. 여행을 다니며 느낀 게 있다면 ‘이렇게 소재가 많고 스스로 즐기고 있으니, 여행 기자가 되면 좋겠다‘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행기자가 되기까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높은 학력, 스펙 등을 요구한다지만 정확히 어떤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며 어떤 학력을 가져야 할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는 부족한지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Nonie Says...

저도 대학교 때 처음으로 여행을 시작했어요. 교내 해외 견문단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떠난 두 차례의 유럽 배낭여행은 저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지난 15년간의 여행 스토리는 http://nonie.tistory.com/notice/276 이 글에 잘 정리되어 있어요.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무엇을 했느냐'가 지금의 제 커리어를 만들어준 결정적인 계기라고 생각해요. 제 여행의 특징은, 자의든 타의든 반드시 결과물을 남긴다는 것이었지요. 항공권을 지원받았던 교내 해외견문단에서는 보고서를 제출했고, 졸업하고 출연한 여행 TV 리포터 시절에는 비록 방송 분량은 적었으나 방송분이라는 결과물이 남았지요. 몇 년뒤 그 여행 스토리를 다시 블로그에 연재하기도 했고요. 



일반인 리포터에 도전해 TV에 출연했던 경험은, 졸업 후 여행기자로 입사하는 관문을 통과하게 도와주었어요. 기자를 그만두고 IT직종으로 이직하면서, 그동안의 여행과 출장 경험을 혼자 간직하기 아까워서 만든 여행 블로그는 그 후 저를 알리는 결정적인 채널로 발전했지요. 이렇게 경험을 남들과 공유하는 콘텐츠를 10여 년간 세상에 내놓는 과정에서, 지금의 일을 할 수 있는 실력이 쌓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여행 경험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만 올려서 주변인과 공유하고 끝나는 것이 보편화되다 보니, 제대로 된 '글쓰기'를 훈련하기는 더 어려워진 것 같아요. 제 여행 글쓰기 수업에서는 블로그에 '블로그스러운 글'은 쓰지 않도록 지도합니다. 요즘은 블로그도 SNS처럼 단문/구어체 위주가 많지요. 게다가 해외여행의 비용이 너무나 저렴해졌어요. 여행을 가기 쉬워진 만큼, 남들과는 차별화된 무언가를 경험하고 만들어 내는 일은 더더욱 어려워졌지요. 책내는 사람도 너무 많고요. 사실 한국 시장은 너무 작고 직업세계는 단조로운 편이라, 세계 시장을 무대로 일할 경쟁력을 스스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분야뿐 아니라 어떤 일이든,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는 일과 '남들보다 월등히 잘할 수 있는 일'의 접점을 찾고 개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답니다. 글 쓰고 여행하는 게 좋은 사람은 세상에 너무 많잖아요. 글쓰기가 좋다면, 관련 대회에 많이 도전해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세요. 외국어와 사진 촬영 능력은 여행 관련 직업에서는 옵션이 아닌 기본입니다. 좋아하는 게 여행과 글쓰기라면, '잘하는 것'은 뭔지 생각해보고 더 발전시켜 나만의 무기를 만드세요. 예를 들어 저는 5살 때 시작한 피아노에 10년 이상 매진했지만 결국 음악의 길을 가진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음악적 재능을 여행 콘텐츠와 결합한 새로운 강의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각각의 재능은 해당 분야에서 1등이 아닐 수 있지만, 두 개 이상의 재능을 합친 사람은 세상에 많지 않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는 것이지요. 


다음번 Q&A에서는 사회초년생 분들의 여행과 진로 관련 고민과 답변을 소개해 볼게요.  만약 여러분의 고민을 상담하고 싶으시다면, 제 블로그 방명록에 비밀 댓글을 남겨주세요. :) 그리고 2월 설 연휴 이후에, 여행 관련 진로를 고민하시거나 자기계발을 위한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여행 커리어 특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소 관계상 15분만 선착순으로 모실 수 있을 듯해요. 조만간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Who is nonie?

히치하이커 Founder & 여행 콘텐츠 디렉터.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여행법'을 제안합니다.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에 특화된 강의를 합니다. 여행기자 출신이면서 파워블로거, IT/출판업계 홍보 8년 차에 전격 독립, 1년의 1/5 이상은 전 세계 최고의 호텔을 탐험하고, 마케팅 자문/컨설팅 중입니다. 자세히 보기 


Hitchhickr

히치하이커는 여행(Travel)의 감성을 디지털 콘텐츠로 풀어내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입니다. 2011년 아이패드 전용 가이드북 미국 아이튠즈 스토어 론칭, 2013년 '히치하이커 홍콩', 2015년 '히치하이커 싱가포르', 2016년 '여행 놀이 vol.1 런던'을 전자책으로 선보였습니다. 여행놀이 하와이, 타이베이 (2016) 출간 예정.  해외의 호텔/항공/여행 업체의 국내 진출 및 소셜 마케팅, 콘텐츠 제작을 대행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