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체험 #인공지능 #블록체인
새해를 맞아 여러 매체가 2018년 여행 트렌드를 다루었는데, 주로 혼행이나 심리적 만족을 위한 여행 등 작년과 대동소이하고 기사 내용도 거의 비슷하다. 이유는 몇몇 여행예약 서비스(OTA)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체로 한국인의 여행소비에 촛점을 맞추므로, 전반적인 글로벌 여행업계에 대한 분석은 찾기 어려운 편이다.
지난 2017년에는 브런치를 통해 소비자의 관점에서 본 여행 트렌드를 소개했다면, 올해에는 'Travel-Tech', 즉 기술의 발전에 따른 글로벌 여행업계의 변화를 4가지 주제로 소개해보고자 한다. 본 분석은 세계적인 여행업계 전문 행사인 포커스라이트 컨퍼런스와 퓨처 트래블 익스피리언스에서 전망한 2018년 업계 동향을 참고해 주관적인 시각으로 정리했다.
1. 투어와 액티비티 예약의 자동화
'로컬 경험', '질높은 여행 경험'의 니즈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현상은, '여행경험 플랫폼, 여행업계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로 앞서 다뤘다. 대표적으로 비아터(Viator)를 인수한 트립 어드바이저가 투어 예약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전에 항공과 호텔이 걸어온 길처럼 투어도 온라인 상에서 가격비교(메타 서치)를 통해 구매하는 상품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는 일일이 발품팔아 예약했던 여행상품을, 트립 어드바이저나 '겟 유어 가이드'를 통해 편리하게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다. '겟 유어 가이드'는 메인 화면에서 태그(키워드)만 클릭하면 투어상품이 한번에 검색된다. 예를 들어 '런던 해리포터 투어'를 누르면 관련 투어가 한꺼번에 검색되는 식이다. 물론 예약과정도 편리하다. 여전히 미국에서도 80%의 투어와 액티비티가 오프라인 판매(온라인 미등록)라고 하니, 이 시장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한국에서도 2018년은 개별 투어를 예약하여 자유여행을 계획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2. 기술의 힘으로, 언어장벽에 도전하다
한국에도 글로벌 여행경험 서비스가 계속 진출하고 있는데, 2018년에는 어떻게 될까? 개인적으로는 로컬라이징이 덜 된 해외 서비스가 한국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한국시장을 잠식한 호텔예약 시장과 달리, 2~3시간 동안 알아듣지도 못할 외국어 투어를 구매할 소비자는 많지 않다. 숙박(하드웨어)과 투어(소프트웨어)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역설적으로, 영어만 해결된다면 남들이 경험하지 못할 로컬 체험을 하고 그로 인해 얻는 정보량도 많아지므로, 높은 퀄리티의 자유여행을 할 수 있다. 요즘 해외의 투어상품들과 국내 패키지의 경험폭을 상세히 비교해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러나저러나 영어가 문제
이 대목에서 2018년 에어비앤비가 일본에서 보여주는 행보는 심상치 않다. 여행 대기업 HIS가 에어비앤비와 손잡고 통역사 중개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일본에 방문한 관광객과 현지 통역사를 온라인으로 매칭해준다는 것인데, 에어비앤비의 향후 비전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향후 먹거리인 '트립'이 자리잡으려면, 언어가 선결 과제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의 뼈아픈 경험도 교훈이 된 듯 하다. 에어비앤비는 수 년 전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진출했지만, 언어장벽에 대한 별다른 대비책이 없었다. 그 사이 로컬 서비스 '투지아'가 정부의 막강한 지원을 받아 중국 숙박공유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아래 뉴스도 최근(2017/10월) 소식.
3. 모바일 여행비서, 인공지능
인공지능(AI)는 전 분야에서 가장 큰 화두인데, 여행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 런칭한 싱가포르 항공의 챗봇 '크리스(Kris)'는 자사의 멤버십인 크리스 플라이어의 앞 단어를 따왔다. 크리스는 수하물과 체크인, 예약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한다. 익스피디아는 페이스북 메신저에 인공지능을 도입했고, 카약은 아마존의 음성비서 '알렉사'로 자동 응대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주요 사이트에 도입된 챗봇은 초기 단계로, 보조적인 수단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외항사 예약을 하면서 챗봇을 종종 써보는데, 한번에 원하는 답을 받아내긴 다소 어렵지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또한 항공사의 페이스북 챗봇은 현지에서 교통수단이나 여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답변해주기도 하므로, 새로운 모바일 여행비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4. 결제수단을 넘어 새로운 생태계로, 블록체인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2014년 트위터에 '우리가 비트코인을 도입해야 할까요?'라는 트윗을 남겼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여행업계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항공사는 수하물 관리나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항공사인 S7은 이더리움을 결제 시스템에 도입하고, 루프트한자와 에어 뉴질랜드는 탈중앙 여행 서비스인 와인딩 트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숙박업계에서는 2017년 12월, 블록체인을 이용한 숙박공유 플랫폼 '크립토비앤비'의 서비스 런칭 소식이 한국까지 보도되었다. 자체 코인을 발행해서 이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고, 구매자-호스트의 수수료는 기존 OTA 대비 파격적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호텔업계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2018년의 여행업계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은, 결제수단을 넘어서 새로운 기술과 생태계의 관점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특히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몇몇 코인 트레이더가 보여주는 노마드 라이프의 가능성과, 이들이 보여주는 '무현금사회에서의 새로운 여행패턴'이다. 여행과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따로 연재를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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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 및 공공기관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법' 교육 및 최고의 여행지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해외) 호텔여행 전문가. 매년 60일 이상 전 세계 호텔을 여행하고 한국 시장에 알립니다. 또한 한국인의 해외 자유여행 트렌드를 분석하고 강연합니다.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