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진 않았지만 할 말은 있음
Update in 2024: 아래 글은 3년 여 전에 쓰여진 것으로 현재 캐나다 유학 & 이민 조건에 관한 상황은 많이 달라졌으니, 제 글은 그저 참고만 하시고 최신 업데이트를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캐나다에서 Forest technologist, Forester직업군은 고용 안정성이 높으며, 이민자 입장에서도 취업이 비교적 쉬우며 초봉부터 비교적 임금이 괜찮은 직종이고, 비교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적으며, 직업에 대한 수요는 여러 이유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COVID-19 때문에 산림업계도 다소 불황을 비켜가진 못하지만, 이제 새로 유학 & 이민을 고려하는 입장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다. 기술 분야 이민을 생각한다면 새롭게 도전을 고려해볼 법하고, 한국에서 산림 분야 학위나 경험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짧은 경력이라도 생기면 (+ 좋은 레퍼런스)가 있다면 어디든 골라 갈 수 있다. ‘어디든’이 지리적으로 좀 한정돼 있긴 하지만서도.
이 글은 학교 생활 두 학기와, 4개월간 여름 인턴 생활(인턴이란 말은 안 쓰고 서머 잡이라고 하는데 편의상 인턴으로 지칭) 해서 꼭 1년 간의 짧다면 짧고 충분하다면 충분한 경험에 한정해 얻은 정보다. 나는 이민까지는 안해봤으나 유학 + 취업을 하면 이민은 그냥 시간 문제다. 그래도 아는 사람이 해준 카더라 정도로 생각하시고.. 혹 중요한 결정에 관련된 세부 사항은 본인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점!
캐나다는 세계에서 산림 하면 산업적으로나 학술적으로나 첫 머리에 꼽히는 곳이다. 한국인들이 가장 이민을 원하는 나라 중에 한 곳이기도 한데, 산림 분야로 이민했다는 이들의 사례는 좀처럼 찾기가 힘들었다. 한국은 물론이고, 영어 웹으로도 내가 궁금한 생생한 이야기, 정보는 드물어서 유학을 시작하고 또 현장에서 일해보기 전까지 좀 막막했다.
캐나다 직업 관련 통계를 보면 산림 분야 종사자 90%는 남성이라는데. 어쨌든 Go였지만, 그래도 결정하기 전에, 또 학교 다니면서, 나와 어느 정도 비슷한 처지 (여성이고, 아시안이자, 영어가 능통치 못한 외국인, 빠르진 않은 나이라고 생각했던 30대 초반)의 사람 이야기를 좀 들어봤으면 하는 마음이 참 절실했더랬다. 지금 생각하면 산림인들 특성상(?) 여타 유학생, 이민자 블로거들처럼 정보나 일상 등을 온라인에 자세히 쓰는 게 잘 상상이 안되긴 한다. 나는 꼭 누군가를 위해 정보를 남겨둬야지 하는 결심이 있었지만, 일년이 넘게 생각만 하며 미루다가… 자가격리 기념으로 괴발개발 적어본다.
지역과 학교, 과정
지역 선정은 무조건 British Columbia주 가 유리하다. 동부에서도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부 수요가 훨씬 많아 동부에서 이동해오는 경우들이 많다. 심지어 온타리오에서 BC로 비행기 통근하기도 한다더라. 10일 일하고 5일 돌아가 쉬고 이런 식으로. 산림이 아니라도 환경과학이나 동식물 분야는 자연 다양성이 큰 BC를 추천.
난 오기 전엔 그런 건 모르고 그냥 밴쿠버가 그나마 캐나다에서 날씨 좋은 곳이라 학교 British Columbia Institute of Technology (BCIT)를 택했다. Forest and Natural Area Management이라는 2년 Diploma프로그램에 등록했고, 졸업하면 Forest technologist 자격을 딸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Diploma+2년 경력+시험 통과해야 최종 자격증 주어짐. 독립기술 이민 레벨 B에 해당하는 직업군이다.
Forest technologist의 상위 버전인 Forester는 학사 학위가 있어야 한다. 밴쿠버 지역에서는 UBC에만 산림 학사 과정이 있고, 4개 세부 전공 중 Forester나 Forest Engineer 자격을 딸 수 있는 과정은 두 개다. 그 외UBC 마스터 중 9개월짜리 과정, 프린스 조지에 있는 UNBC에도 졸업 후 Forester 자격을 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Technologist와 마찬가지로 학위+2년 경력+시험 통과해야 한다. 독립기술 이민 레벨 A에 해당하는 직업군이다.
둘 차이는, Forester가 법적으로 이모저모 결정할 권한이 더 많고, 엄청난 차이는 아니지만 돈도 더 많이 번다. 자세한 설명과 자료는 Association of BC Forest Professionals Home
에 참고할 만한 게 많다.
고용주들은 Forest technologist로 먼저 일을 시작하고, 나중에 학교에 편입해 학사 학위를 따 Forester가 되는 노동자를 가장 바람직한 경우로 본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초년생들은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비슷한 일을 하고, 실용적인 기술, 현장 경험이 가장 중요하기에 그렇다. 결국엔 다들 Forester를 따는 게 대세인 듯하고 나도 그럴 계획이었다. 한국인답게 나도 궁금했던 부분에 관해 덧붙이자면, 어떤 루트를 타든 넌 결국 technologist 출신이고 난 원래부터 forester야 하는 차별.... 같은 건 전혀 없다. 없다고 들었는데, 직접 와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관리자들의 진로를 보니 정말 없다.
두 학위 다 따고 나서 딱히 technologist나 Forester 자격증을 따지 않아도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지역 공원이나 공공기관 등. 그러나 졸업 후 바로 그런 곳에 취업하기에는 일단은 현지 네트워크, 쭉 살아온 자기 동네가 있는 현지인이 훨씬 유리하다. 그리고 어쨌든 기술이민을 위해서라면 자격증이 필요하며, 그게 장기적으로 커리어와 수입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 <계속>
2편 - 업계 내 극소수자, 아시안 여성의 걱정
https://brunch.co.kr/@noodab/9
3편 - 어느 학교를 갈까
https://brunch.co.kr/@noodab/10
4편 - 취업 과정에 대하여
https://brunch.co.kr/@noodab/12
5편 - 산림인의 생활, 그리고 머니머니해도 중요한 머니
https://brunch.co.kr/@noodab/11
6편 - 산림으로 이민하지 않은 이유
https://brunch.co.kr/@noodab/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