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아이 캔 스피크>, 2017
'오멜라스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공공건물 지하실에, 어쩌면 대궐 같은 개인 저택 천장에 방이 하나 있다. 방문은 잠겼고, 창문은 없다. 이 방에 아이가 하나 앉아 있다. 지능도 떨어지고 영양 상태도 안 좋은 아이는 방치된 채로 비참하게 하루하루를 연명해간다. 사람들은, 오멜라스의 모든 사람은, 아이가 거기 있다는 걸 알고 있다. (……) 그들은 모두 아이가 거기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들의 행복이, 도시의 아름다움이, 그들의 따뜻한 우정이, 자식들의 건강이, (……) 심지어는 풍요로운 수확과 온화한 날씨까지도 전적으로 그 아이의 끔찍한 불행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 아이가 그 비참한 곳에서 나와 햇빛을 본다면, 아이를 씻기고 먹이고 위로한다면 물론 좋은 일이겠지만, 그날 그 시간부터 오멜라스의 모든 풍요로움과 아름다움, 기쁨은 시들고 파괴될 것이다. 그것은 행복의 조건이다.'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김영사, 2010, p63에 인용된 부분을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