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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 Nov 10. 2017

초심으로 돌아가지 마세요

중요한 건 뒷심입니다

초심은 처음에 갖는 마음입니다. 조금은 어리바리하지만 뭔가 열심히 배우려 하고, 서툴고 실수도 잦지만 끝까지 해보려고 하고, 일의 경중을 잘 판단할 줄 몰라 허둥대지만 어느 것 하나 대충하지 않는 태도와 마음자세. 이걸 초심이라고 부르죠.


그러니 초심은 처음에만 갖는 것이 맞습니다. 시간이 지나 알만큼 알아야 할 시기에, 잘 못해도 초심으로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죠. 흔히 초심으로 돌아가라고들 말하는데, 그건 불가능할뿐더러 올바르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열정을 잃었다고 표현해야 할 것을 초심을 잃었다고 표현하는데, 잘못된 겁니다. 어떤 일에든 열정을 갖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 곧 주인의식에 해당합니다. 초심과는 다르죠. 초심이란 한마디로, 처음 설레는 마음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어리바리하던 후배가 시간이 지나 편하게 일처리 하는 걸 봤다면, 초심을 잃고 편하게만 하려 한다고 갈굴 게 아니라 잘 적응하고 있다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격려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중요한 건,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아니라 뒷심을 발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권태가 찾아오더라도 책임을 놓지 않는 것, 너무도 익숙한 일이지만 끝까지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것, 항상 같은 방식으로 해온 일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방식으로도 해보는 것.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중요한 것들이죠.


모든 위대한 성취는, 처음의 설렘보다 끝까지 밀고 나가는 끈기에 결정적으로 좌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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