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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 Jan 27. 2018

게으름에 대한 찬양

쉬엄쉬엄 합시다

* 글의 제목은 버트런드 러셀의 저서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 가져왔습니다.


저는 '열정'을 예찬하는 부류를 깊게 믿지 않는 편입니다. 열정으로 이루어낸 위대한 일들이 많지만, 평범한 사람들 모두가 그런 열정을 품고 살아가길 바라거나 그렇게 살도록 채찍질하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이렇다 할 열정을 품어본 기억이 없는데도 지금 잘 살고 있습니다.


집에 있을 때는 대체로 이런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일을 소홀히 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제 일은 확실하게 하는 걸 좋아합니다. 다만 티 내고 요란하게 하거나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을 경계할 뿐이죠.


사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익숙한 일들 대부분은 소리 없이 잔잔하게 처리하거나 흘려보낼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에너지는 무작정 발산하기보다 필요한 때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 없다면 하루 종일 잠만 자더라도 결코 나태한 게 아닙니다. 에너지 충전과 분배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한 주 열심히 달리셨다면 이제 내일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대책 없이 낭비해보는 건 어떨까요. 부디 게으름에 대한 열정을 외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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