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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dow Aug 06. 2021

회사에서 자유롭게 책 읽어도 될까

이직의 조건 #2

방송국에 입사한 지인이 회사에서 책을 마음껏 봐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 것이 당시 대기업에 다니고 있던 내게는 큰 부러움이었다. 회사에서 책을 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니!


나는 노예근성이 있어서인가. 회사에서 할 일이 없으면 안절부절하게 된다.

일이 많으면 기본 근로시간을 초과하게 되어 스트레스다.

일이 없으면 눈치를 보며 일하는 척을 하게 되어 스트레스다.  

그래서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적당한 일을 하는 상태가 좋다.

 

하지만 대부분은 극과 극을 달려 어떤 때는 아무것도 못하고 꼬박 모니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 반면

어떤 때는 할 일이 없어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게 될 때가 있다.

나의 이러한 고충에 사람들은 말한다.

"시간 있으면 업무에 도움을 주는 책을 사서 공부나 해."


'업무에 도움이 되는 공부의 기준'은 무엇일까.  

어디까지 회사에서 인정해주는 공부가 될 것인가.  




우리 회사는 얼마 전부터 직무 테스트를 도입했다. 학생도 아닌데 정기적으로 시험을 보고 평가를 한다. 회사 시험인데도 나는 회사에서 회사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눈치가 보인다. 그래서 시험을 앞둔 주말엔 내 개인 여가시간을 온전히 활용하여 회사 시험공부를 하게 된다. 회사에서 억지로 시험을 보게 하는 것이니 이것도 업무의 연장선상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그 억울한 마음 어디 피력하지 못하고 주말의 여가시간을 시험공부로 날려버린다.


회사에서 강제로 의무적으로 보게 하는 시험공부를 업무 시간에 한다면, 이것을 회사에서는 업무로 인정해 줄 것인가. 시험 보기 바로 직전엔 당당히 업무 시간에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엔 내 주변에서도 대놓고 회사에서 시험공부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공부는 그렇다 치고, 방송국에 다니는 지인처럼 여가 시간에 업무에 도움이 되는 책을 보고 싶은데...

이건 가능할까?  


내 마음의 장벽이라고 해도, 당신이 팀장이라면 어떻겠는가.

업무를 다 끝냈다면서 회사에서 책을 읽거나 SNS를 하는 직원, 어떻게 보이겠는가.

어떤 마음이 들겠는가.




아직도 모르겠다.

단념하다가도 다시 고민하게 된다.

회사에서 업무를 다 끝내고 시간이 남는다면...

1. 블로그 활동을 자유롭게 해도 될까?

2. 브런치에 글을 자유롭게 써도 될까?

3. 주식투자를 해도 될까?

4.  아이와 영상통화를 해도 될까?

5. 책을 읽어도 될까?

6. 공부를 해도 되나?  


아마 이러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상사가 발견한다면, 일이 적다고 생각하고 더 많은 업무를 부여하게 될 것이다. 내가 어쩌면 일을 잘해서 일을 일찍 끝낸 것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결론.

일은 적절히 공평하게 주고, 맡은 일을 알아서 잘하면 간섭 안 하는 회사를 다녀보고 싶다.

아님, 누군가 내게 회사에서 이런 거 해도 된다고 속 시원하게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것도 안 된다면 이런 활동을 해도 회사가 아무 말 못 할 당당한 나로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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