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자 보호가 접종자의 자율권 부여인가

백신 미접종자의 제약 #1

by shadow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해서 이제껏 큰 불편은 없었다.


위드 코로나를 한답시고 규제를 완화하자 확진자가 폭증했다. 서로서로 조심해서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우리 회사도 확진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등장하고 있고 심지어는 여러 명을 감염시킨 사례까지 등장했다. 감염된 사람들은 모두 백신 접종 완료자였다. 어떤 사람은 무증상이었는데 해외출장을 가기 위해 감염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PCR 검사를 받았다가 양성으로 판정 났다.


사내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 모두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자였다. 이런 사례가 나올 때마다 속으로는 안도했다. 그래서 이때까지도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의 불편함은 없었다. 평소처럼 마스크를 썼고, 평소처럼 외출을 자제했고, 평소처럼 손도 자주 씻었다. 위드 코로나로 늘어나는 회식이 무섭기는 했다.


다행일까? 주변에 수시로 등장하는 확진자는 모두에게 경각심을 주었다. 확진자와 접촉은 하지 않았지만 확진자 동선과 아주 조금이라도 겹치는 직원은 백신 접종자나 미접종자나 동일하게 PCR 검사를 받아야 했다. 백신을 맞았든 맞지 않았든 서로서로 조심하는 환경에서는 모두가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큰 제약사항이 발생했다.

회사의 전시회 참가를 위해 코엑스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설문을 하고, 접수처 직원이 질문을 하는데 백신을 맞았는지를 물었다.

내가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하자, 그러면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꼼짝없는 상황에 잠시 절망했지만 다행히 PCR 검사 결과로 대체할 수 있었다. 유효기간은 이틀이지만 전시장에서는 2주까지의 검사 결과까지 허용해줬다. 회사에 확진자가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바람에 PCR 검사를 일주일에 한 번 씩 한 것이 득이 됐다. PCR 검사를 받아두지 않았더라면 참여하지 못 할 상황이었다.













오늘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를 보호한다'라고 포장한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강화된 규제 계획을 발표했다. 나는 외출이 더욱 자유롭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그런데 왜 안 맞느냐고 물을 것이다.


원래는 당연한 대답이 있었다.

"어차피 맞아도 걸리잖아요. 앞으로도 계속 맞아야 하잖아요."

정부가 그럴싸하게 포장한 백신 미접종자를 보호한다는 차원의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규제가 백신 접종자의 감염 증가를 막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왜 백신 접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는커녕 각종 패스를 만들어 접종자를 자유롭게 하고 확산을 더 증폭시키는 것일까.


백신 접종자에 대한 규제 완화는 결코 백신 미접종자를 보호할 수 없다. 정부의 '백신 미접종자 보호' 명목에 백신 미접종자의 입지만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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