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안 되겠니? 박탈당한 백신 미접종자의 문화생활

백신 미접종자의 제약 #2

by shadow

#1 도서관에서


코로나로 인해 생긴 좋은 루틴이 하나 있다면, 독서습관이다.

도서관이 아니어도, 카페가 아니어도 집에서 거의 항상 책을 들고 있게 됐다.

그리고 집 근처에 공공도서관이 생긴 것을 알게 되면서 새책 느낌이 나는 도서를 빌려보는 재미도 갖게 됐다.


오늘 도서관에 예약 도서가 도착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예약 도서를 대출하러 집 근처 공공도서관을 찾았다.

그랬더니 방역패스를 보여달라고 한다.

아뿔싸.

나는 백신을 미접종했으며, PCR 검사는 약 2주 전에 받았고, 완치자도 아니고, 청소년도 아니며, 의학적 사유 접종 불가자도 아니다.

따라서 나는 도서관을 입장할 수 없게 됐다.

도서관 자원봉사자에게 사정을 말했다.

그러자 다행히 오늘까지는 계도기간이고 내일인 12월 13일부터 본격 시행 예정이기에 오늘은 인증만 해도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도서관에 들어가서 내가 특별히 한 것은 없다. 도착한 예약한 도서를 대출한 것뿐이다.

하지만 이제 도서관에 못 들어올 것 같아서 잡지도 조금 읽다가 왔다.


방역패스 도입 이전에도 내가 도서관에서 특별히 한 것은 없다.

책을 빌리거나 반납하거나 어떤 책인지 살펴보거나 잡지를 잠시 읽은 것뿐이다.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 백신을 맞아야 하나 고민하게 됐다.



#2 영화관에서


이제 곧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을 개봉한다.

예매를 하려고 CGV앱을 켰다.

그런데 이런.

상영관은 모두 '백신패스관'이다.

도서관과 규칙이 비슷하다. 백신을 맞았거나 PCR 검사 인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스파이더맨은 이제 극장에서는 볼 수 없으려나 보다.


백신패스관에서는 이제 자유롭게 팝콘도 먹고 음료수도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것이 예방을 위한 적절한 조치인지는 모르겠다. 백신을 안 맞은 사람은 아예 들어갈 수도 없으니 백신 안 맞은 사람을 위한 정부가 말하는 '보호'는 될 수 있겠다.



점점 백신 미접종자인 '나'의 자율이 침해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두 개를 할 수 없게 됐다.

혼자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할 수 없는 것들이, 그리고 공간 제약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된다.

더럽고 치사하니 백신을 맞아야 하나 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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