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이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한다만...
나의 신체 컴플렉스
나는 말할 때 컴플렉스가 있다.
오른쪽 윗입술이 비뚤어진다.
긴장하면 입은 더더욱 비뚤어진다.
왜 일까를 생각해봤다.
아마도 네 살 때부터가 아니었을까?
동생이 태어나고 애정결핍이 생긴 나는 손가락으로 배꼽을 만지면서 입술을 빠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가끔 사진을 보면 그런 모습의 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때 입술을 빨던 것이 지금 입술이 비뚤어지게 만든 게 아닌가 하고 있다.
내가 입술이 비뚤어진다는 것은 6학년 때 처음 알았다.
어렸을 때 노래를 잘 불러 어디서든 앞에 나가 노래할 기회가 참 많았다.
그날도 교실에서 선생님이 불러서 선생님의 풍금소리에 맞춰 반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했을 때였다.
그때 한 친구가 말하는 것이 들렸다.
"근데 쟤, 입이 비뚤어져."
6학년 때 심해진 것인지 아니면 그전에도 계속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거울을 잘 보지 않고, 또 내 모습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관찰할 일이 없으니 그러고는 또 한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교정이 되는 성형이 있다면 성형을 해 보라고 권유한 울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누가 대놓고 면전에서 이상하다고 말한 적도 없다.
그러다가 신입사원 합숙교육 때 또 사람들이 무리 지어 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
앞말은 듣지 못했지만 분명 좋은 말이었다.
뒷말은 이랬다.
"근데... 언청이 같아."
스마트폰이 발달하고, 휴대폰 속에 찍힌 내 모습을 볼 기회가 많아졌다. 그리고 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항상 내 입은 비뚤어져있다. 가끔씩 그 모습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나는 내가 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말할 때 모습이 얼마나 이상한지 잘 모른다. 하지만 말을 하고 나서 입이 얼마나 비뚤어져 있었던가를 생각하면 창피함이 급격하게 몰려올 때가 있다. 선천적인 내성적인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부끄러움이 일부 작용하여 나는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을 많이 꺼린다.
요즘은 마스크를 써서 그런 부담은 크게 덜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