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풍경에 대한 경험새로운 일의 방식,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망원동으로 이사온지 벌써 육 개월이 넘었다. 집 인근에는 망원한강공원이 있었고, 부산 사람인 나로서는 오래전부터 한강공원에서 러닝을 하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Seoulite의 삶은 내게 그런 이미지였다. 퇴근 후, 한강에서 러닝화를 신고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Honne나 breakbot의 음악을 들으며 적당히 땀을 쏟아 내며 건강한 삶을 사는 감각적인 도시인.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언제 퇴근할지 모르는 회사생활은 육체적 피로와 함께 정신적 피로도 가져다주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은 나의 욕구는 늘 좌절되었고, 육체적으로 피곤하지 않은 날 조차도 정신적인 피로감 때문에 운동을 하고 싶지 않았고, 정신적인 상태가 괜찮더라도 퇴적층처럼 쌓여가는 육체적 피로감 때문에 나는 서서히 삶에 침수되고 있었다.
내가 한강을 방문하는 날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울고 싶을 때, 마음껏 감정을 토해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할 때뿐이었다. 망원한강공원에서 혼자 캔맥주를 마시며 가장 슬픈 음악을 들으며 울었던 나날들이 있었다.
그러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방황 끝에 어쩌다 우연히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는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회사를 다닌 지 일주일째 되던 날, 망원동에 이사 온 이후 처음으로 한강에서 러닝을 하게 되었다. 망원한강공원에서 난지한강공원까지 뛰는 동안 나는 처음으로 서울의 얼굴을 직면할 수 있었다. 아름다웠다. 살랑거리는 여름밤의 바람이 뺨을 스쳤다. 여름의 낮 같은 무겁고 뜨거운 습한 공기와는 달랐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도시의 풍경은 내게 새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왔다. 일렁일렁거리는 물결은 성산대교의 불빛으로 황홀하게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고, 혹은 물고기 같은 생명체들이 천천히 하지만 여유 있고 지속적으로 서쪽으로 향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이런 황홀한 도시 경험은 육체적, 정신적 여유가 생긴 탓이었다. 내가 일하게 된 회사는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웠다. 그래서인지, 운동을 게을리하던 내가 운동을 할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회사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20세기적인 가치관이 유일한 방법처럼 세뇌당하여 살고 있는듯하다.
일과 삶은 불가분 관계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 분명 우리의 라이프스타일도 바뀔 것이다. 나 역시,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니 운동도 하게 되고 세상을 보는 관점도 바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부터 새로운 일의 방식,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한다.
chloe는
부산에서 태어나 살다가 서울에서 활동하는 Writer이자 라이프스타일& 공간 디자이너이다.
젠트리피케이션, 스몰 비즈니스 브랜딩, 주거문제 등 우리 주위에 사회적 이슈들에 관심이 많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들을 해왔다.
오프라인 기반인 '공간'작업과 함께 온라인으로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반짝반짝 빛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nstagram_ noonbus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