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대한 욕구
며칠전 옆자리인 UI 디자이너가 브런치에서 키워드 검색으로 글을 보고 있었다.
실제로 브런치를 하는 사람은 처음 본거라 브런치를 왜하냐고 질문을 던졌다.
"브런치는 유익한 정보가 많은 것 같아, 블로그랑은 차별점이 있어. 좀 더 깊이 있는 글을 쓰는것 같달까?
그래서 나는 여기서 검색을 하게되더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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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의 글을 읽다보면 한국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내용들이 많이 올라온다.
다이어트나 육체적 건강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과거의 전 회사에서 얼마나 많이 힘들었는지, 노예처럼 일하면서 얼마나 건강이 나빠졌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영국에 대한 생활정보를 공유할때 조차 그렇다. 영국의 공원의 일상 사진을 올려놓고, 영국의 낮잠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 회사생활은 낮잠이 쏟아져도 잘 수 있는 환경과 공간적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그래서 화장실에 쪼그려서 몰래 10분동안 잠깐 자놓고 화장실다녀온척 연기를 하기도 한다.
이런글들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고,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안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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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스마트폰, SNS등으로 인해 '글'보다는 더 역동적인 '이미지'매체들로 시선이 옮겨감에 따라 우리는 글쓰는 빈도도, 글을 읽는 빈도도 낮아져갔다. 문예창작학과를 나온친구들은 시대를 잘못 만났다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겠다고 입버릇 처럼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책을 읽고, 브런치를 한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는 좋은 컨텐츠를 제공하는 그룹이나 페이지에 가입하거나 좋아요를 누른다. 우리는 분명 글에 대한 욕구가 있다.
돌이켜보니 나도 그랬다. 페이스북에서 좋은 컨텐츠를 제공하는 페이지에 늘 좋아요를 누르고 컨텐츠를 비공개공유를 한다. 하지만 다시 읽어보는 일은 별로 없었다.
생각해보니, 한국인들은 뒤쳐지는것을 정말 싫어하는것 같다. 남과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도 싫어한다. 최신 트렌드에 뒤쳐지거나, 정보가 늦는다면 경제적으로 또 매력적인 사람과 멀어지는 느낌이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핫하고 트렌드한 새로운 정보에 연결되어 있길 원하고, 소속되고 싶어하는 마음이 내제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좋은 컨텐츠들은 대게 '글'로서 심도있게 다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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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트렌디한 정보 이 두가지 이유는 우리가 브런치를 하는 이유다.
이 두가지는 면밀히 살펴보면 한국사회는 너무나도 '피로사회'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감가는 글들은 대부분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에 피로를 느껴서 한국을 떠난일, 여행을 다니는 일, 다른 곳에서 살아보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트렌디하고 핫한 전문적인 정보들을 내것으로 만들려는 욕구는, 다른 사람에 비해 뒤쳐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를 제대로 소화하지 않더라도 손만 뻣으면 언제든 정보가 내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강박적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공유한다.
우리는 여유로워 질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어야하고, 근본적으로 생각도,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야한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DB를 아카이빙 하고싶어서 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브런치를 시작하기전부터 계속 글을 써야할 필요성을 느꼈다.빅데이터의 시대에 무한히 쏟아지는 정보들을 거름망처럼 걸러서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글을 읽는것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을 정리하여 일목요연하게 표현할 플랫폼이 필요했다.
알랭드보통의 '뉴스의시대'에서도 이런말을 한다.
뉴스는 절대로 우리를 혼자 있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자신만의 생각을 잉태시킬만한 인내심 많은 산파의 기술을 터득하지 못하는 이상,다른사람에게 전해줄수 있는 단단한 무엇을 하나도 갖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무선 신호를 끊고 읽을거리도 손에쥐지않은채 멀리 기차여행을 떠날 필요가 있다. 객실은 거의 텅비어있고 탁 트인 경치가 펼쳐 있으며 들리는 거라곤 기차바퀴가 철컹철컹 리듬감 있게 연속적으로 철로를 지나는 소리뿐이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글을 읽는 사람들이 많다는건, 글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chloe는
부산에서 태어나 살다가 서울에서 활동하는 Writer이자 라이프스타일& 공간 디자이너이다.
젠트리피케이션, 스몰 비즈니스 브랜딩, 주거문제 등 우리 주위에 사회적 이슈들에 관심이 많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들을 해왔다.
오프라인 기반인 '공간'작업과 함께 온라인으로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반짝반짝 빛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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