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맥북프로는 태어난 지는 7년째이고 내게 온 지는 5년 째인데, 요즘은 걸핏하면 밥을 달라고 한다. 특별히 어려운 작업을 시키지도 않고 오래 굴리지도 않는데 툭하면 배터리가 없다고 얼른 충전해달라고 예전보다는 훨씬 자주 빨간 불을 켜고 밥 달라고 조른다.
빠릿빠릿하던 성격은 또 어찌나 느긋해지셨는지, 대용량 파일을 스크롤을 하면 천천히 뒤따라오는 화면... 양반걸음이 따로 없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고장 난 고양이처럼 가만히 멈춰 있기도 하고, 기면증에 걸린 사람처럼 느닷없이 훅 잠들어버리기도 한다. 이러다 영영 안 깨어나는 거 아냐? 싶어서 요즘은 뭘 해도 백업을 해두는 게 일이다.
그런 녀석(아니 어르신이라고 해야 하나 ;;)을 데리고 며칠 전부터 다시 번역 일을 시작했다.
시리즈로 번역했던 책의 다음 이야기 2편을 더 번역하게 된 것. 게다가 또 다른 번역 의뢰까지 하나 더 들어왔다. 거의 1년 만의 의뢰에 몸 둘 바를 몰랐던 나. :)
번역이라는 게 이렇게 즐거운 작업이었나를 새삼스럽게 깨달으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
그러니 맥, 너도 힘내라.
오래오래 나랑 함께 가야지.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