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몰랐던 것 - 환경 그리고 사람

by 눈서

여러 곳에서 일을 하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새로 만난 사람들 중에는


친해지다 보면


어디에서 왔는지 등


배경에 대해 묻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성격상 다른 사람에게


먼저 그런 것들을 묻지는 않았다


혹시나 민감한 얘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는 과거의 상처를 들출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경하고 나서 느낀 것 중에


의외였던 점은 바로


고향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사실 고향 사람이라고


반가울 것 같아 한 말은 아니다


그러나 비슷한 환경에서 지내


과거의 기록을 일부라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서로가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됐던 것이다




지금은 고향에서 지내는 친구 중에


친한 친구가 거의 없다


오히려 친한 친구들은 전부 주변에 있다



학창 시절을 같이 보냈는데


친한 사람들은


대부분 목표를 가지고 나처럼 상경했든지


혹은 다른 지역으로 일 때문에,


심지어 해외에 있어 연락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더욱 고향에 내려갈 일은 없다


주변 어른들 말을 들어보면


나이가 들면 다시 갈 일이 종종 생길 거라 하나,


아직은 느껴지지 않는다


...


몇 년 전 고시원과 같은 장소에서 지내다


여러 조력과 지원, 생활의 안정화를 통해


나은 거처로 옮긴 후에는


그동안 같이 지냈던,


스쳐갔던 인연들과의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



어릴 때부터 자라온 환경이


아이에게 중요한 건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을 만나고


공부를 계속할수록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기질, 재능도 있다지만


주변 환경이 자라나는 아이에게


마치 틀로 점토를 찍어내듯이


모양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



좋은 환경에서는


틀 모양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 없고


정성스레 꾹꾹 눌러 담아


작품을 잘 빚어낸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곳에서는,


틀 자체도 견고하지 못할뿐더러


눌러주는 행위에도


정성은 담겨 있지만


그 팔에 힘을 온전히 못 쓰는 것 같다


고생을 많이 한 양팔이


쉬고 싶다고 조용한 비명을 지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지친 양팔로


온전한 작품을 만들겠는가




환경의 중요성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작년에서야 알게 된 건


깨끗한 환경, 질 좋은 음식과 같은


물질적인 자원이 가장 중요한 환경이


아니라는 것




내가 간과했던 건


주변 사람들이었다



작년부터 겨우 힘을 내


자리에서 일어났고


소생기를 떼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몇 년 간 좋지 못한 상황에 있었던 건


흔히 말하는 환경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인자는


바로 사람이었단 걸


몰랐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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