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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베르방 알프스산장

2017. 10. 04

by 시골할머니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해뜨는 걸 보려고 했지만, 앞산이 높고 구름이 잔뜩 끼어서 하늘 색깔만 예쁠 뿐 해뜨는 걸 볼 수는 없었다.

사흘을 한 곳에서 묵기로 하니 마음이 여유롭다.


어제 퓌센에서 오는 길에 도로 위에 높이 걸쳐진 구름다리와, 다리가 연결된 산꼭대기에 성이 있는 것을 보아서 , 거기 가 보고 싶어졌다.

구글지도로 찾아보니 에렌베르그성 이다.

여기서 15분 거리라서 린더호프성 가는 길에 잠깐 들러서 보고 가기로 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에 벌써 차가 많이 주차되어 있다. 주차 안내하는 아저씨에게 물으니 30분을 올라가야 한단다. 주차기계가 있는데 일률적으로 4유로다.

티켓오피스에 가니 성 관람은 무료고, 다리 입장료는 8유로 라고 한다. 다소 비싸지만 다리에 안 올라갈 수는 없어서 티켓을 샀다.

산길로 좀 올라 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15분코스로 다리로 바로 올라가는 길과 45분 트레킹으로 ruin까지 가는 코스가 있어서 , 아예 린더호프성을 내일 가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서 트래킹을 여유롭게 즐기기로 했다.

그렇게 정하니 갑자기 마음이 편해진다.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여행해야 하는데 자꾸 많은 것을 보려고 마음이 바빠진다.


숲길이 가끔 터진 곳으로 전망도 즐기면서 올라 가니 어느새 꽤 높은 산꼭대기에 다다랐다. 옛날 요새가 있던 곳 같은데 돌로 쌓은 건물과 성벽을 무너진 채로 그대로 두어서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무너진 요새의 문 안으로 들어가면


짠 ~ 이 음료자판기가 있어서 좀 어이없다.



창문엔 유리창을 만들고 이런 스티커가 붙어있어 재미있다.





그리고 방 가운데 보물상자가 놓여있다.



열면 보물이 들어있고, 스피커에서 음악과 말소리가 나온다.




요새 앞에서 에렌베르그성과 다리를 내려다 보는 전망이 기가 막히다. 알프스자락의 산들과 예쁜 마을들도 한 눈에 보여 그림같은 광경이다.

쓰러진 나무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싸가지고 간 포도를 먹으며 한참 앉아서 풍경을 즐겼다.

날씨도 기막히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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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에 성유적지와 다리, 그 밑에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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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부터 성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무릎이 아파서 조심하느라고 더 다리 근육이 긴장된다. 이 길로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 굉장히 가파른 오르막이라 무척 힘들 것 같다.

우리처럼 돌아서 올라오고 이리로 내려가는 게 더 수월하다.

한참을 내려와서 성터를 둘러보고 다리로 갔다. 이 성을 1200년대에 만들었다니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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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개찰구에 대고 다리에 입장하는데, 왕복 사용할 수 있다. 다리는 들어서자마자부터 흔들거리는데 워낙 길다보니 가운데쯤 가서는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로 흔들거린다.

다리 길이가 얼마인지 미처 못보고 왔는데 건너기 지루할 정도로 꽤 길다.

발밑이 훤히 내려다 보여서 밑을 보면 발걸음을 떼기 힘들 정도로 무섭다.

다리 건너쪽에서 성과 다리를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멋져서 떠나기 싫을 정도다.

때마침 단풍도 한창 예쁘게 들었다.


다리 건너편에서 다리와 성을 바라본 모습


숨막히게 멋진 풍경



다리 밑이 훤히 보인다.

돌아올 때는 좀 덜 무섭다.



다리 이름은 highline 179.



도로 돌아 와서 밑에까지 내려가는 길은 수월하다.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생선을 샀다.

고기 먹기에 좀 질려서 생선을 사려고 하니

여긴 산골마을 작은 슈퍼라서 생선이 한가지 뿐이고 두마리씩 포장해 놓은 것밖에 없다.

생선 크기도 큰데 두마리 먹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집에 와서 번역해 보니 송어다.

오븐에 구워서 한마리씩 먹었다. 비린내도 전혀 안나고 맛있다. 너무 커서 결국 남겼다.



일찍 들어와 밀린 빨래도 하고 밀린 일기도 쓰니 한가롭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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