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몇 분 안가서 바로 국경이고, 점점 올라갈수록 가을 분위기가 난다. 알프스쪽으로 가기도 하지만 , 사흘 남쪽에 있는 동안에 단풍이 더 들었나보다.
류블랴나에선 큰 광장 지하주차장에 주차했다. 주차요금도 시간당 1.2€로 저렴한 편이다. 시내 한가운데라고 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올라오면 바로 넓은 공원과 광장이 나오고 , 조금만 가면 예쁜 강과 다리를 만난다.
다리 건너 건물 뒤편에 산꼭대기 성이 보인다.
다리 건너가 바로 올드타운이다.
류블랴나는 소박하면서도 아름답다. 트라카이성이 있는 호숫가에 이어서, 한 번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다.
볼거리가 많지는 않았는데 강변이 참 예쁘고 세련되었다. 특이하게 강변을 따라 시장이랄까 식료품상점들이 있는 건물이 있는데, 건물이 고풍스러워서 처음엔 무슨 중요한 관광지인 줄 알았다.
지하에 내려가 보니 수산시장이고, 지상엔 햄, 치즈, 고기등을 파는 상점과 빵집 등이 죽 이어져 있다.
여기서 본 생선이 이번 여행에서 본 것 중에 가장 싱싱한 생선이었다.
시장건물 뒷편 모습.
유명세와는 달리 별 볼것 없는 용의 다리 근처 광장에는 재래시장이 열리고 있다.
시장이 열리는 옆 건물벽의 센스있는 그림.
내가 좋아하는 골목길. 골목길은 보여주려고 꾸미지않은 실생활그대로의 모습을 엿볼수 있어서 좋다.
문의 부조로 유명한 성당인데, 내부도 무척 화려하다.
성당의 다른쪽 문.
지나치게 멋있는 시장건물.
성당과 다리등 유명한 곳은 금방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올드타운은 작다.
광장엔 채소와 과일 등을 팔고, 생선튀김 같은 걸 파는 스낵카들도 있다. 멸치같은 작은 생선과 작은 크기의 정어리튀김 같은 걸 팔길래 사먹으려고 했는데, 사람들 먹고 있는걸 보니 맛없어 보인다.
헬싱키에서 연어수프 먹을때 맛보기로 준 튀김도 맛이 없었던 게 생각났다.
다시 아까 보아둔 수산시장으로 가서 연어와 작은 정어리를 샀다. 여기 사람들도 날로 먹는지는 몰라도 , 파는 아저씨가 너무너무 싱싱하니까 날로 먹어도 된다고 장담을 했다.
여행중에 여러 곳의 시장을 갔지만 여기서 본 생선이 제일 싱싱하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슬로베니아는 바다가 거의 없는 나라이다.
이상하게 싱싱한 생선을 기대하고 간 바닷가 도시에선 싱싱한 생선을 못 만났었다. 그런데선 아마 새벽에 나가야 싱싱한 생선을 만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녁에 연어회와 정어리회로 먹은 초밥이 이제까지 중에 최고였다. 가격도 싸다.
시장에서 후식으로 먹을 케이크도 샀는데, 이것도 제일 맛있고 값도 싸다. 슬로베니아 물가가 비싸다고 들었는데 난 싸게 느껴졌다.
시내에서 두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성으로 올라갔다. 다들 푸니쿨라로 간다는데, 우린 가는데까지 가보자하고 차로 갔다.
가다가 용의 다리 지나 좌회전해야 하는데, 좌회전 정지선이 직진정지선보다 한참 전에 있다. 이건 뭐야 하고 좌회전이 비보호인지 신호가 있는지에 신경쓰다가 정지선을 넘어서 서게 되었다.
그랬다가 크게 물의를 일으켰다.
좁은 길에 우리가 좌회전하려는 길에서 트램이 우회전해서 나오는데 차량 2개가 붙은 차여서 크게 돌아야 했던것. 그래서 앞을 많이 비워 두어야 했던거다. 트램기사한테 욕좀 먹었다. 표정으로.
그런데 또 바로 뒤 택시기사는 우리가 안 간다고 빵빵댄다. 앞뒤로 욕먹고 사면초가다. 낯선 곳에서 어리버리한 운전자는 잘 모르니 당할 수밖에.
성에 올라가니 성 앞 주차장은 무료이고, 의외로 산책길도 있고 분위기가 참 좋다.
성 자체는 작고 볼거리도 없고 전망도 별로 없지만 주변 분위기가 좋아서 돌 위에 앉아서 싸가지고 간 볶음밥 점심을 먹었다. 볶음밥도 점점 업그레이드 되어 맛이 좋아지고 있다. 오늘은 햄에 당근, 양파, 파 , 버섯에 달걀까지 넣었다.
긴 여행동안 사먹고만 다녔으면 질려서 오래 다니지 못했을 것 같다. 재료는 여기 것이지만 해먹고 다니니 한국음식 생각 안나고 다닐 만하다.
다음 행선지는 블레드다.
주차장을 못찾아서 그냥 호숫가 선착장을 도착지로 찍고 갔다. 호숫가에 주차장이 있는데 무조건 5유로씩 받는다. 역시 유명관광지는 다르다.
우린 오래 있을 수도 없고 어디가 더 좋은지 몰라서 가다보니 그냥 차로 호수 주변을 두바퀴를 돌았다. 중간중간 차 세울 수 있는 곳에 몇 번 세우고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다. 그러고 나니 더 이상 볼 것도 없다. 사실 블레드섬과 성을 한 번씩 호수 건너에서 보면 더 볼 게 없는 것 같다.
섬과 성이 한 눈에 보인다.
오늘 밤 숙소는 오스트리아에 있다.
큰 호수 한쪽 끝에 있는 조그만 펜션이다. 도착하니 주인은 없고, 문에 몇호실이니 들어가면 된다는 메모가 붙어있고 방문에 열쇠가 꽂혀있다.
짐을 풀고 호수까지 산책했다.
우리가 묵은 펜션.
2층 우리방에서 보이는 옆집 목장.
호수가 그림같이 아름답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곳이다.
호숫가에 작고 예쁜 공원이 있다. 벤치에 소녀 둘이 있다가 우리가 다가가니 구석진 벤치로 자리를 옮긴다. 설마 동네 불량소녀들은 아니겠지. 우리가 방해한 것 같아 미안해진다.
호수가 참 맑고 고요하고 아름답다.
개인 선착장을 예쁘게 꾸며 놓았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우리네 자가용 차처럼 자가용 배를 가지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