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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잘츠부르크

2017. 10. 11

by 시골할머니

밤새 모기에 물려 잠을 설쳤는데, 세상에 !!!

아침에 보니 반대쪽 방 창문이 열려 있는걸 몰랐다. 밀어 여는 창문이라 살짝 열린걸 못보았다. 우리가 묵은 방엔 2층침대가 있는 작은 방이 딸려 있는데, 그 방을 사용하지 않으니 신경을 안썼다.

호수가 가깝고 바로 옆에 목장도 있어서 모기가 많을텐데 무방비로 잤던거다. 알프스 모기가 독한지 물린곳이 벌겋게 부어 오른다.


여기는 개인이 운영하는 조그만 펜션인데, 아침식사가 훌륭하다. 규모가 작아도 알차고 맛있다. 웬만한 큰 호텔 뷔페 아침식사보다 질이 낫다.


오늘은 할슈타트와 잘츠부르크를 봐야 해서 출발을 서둘렀다.

가는 길은 역시 그림같은 목장 풍경에 , 멀리 만년설을 이고 있는 산꼭대기 배경까지 곁들여 눈이 호강한다.






사진으론 잘 표현이 안되었지만 정말 계속해서 감탄사가 나오는 풍경이었다.


할슈타트엔 차가 못들어가고 관광객용 주차장에 주차해야 한다고 하던데 , 터널을 지나 관광안내소가 있는 호숫가에 도착하니 길 가운데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그 옆에 작은 주차장이 있는데, 30분 세울 수 있다고 바닥에 써있다.

일단 세우고 경치좋은 곳에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버스 타는곳 같은데, 뷰가 환상적이라 사진찍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우리도 사진찍으며 경치를 즐기고 있는데, 한국아가씨 셋이서 우리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해서 몇 장 찍었다.

두 달 여행이 거의 끝나가는데, 둘이 같이 사진 찍은게 처음이다.

나는 블로그에 올리려고 좀 찍지만 남편은 나보다도 더 사진찍히는 걸 싫어해서 굳이 같이 찍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에선 사진찍어 주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 이상하다.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의례 사진 좀 찍어 달라거나 , 굳이 부탁하지 않아도 찍어 주겠다는 사람들이 항상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딱 한번 있었다.

셀카봉 때문일까?

세상이 조금 더 이기적이 된 것 같아서 서운한 생각도 든다.













주차디스크에 시간을 세팅하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마을 안에서 보다 밖에서 보는 마을이 더 예쁘다.

아예 주차장에 대고 더 보려고 주차장을 찾다가 터널로 나가게 되었는데 터널 중간에 조그만 주차장이 있다. 세워도 되는 곳인가 살펴보니,

90분 무료이고 마을로 바로 통하는 계단이 있다. 그런데 여기는 마을에서 터널을 통해 나갈 때만 갈 수 있는 곳이다.

계단을 올라가니 다시 큰 주차장이 나오는데 여긴 마을 거주자 전용인 것 같다. 거기서 계단을 따라 다시 반대편으로 내려가니 성당이 나오고 묘지가 나온다.

여기서 보는 풍경도 좋다. 주차장 찾다가 우연히 좋은 풍경을 만났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여기까지 올라오지 않는듯하다. 생각지도 않은 행운이다.

가을 할슈타트가 좋다는데, 지금 마침 단풍이 적당히 들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블레드호수보다 할슈타트가 규모면에서나 아름다움에서나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마을 위쪽에서 내려가 만난 성당은 아담하고 조촐하고 아름답다. 뜰에는 호수쪽으로 작은 묘지가 있다.

이만한 명당이 어디 또 있을까?

푸른 하늘과 웅장한 산과 맑고 깊은 호수까지 평화롭기 그지없다.

소박한 성당의 소소한 장식들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의 용머리 장식.

그 아래 놓인 함석 물뿌리개.

건물벽에 기대어 호수를 바라보게 놓인 낡은 나무벤치.

창고문 같은 문 양쪽의 , 장난같기도 하고 초등학생 미술시간의 결과물같기도 한 벽장식들.













잘츠부르크로 가는 도중 경치좋은 냇가에서 점심을 먹고, 잘츠부르크에 도착해 시내 잘자흐강변 야외주차장에 주차했다. 시즌이 아니어서인지 쉽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시내쪽으로 가니 금방 모짜르트생가가 나온다. 찾지 않아도 관광객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어 놓칠 염려가 없다.

이어서 화려한 상점가를 지나 대성당과 수도원 묘지를 보았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왔던 곳이다. 묘지 장식이 저마다 각각 화려함을 뽐낸다.

이런 곳에 묻히려면 어떤 자격이 있어야 하는걸까? 옛날 귀족들의 무덤이려니 했는데,

꽤 최근 것도 있고 자리도 널찍하게 차지하고 있다.

돈만 많이 내면 되는건가? 별게 다 궁금하다.

관광객에게는 역사적인 관광지이지만 주민들에겐 생활의 공간인 것이다.


강 건너에서 보이는 잘츠부르크 성과 열쇠가 잔뜩 걸린 다리.


노란 건물이 모짜르트생가.



아름다운 광장을 만났다. 광장이름은 모르겠다. 개인여행을 다니니 볼거리를 놓치기도 하고 , 광장이름이나 건물이름들은 잘 모른다. 하지만 이름이 대수인가 ? 샅샅이 보지 못해도 자유롭게 다니며 분위기를 느끼는게 더 좋다.

유명한 볼거리도 좋지만 작은 골목, 그들의 삶을 엿보는게 더 흥미롭다.






대성당







성이 올려다 보이는 곳에 특이한 조각이 있는 광장. 진지하게 장기두는 할아버지.


수도원


수도원묘지 올라가는 길





동굴묘지 입구



모짜르트동상이 무슨 행사 천막에 가려져 있어 보이지 않았다


왕궁정원



모짜르트 광장은 무슨 행사인지 천막을 쳐 놓아서 모짜르트동상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성에는 올라가지 않고 미라벨정원을 보러 갔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온 곳이라 유명하지 다른 궁전 정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여름궁전과 비슷한 느낌이다. 규모는 많이 작지만.


영화에서 도레미송 부르던 계단을 찾다 못찾고 왔는데, 호텔에 와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내가 그위에서 사진을 찍은 바로 그곳이다. 설마 이 계단은 아니겠지 했는데.....

아마 내 기억속에서 영화장면이 실제보다 훨씬 더 미화되어 남아있나 보다. 현실은 그냥 낡고 작은 계단일 뿐.


다리 건너 미라벨정원 가는 길


미라벨정원 입구




미라벨왕궁 내부계단


콘서트홀로 쓰이는 실내



도레미계단 위




다리 건너에서 본 성과 시내

오늘 잘 곳은 잘츠부르크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시 외곽의 산 꼭대기에 있는 호텔이다. 시내에서 산을 올려다 보며 저긴 알프스같다 했는데, 바로 그곳이었다.

오래된 건물인데 내부는 고쳐서 쾌적하다.

예약할 때 보니 레스토랑을 겸한다고 해서 저녁에 오스트리아 슈니첼을 먹어볼까 했는데, 오늘은 식당영업을 안한다고 한다.

장을 안봐왔는데 다시 나가려니 귀찮아서 비상식량 통조림과 누룽지로 때웠다.


방에서 보이는 시내 전경

야경도 멋있더니 아침에 일어나보니 절경이다. 시내가 내려다 보일 뿐 아니라 만년설을 인 산봉우리도 멀리 보인다.

아침 뷔페식당의 경치가 일품이지만 식사는 질이 떨어진다. 어제 저녁을 여기서 안먹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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