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비넷이 열흘짜리인데 오늘까지가 기한이다. 하루 늦었으면 한 장 더 사야 할 번 했다. 비넷 값이 싸서 좋다 했더니 오스트리아 내에서 그 몇 배의 도로 통행료를 냈다. 크로아티아 갈 때 뭔지도 모르고 9유로 내고, 올 때 슬로베니아에서 한 번, 오스트리아에서 또 한 번, 터널 통행료를 두 번 더 냈다. 비넷 샀는데 또 내는 게 억울해서 물어보았더니 터널 통행료라고 한다.
뮌헨은 호텔이 비싸기도 하고 매일 짐 싸기도 지겨워져서 , 시내를 벗어난 곳에서 이틀을 자면서 하루는 님펜부르크 궁전에 다녀오려고 한다.
큰 도시라 호텔비가 비싸기도 하겠지만, 세계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가 막 끝난 터라 더 비쌀 수도 있겠다. 우리는 일부러 축제기간을 피해서 루트를 짰다.
뮌헨에 들어가 우선 시내 한가운데 있는 사설 주차장에 들어가려는데, 자리가 없어서 줄 서서 기다리다 자리가 나면 한 대씩 들여보낸다. 그래도 생각보단 많이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역시 대도시라 주차료가 한 시간에 3유로나 한다. 그것도 좀 싼 곳으로 고른 것인데. 그래도 서울에 비하면 싸다.
뮌헨에서 처음으로 늦가을의 분위기를 느낀다. 바람이 불고 쌀쌀하고 낙엽이 굴러 다닌다.
뮌헨 하면 전혜린이 생각나고, 좀 우울한 분위기가 연상되는데, 전혜린의 책을 통해 뮌헨을 알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묘하게도 뮌헨의 날씨는 그 느낌과 맞아떨어지고 있다. 혹시 뮌헨 날씨는 항상 이런 걸까?
제일 처음 만난 오데온광장
우선 레지던츠와 대성당을 찾아갔다.
가운데에 피렌체에서 본 것과 비슷한 조각상이 있는 건물이 있고, 왼쪽에 레지던츠, 오른쪽에 노란색의 대성당이 있다.
주차한 곳이 레지던츠 부근이라 레지던츠부터 보기로 했는데, 입구를 찾을 수가 없다. 현지인에게 물어서 갔는데 거기도 아니다. 안팎을 뺑뺑 돌다 단체가 보여 그 뒤를 따라가니 입구가 나왔다.
다른 관광객들도 헤매고 있었는데, 여기저기 공사를 하고 있고, 원래 있던 입구를 옮겼는지 화살표 하고 뭐라고 붙여놓은 것을 보았는데 독일어로만 써 놓아서 잘 모르겠다.
메어타게스티켓으로 궁전 내부와 treasury, 극장을 볼 수 있다. 궁전은 입장해서 첫 방인 Antiquarium 이 굉장히 화려하고 볼 만했다.
가방을 맡기고 들어갈 때 휴대폰까지 맡겨버려서 사진은 못 찍었다.
궁전을 하도 많이 봐서 이젠 그게 그것 같고 지루해서 대충 보았다.여기선 안내 오디오도 무료로 빌려주고 있었는데 처음엔 듣다가 나중엔 안 들었다. 궁전 극장 내부도 볼 수 있었는데 , 작긴 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그런 극장을 처음 보니 신기하다.
레지던츠
레지던츠 안마당
원래 레지던츠 입구가 여기였던 듯한데 공사중이라 다른 곳으로 돌아 들어가야 했다.
입구의 사자상
성당이 특이하게 노란색이다.
극장 내부
성당문 앞에서 본 레지던츠
궁전을 보고 나와 대성당을 보고 , 상가를 따라 걸어가다 보니, 놀랍게 아름다운 건물이 나타났다.
시청사 건물인데 정말 화려하고 정교하다. 그 앞 광장은 사람들로 꽉 차 있다.
사실 건물이 너무 거대하고 화려하니 제대로 감상이 안된다. 광장에 사람도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다.
인포메이션센터에 가니, 여기선 시내지도를 50센트에 팔고 있다. 간단한 한 장 짜리 관광지도 정도는 무료로 주어도 될 텐데 너무 야박하다.
요새는 구글 지도가 잘 되어 있어서, 미리 다운로드하여놓으면 오프라인에서도 볼 수 있어서 굳이 지도를 사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다.
시청의 옆면. 아래층은 상가.
너무 높아 한 번에 안찍어진다.
시청 안뜰
시청 안뜰에 있는 멋진 카페
마리엔광장
길 가운데 동상이 있는데 누구인지 궁금하지만 굳이 가보진 않았다.
레지던츠 구경에 지치고 사람에 치여서 피곤해서 돔 성당만 보고 가기로 했다. 시내 관광은 3시간이 넘으면 너무 힘들다. 주차료가 12유로 나온 걸 보니 4시간 있었나 보다.
뮌헨에선 아들이 추천한 레스토랑에 가려고 했는데, 점심엔 안 열고 저녁만 가능하단다.
아프리카 식당이라 얼룩말 스테이크와 악어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선뜻 도전하기 힘든 음식인데 아들이 출장 가서 현지인 친구와 갔는데, 맛있었다고 꼭 가보라고 했었다. 나도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 편이라 꼭 가보고 싶었는데, 저녁까지 버티기엔 너무 체력이 달린다. 또 중요한 한 가지, 숙소 리셉션이 없어서 늦게 체크인 하기가 복잡하여, 아쉽지만 일찍 뮌헨을 떠났다.
이 날 숙소 체크인이 정말 어려웠는데, 여기뿐 아니라 체크인에 시간제한이 있거나 , 다른 곳에 가서 열쇠를 받아와야 하는 등 , 유럽에서는 체크인하기 힘든 곳이 많았다.
이날은 하마터면 차에서 잘 뻔했다.
이 호텔은 꼭 미국의 모텔 건물처럼 생겼다. 앞엔 밭이 있고 뒤엔 공장 건물이 있는 황당한 위치지만 고속도로에서 나오자마자 있는 위치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이상하게 구글 지도에 슈퍼마켓이 없어서 무작정 시내로 갔는데도 못 찾고, 어떤 남자에게 물어서 겨우 찾았다. 이제 겁 없이 묻고, 알아듣고, 꼭 필요하니 어쨌든 대화가 통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구글 지도를 그 지역을 미리 다운로드하여 놓지 않으면, 슈퍼마켓 등 내가 필요한 정보를 볼 수가 없다. 이제까지는 미리미리 다운로드해 놓아서 볼 수 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