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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낭시. 메쯔

2017. 10. 16

by 시골할머니

이제 보고 싶은 곳은 룩셈부르크만 남았는데, 하루 여유가 있어서 급하게 검색해 본 결과 낭시와 메쯔를 보기로 했다.

프랑스로 오니 독일과는 풍경도 분위기도 느낌도 많이 다르다. 남쪽으로 와서인지 단풍도 덜 예쁘고 도로 주변도 산이 적고 넓은 평야가 펼쳐진다. 날씨도 안개가 엷게 끼어 있어서 대체적으로 뿌옇게 보인다. 낭시에는 스타니슬라스 광장밖에 볼거리가 없는 듯해서 광장 바로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광장으로 가니,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장식들이 화려하다.






광장에는 벤치와 나무, 새장까지 시설을 해 놓아서 오히려 광장의 아름다움이 묻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기저기 앉아서 점심을 먹거나 햇빛을 즐기거나 한다.

관광객은 많지 않은데, 광장 주변 레스토랑들은 사람들이 꽤 앉아있다.

우리도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었다.

아침에 호텔에서 나와서 길 건너에 있는 큰 쇼핑몰 auchan에 손자 율에게 줄 선물을 사러 갔다가 산 점심이다. 마땅한 게 없어서 율이 건 못 샀다.

요즘 율은 덤프트럭, 포클레인, 레미콘 트럭 등 중장비에 심취해 있다.

점심 먹고 광장을 중심으로 돌아보니 꽤 큰 옛날 건물들이 죽 늘어서 있다. 역시 광장이 규모도 크고, 황금색으로 화려한 치장이 압권이다.

















메쯔는 나시에서 약 30분 거리인데,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유명하다고 한다. 샤갈이 만든 것도 있단다.

성당 옆 주차장에 가려다가 진입로를 놓쳤는데, 바로 길 가 주차장에 나가는 차가 있어서 거기 세웠다. 그런데 주차기계가 다르다. 무슨 번호를 넣게 되어 있다. 우리 뒤에 들어온 차에 물으니, 처음엔 동전을 넣으면 된다고 하더니 자세히 보고는 아무나 댈 수 없는 데라고 한다.


다시 아까 가려던 주차장으로 가는데 골목골목 일방통행이 많아서 꼬불꼬불 겨우 찾아가니 공사로 길이 막혀있다. 내비는 자꾸 그 길로만 안내하고.

다시 돌아 돌아갔는데 다시 공사 중인 제자리가 나왔다.

좁은 길에 서 있을 수도 없고, 뒤에 차는 따라오고, 이 골목이 일방통행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는데 경찰차까지 만났다. 정말 진땀 나는 순간이다. 지금 생각하니 차라리 경찰차에 도움을 요청할 걸 그랬다.

포기하고 그냥 갈까 하다가 아예 강을 건너서 다른 주차장에 세우고 걷기로 했다.


유럽 구도심에서 차 운전은 정말 힘들다. 길 가 주차장들은 항상 거의 빈자리가 없다. 그래도 이번엔 주차장 찾는 앱으로 미리 주차장을 찾아놓고 가서 비교적 쉽게 주차문제를 해결했다.

저번 유럽여행에서는 심지어 주차를 못하고 차로만 둘러본 도시도 있었다. 관광객이 주차장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성당에 들어가니 정말 스테인드 글라스가 대단하다. 스테인드 글라스를 돌아가며 감상할 수 있게 제단 뒤에까지 돌아 들어가 볼 수 있도록 개방해 놓았다.
















성당 주변 구시가를 좀 돌아보고 나왔다. 여행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풀렸는지 좀 피곤하다.

내일 룩셈부르크로 가기 좋게 10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간 곳에 호텔을 잡았는데, 잠깐 고속도로를 탄 사이에 사고 난 현장을 보았다. 세 대가 추돌한 사고인데, 한 대는 많이 부서져 있고 부서진 파편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것이 지금 막 사고가 나서 아직 수습이 안되어 있다. 부서진 조각이 멀리까지 날아가 있다.

두 달 동안 매일 길에 나서니 별 걸 다 본다.

어제는 독일에서 사고가 나서 길이 한참 막혔었다. 지나다 보니 거의 수습이 된 상태였다.

이렇게 방금 사고 난 현장은 처음 본다. 사람이 많이 다치진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많이 부서지지 않은 차도 에어백이 터졌던데.


오늘 묵는 호텔은 호텔스닷컴 리워드를 받아서 무료 숙박을 하는 건데, 우리가 보통 잡는 호텔보다 조금 비싼 호텔이다. 호텔스닷컴은 10번 자면 한 번은 10번의 금액을 평균 낸 금액만큼 한 번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차액은 지불해야 한다.

보통 우리가 자는 건 50~60 유로 정도인데, 여긴 81유로이다. 그런데 들어와 보니 좀 실망이다.

싼 방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5년 전에 유럽여행 왔을 때보다 이번엔 싸고도 깔끔한 숙소들이 많았다. 저렴해도 새로 고쳐서 시설이 훌륭한 곳이 많았다. 물론 검색을 엄청 해보고 시간과 공을 들여 찾아야 한다.

특히 아파트형 숙소가 많아서 밥해먹으며 다니기가 좋았다.


호텔 체크인하고 리셉션에 장난감 가게를 물으니 , 장난감 가게는 없고 큰 쇼핑몰이 고속도로로 10분 정도 가야 있다고 한다. 내일 가다 들르기로 하고 주변에 슈퍼마켓이 세 군데나 있길래 동네 구경도 할 겸 가보기로 했다. 저녁으로 먹게 혹시 조리된 반찬을 팔면 좋겠다. 내일 아침거리도 준비해야 한다.

세 번째 간 슈퍼가 좀 크길래 장난감 코너에 가 보았더니 찾던 게 있다. 작은 크기의 건설장비 차 시리즈가 있길래, 율이 좋아하는 레미콘 트럭, 덤프트럭, 포클레인 세 개를 다 샀다.

숙제를 다 했다. 여행 다녀도 기념품이나 선물 같은 거 안 사 오는데, 손자가 무섭긴 한가보다.


조리된 음식은 파는게 없어서 게살 샐러드와 크로와상만 샀다. 남은 식품도 먹어 치워야 해서 누룽지와 햄 통조림 있던 걸 먹었다. 저녁식사는 간단해도 후식으로는 와인 넣은 파운드 케이크와 포도를 야무지게 챙겨 먹었다.

슈퍼에는 차게 해 놓은 맥주가 없어서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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